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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가 들린다 ㅣ 소설Y
최정원 지음 / 창비 / 2026년 8월
평점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목소리가 들린다』 서평
60년 동안 잠들었다가 깨어났더니, 세상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사람들은 나무가 되어버렸고, 곳곳에는 나무 괴물들이 돌아다닌다.
『목소리가 들린다』는 이 강렬한 설정만으로도 첫 장부터 책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주인공 이세는 자신을 구해준 지헌과 함께 살아남기 위해 멸망한 세상을 헤쳐 나간다. 처음에는 ‘도대체 이 세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라는 궁금증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더 궁금해지는 건 이세의 정체와 두 사람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였다.
특히 좋았던 건 단순히 ‘멸망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생존을 위해 누군가를 희생시키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다른 사람을 지키려는 사람도 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계속 생각하게 됐다.
모두가 무너져버린 세상에서도, 선한 마음을 지키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책 속에서는 모래성을 쌓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파도가 오면 무너질 걸 알면서도 다시 쌓고, 또 쌓는 것.
어쩌면 사람을 믿는다는 것도 그런 것인지 모른다.
상처받을 걸 알고도 믿고, 실패할 걸 알아도 다시 손을 내미는 것.
이세와 지헌의 관계 역시 그래서 더 마음에 남았다.
모든 것이 끝나버린 세상에서 서로를 지키고, 서로에게 살아갈 이유가 되어주는 두 사람의 모습이 애틋하면서도 따뜻했다.
『목소리가 들린다』는 긴장감 넘치는 세계관과 반전, 그리고 로맨스까지 갖추고 있지만, 책을 덮고 난 뒤 가장 오래 남는 건 결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지키려는 마음’**이었다.
무너질 것을 알면서도 다시 모래성을 쌓는 것.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도
그런 마음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멸망한 세계 속에서 피어난 가장 따뜻한 이야기.
『목소리가 들린다』를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