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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사피엔스, 욕망의 바이러스인가?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17년 5월
평점 :
sns의 발달로 우리는 언제나 의사소통하지만 우리는 더 외롭기만 하다.
과도한 환경파괴로 인해 세계 곳곳에는 이상기후가 생기고 해마다 엄청난 자연재해로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다.
암울하기만 한 미래를 예측하려면 우리의 역사를 살펴보아야 한다.
인류란 과연 어떤 종족인가를 따지기 위해 정신분석학은 우주의 시작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인류의 장엄한 대서사시에 나는 가볍게 누워서 책을 읽으려는 태도를 바로잡았다.
모든 것은 불균형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단 한 번의 진동으로 빅뱅은 시작되었고, 지구는 자유상수의 무한대의 불확실성 때문에 탄생하였다.
여기서 자유상수란 빛의 속도(초속 29만 9972.458...km)로 무한한 매개변수를 의미한다.
매개변수의 요동이 있었기에 빅뱅은 발생했고, 이 불균형에서 질서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지구가 생겨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생명도 마찬가지다.
생명이 만들어지는 화학의 결합으로 뭉친 원자들의 총체이다.
그것은 스스로 에너지를 재생산하면서 비대칭과 불균형을 최소화하려는 본질에 따라 작용한다.
그렇다면 인류는 어떻게 진화했을까?
사실 인류는 하나의 매개체가 아니다. 우리의 몸 안에는 무수하게 많은 미생물이 존재한다.
이 미생물이 다른 생명체들을 하나로 묶어 공생하는 삶을 선택했기에 호모사피엔스가 등장한 것이다.
순간, 우리의 존재가 미약하게만 느껴진다. 우리의 조상은 호모사피엔스에서 유인원으로, 포유류에서 결국은 박테리아까지 가는 것이라니.
우리의 진화과정도 결코 숭고하지 못하다.
인류로의 전이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낸 것은 원숭이 중에서 돌연변이로 태어난 조산 원숭이 때문이었다.
나약하고 누군가의 도움없이는 살지 못할 조산 원숭이가 지닌 니오터니 현상(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그치지 않는 어린 아이의 특성을
성인이 되서도 유지하는 현상) 덕분에 두뇌가 발달하고, 손과 지능이 발달한 인류가 나오게 된 것이다.
생명의 진화는 이 2%의 확률로 된 돌연변이의 발생으로 이루어졌다. 그것에는 언제나 생명체간의 상호작용이 전제되어 있다.
지금 내 몸의 주인은 어쩌면 내가 아니라 몸 안에 있는 미생물이 아니었을까?
그들과의 공존을 깨뜨리는 순간 미생물은 대항하여 질병이 발생한다.
현대인의 삶에서 암 발생율이 높아지고 만성질환이 늘어나는 이유이다.
어쩌면 우리가 행동하는 모든 자유의지가 DNA에 속한 유전자의 영향이라면?
생명의 광대한 역사를 써나가는 유전자에게 몸체는 단순히 자신을 복제하기 위한 중간다리에 지나지 않는다.
종을 거쳐갈수록 유전자는 그대로 남아 우리에게 본능과 욕구를 요구한다.
그리고 불균형을 균형으로 맞추려는 생명의 욕구에 의해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은 수많은 우연과 선택의 과정에서 있어진
질서의 의미이다.
그런 이기적인 유전자의 유혹때문에 호모사피엔스는 영원한 욕망을 강망하여 신화를 탄생시켰고, 완전한 질서를 갖추기 위해
언어를 만들어냈다.
그때부터 호모사피엔스는 국가를 형성하고 문명을 열면서 자연적 가치를 상실시키고 생명을 소외시켰다.
호모사피엔스는 무질서한 혼돈의 역사에서 뉴턴의 기계론적 구조에 기생하면서 질서있고 예측 가능한 상태로의 안정을 희구하는
존재일지도 모른다고 책은 설명한다.
그 판례로 국부론에선 이렇게 설명한다 :
물질적 이익 추구라는 욕망은 자연스러운 것이므로 통제하지 말고 수용하면서 사회 제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호모사피엔스의 욕망에 의한 무분별한 발전으로 지금 우리는 만족하고 있는가?
현대인의 마음은 메말라가고 세상은 각박하게만 돌아가고 있다. 곧이어 등장할 기계문명에 우리는 자리를 빼앗기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금 현대인의 유전자는 옛날에 비해 활성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한다.
우리의 몸이 부유하고 편안해질수록 유전자는 비실비실해진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기계적으로 생활하는 우리는 유전자의 활성기능인 엑손이 활동할 기회가 줄어드는 까닭이다.
- 생명의 본질은 우연히 선택한 결과의 질서이면서 무질서의 불완전한 표상이다.
그렇게 해소되지 않는 욕망을 위해 우리는 바이러스처럼 자연을 파괴해왔다.
보이지 않는 무지개를 쫓아서 우리 스스로를 파괴시키고 있다.
바이러스는 기생하는 세포에 붙어 결국은 세포를 파괴시키고 자신을 번식한다.
최종적으로는 자신이 기생하는 숙주를 파괴하고 다같이 파멸한다.
우리는 원초적으로 여러 생명체와 공생을 택한 박테리아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자연과 분리할 수 없다.
그들이 정한 질서를 깨고 나아가는 미래는 결코 밝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그런 욕망의 딜레마에 빠진 자들에게 진실한 만족을 얻을 수 있도록 문제를 바라보는 힘을 키우는 정신 분석 상담을 통해 환자를
치료해왔다.
불완전하고 텅빈 마음 가운데에서 삶의 만족을 느끼고 평안을 얻는 처방이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역사를 잊은 인류에게 미래는 없다.
우리는 공생의 원칙을 깨고 욕망의 바이러스처럼 살아갈 것인가, 인류의 커다란 숙제를 천천히 생각해야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