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예언자
칼릴 지브란 지음, 공경희 옮김 / 책만드는집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랫만에 시적 표현과 은유적 언어의 향연을 통해 메말랐던 감성을 찾은 느낌이랄까? 역사서나 지식서적과는 달리 독자들로 하여금 표현 하나하나를 음미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인생에 대해서.. 사랑에 대해서...일에 대해서...아픔에 대하여.. 자유에 대하여...또 자신을 아는것에 대하여.. 마치 인간사에 얽혀있는 모든 것들에 대해 속삭이듯 들려준다.
개인적으로 책이 주는 전체적인 느낌은 책의 내용 요소요소에 기독교적인 색채가 물씬 풍기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사랑에 대하여'라는 대목에서도 그런 색채가 뭍어 난다. "사랑은 자기 외에는 아무것도 주지않고, 자기외에는 아무것도 구하지 않네. 사랑은 소유하지 않으며 소유당하지 않네" " 사랑한다면, 신이 내 마음속에 계시다"라고 말하지 말고 " 내가 신의 마음속에 있다"라고 말하기를. 성경에 보면 이런 비슷한 구절을 볼 수 가있다. ' 사랑은 언제나 온유하며..사랑은 무례히 행치 안니하고.. 전체적인 인상이 성경의 내용과 비슷함이 보인다. 특히, '신이 내 마음속에 계시다'라는 문구는 기독교 사상에서 굉장히 중요한 핵심 신앙이다.
'자녀들에 대하여'에서도 성경에 나오는 내용과 흡사 비슷한 점이 많다. "그대들의 자녀는 그대들의 자녀들이 아니라네....또 그들이 그대들과 함께 있다 해도 그들은 그대들의 소유가 아니네" 성경에서도 자녀는 부모의 소유가 아니라고 말한다. 하나님이 주신 기업이요 선물이라고 한다. 해서 자녀들을 함부로 키우거나 무관심하거나 사랑을 베풀지 않으면 하나님의 유업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굉장히 성경적인 부분이 많다. 저자가 기독교도 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성경의 내용과 매우 비슷한 표현이 많이 있다.
자녀에 대한 글귀중...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글귀가 있어 몇개 소개해본다.. "자녀에게 사랑은 주어도 생각은 주지 못하지..." 지금 한국 사회의 자녀들 둔 부모들이 새겨들어야 할 귀중한 말이 아닌가 싶다. 나역시 아이들을 내 맘대로 하려고 하는것 아닌가 하는반성을 해본다. 내 뜻대로 아이들을 교육하고 시키고...혼내고.. 내 주관과 감정에 휩쓸려 아이들을 괴롭히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해본다. 아이들이 성장할 수록 자신들의 생각이 커짐을 느낀다. 책의 내용대로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무한할 수 있다 그리고 일정기간동안 그들을 내맘대로 통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은 내 생각과 같을 수 없다. 완전히 다른 존재이기에... 큰 깨달음을 주는 멋진 글귀가 아닌가!
기쁨과 슬픔에 대한 노래는 어떠한가..굉장히 시적이고 아름답다. " 기쁠때는 마음깊이 들여다 보기를. 그러면 기쁨을 주는 것은 그대들에게 슬픔을 주었던 그것일 뿐임을 알게 될 찌니. 쓸플 때는 다시 마음을 들여다 보기를. 그러면 사실 눈물짓게 하는 일은 그대들의 기쁨이었던 그 일임을 알게 될지니." 굉장히 시적이면서 철학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기쁨과 슬픔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이 둘은 서로 어우러져 우리네 인생살이와 함께하며 희노애락을 만들어가는것 아닌가.
다음의 표현은 인생의 희노애락에 대한 함축적 표현을 담고있다. " 어떤이들은 '기쁨이 슬픔보다 위대하다'말하고 다른 이들은 '아니다, 슬픔이 기쁨보다 위대하다'말하네. 하지만 내 말하노니 그 둘은 가를 수가 없다네. 기쁨과 슬픔은 함께 오나니, 하나가 그대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면 다른 하나는 침대에서 자고 있음을 기억하기를. 기쁨과 슬픔은 함께 오나니... 나이가 들어서일까..이 표현이 정말 가슴에 와닿는다..10대 20대시절 이런 표현을 들었다면 ..이해할 수없는 현학적 수사에 불과하다라고 무시할 만한 글귀들이...불혹의 나이에 들어서니 귓가에 맴돈다. 그리고 표현을 음미할 수 있게 된 불혹의 내 모습에 감사한다.
"정녕 그대들은 슬픔과 기쁨사이에서 저울처럼 매달려 있다네" 구구절절이 와닿는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인생을 한 마디로 표현한 듯 싶다. 너무 시적이고 표현이 서정적이다. 저자의 인생에 대한 예리하고 뛰어난 통찰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책은 한번 볼때와 두번볼때 또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 같다. 특히 힘든일이 생기거나 일이 생각대로 잘 안풀릴때..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이 책의 시적 표현을 읽고 음미한다면 그때 그때마다 새록새록 표현과 느낌이 색다르겠다는 상상도 해보면서, 추운 겨울이가고 따뜻한 봄이 다시오면 책을 다시 한번 펴보리라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