낼모레 서른, 드라마는 없다 - 방황하는 청춘을 위한 찌질하지만 효과적인 솔루션
이혜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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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서른즈음은 아니지만, 아직 직장생활을 해보지 않은 학생이지만 연재글 몇 편을 읽고 공감이 되었다. 주변에서 들었던 이야기들이 생각났고, 어떤 이야기들을 담고 있을지 궁금했다. 이혜린작가의 전작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를 재밌게 읽었기에 기대가 되기도 했다. 신입사원이 바라본 직장인의 삶, 주변의 이야기.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걸까?

 

아무리 친해졌다고 해도 상사는 상사였고, 새벽 4시까지 회식을해도 아침이 되면 모두 제시간에 출근해 있는 곳, 그런 곳이 회사였다. 점심은 해장한다고 또 술을 마시는 센스를 발휘하는 곳. 학교에서보다 더 삭막하고 경쟁상태에 놓여있는 그곳. 그렇기에 그곳에서 살아남는 하나의 방법은 거리두기였다. 나는 신중하게 고백하듯 비밀이야기를 해도 상대방에겐 가쉽거리에 불과할 수 있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한 이야기가 작은 말꼬리가 되어 큰 오해를 만들 기도 한다. 직장에서가 아니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직장은 내 밥줄과 연결되어 있기에 그 힘을 더 쎄다. 그 말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사회 속에서는 자신의 이익에 의해 모든 것이 적용될 수 있다.

 

지금은 나도 그렇고, 내 친구들도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싶어, 라는 꿈을 가지고 공부를 하지, 이럴때 이렇게 대처해야 한다. 이런건 상대적으로 배우고 알기 어렵다. 그렇기에 처음 직장에 들어가면, 내 생각과 다르고 그 속에서의 상황들때문에 깨지고 실망하고 마음에는 상처가 남는게 아닐까? 일은 내가 열정을 가지고 한다면, 어느 정도 달성할 수 있지만, 인간관계는 서로의 소통에 의해 이루어지기에 혼자 열심히 해서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극복하느냐가 직장 생활을 할 때 큰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친구들과 만나면 서른즈음에,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 그리고 삶의 여유를 즐기는 그런 삶을 꿈꾸지만, 쉽지 않다는건 안다. 드라마는 없다는 것도 안다. 그래도 우리는 언제나 드라마를 꿈꾼다. 이 책은 내일을 꿈꾸다 좌절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있었다. "놀라지마, 넌 앞으로 더 지랄맞고 개 같은 경우를 많이 보게 될거야."

 

회사에서 나는 섬이었다. 바로 옆자리에 늘 사람이 앉아 있고, 시시때때로 같이 농담을 하고 함께 웃지만, 나는 그 누구와도 진심으로 연결될 수 없는 섬이었다. (p.93)

 

진정한 소통은 애초에 불가능한 건지도 모른다. 내 고민은 내 입을 거치면서 여러 차례 '미화'의 과정을 거치고, 그 고민은 네 귀를 통하면서 여러차례 '왜곡'의 과정을 거치는데, 그걸 어떻게 소통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나도 사회적체면이 있는데, 미화 없이 내 얘기를 어떻게 다 툭 꺼낼 것이며, 나도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충 아는데 진실을 외면한 채 친구의 '엄살'을 언제까지 있는 그대로 들어줄 것인가.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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