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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 안도현 아포리즘
안도현 지음 / 도어즈 / 2012년 11월
평점 :
처음 딱 보는 순간, 제목이 너무 좋았고,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꽤 오랫동안 내 뇌리에 지워지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중 서점에서 이 책을 펼쳐보게 되었고, 나는 이 책이구나, 싶었다. 요즘 책읽기가 예전같지 않다. 어쩌면 좀 더 느리게 읽으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 한동안 몇권의 책을 계속 뒤적뒤적 거리기만 했다. 끝내진 못했다. 그러던 중, 읽다만 안도현 작가님의 <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를 읽고 읽어야지 했지만, 결국 이 책에 더 눈길이 갔다. 난 시보다 한구절의 글귀가 더 필요했었나보다.
아포리즘, 이 단어는 생소했고, 그래서 처음에 이 책을 구입할 땐 고민되기도 했다. 아포리즘은 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로 금언, 경구, 잠언 따위를 가리킨다고 한다. 이제 꼭 필요한 책들만 구입하자고 생각하는 내게 꼭 구입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읽으면서 잘 구입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 포스트잇을 붙이면서, 음, 붙이지 말고 그냥 다시 읽을까? 하는 생각을 읽는 동안 했다.
올해 많이 느낀 감정은 아마 '외로움'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감정을 느끼며, 혼자만의 시간의 자주 가지면서 내 자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나와 4년동안 함께 다녔던 친구는 조금 일찍, 사회로 나갔고, 또 다른 친구들도 각자의 길을 향해 준비 중이다. 함께 할것 같던 친구들은 이제 각자의 길을 향해 흩어진다. 혼자 영화보고, 공연 보는 내게 친구들은 '외롭지 않아?나랑 같이 보자.' 라고 하지만 막상 그 상황이 오면 미루기 마련이다.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하지만 나는 혼자보는 맛을 어느덧 조금은 알아버린 것 같다. 혼자, 나의 것들을 정리하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
요즘은 예전의 그 느림의 것들이 그리워진다. 얼마전 tv프로그램 <인간의 조건>을 보면서도 느낀 부분이다. 이제 카페에서 만나 수다를 떨어도 각자의 핸드폰을 확인한다. 카톡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것 같지만, 그 속에서 고독감도 많이 느끼게 되었다. 내가 이 친구와 어느 부분까지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도, 하게 되는 것 같고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좀 더 빨리 가기 위해서 도로는 끊임없이 공사 중이고, 우리도 좀 더 빠른 것에, 편안한 것에 이미 맛들어버렸다.
아마 이 책이 좋았던 것은 내가 요즘 생각하고 있는 것과 맞아떨어져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외로움, 소소한 즐거움, 아날로그, 느림, 잊고 사는 것들, 그리워지는 것들... 내가 관심을 가져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알 수 있다는 것을 배운다. 우리는 빨리와 편리를 추구하면서 무엇을 잃어버렸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