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펭귄클래식 10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토니 태너 서문, 이만식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요즘, 고전을 한 권씩 꺼내 읽을 때면, 정말 다른 맛이 느껴진다. 읽을 땐 이해도 안되고, 모르겠고, 잘 읽혀지지 않지만, 그 숨은 의미들을 깨달을 때면, 발견할 때면, 그것만큼 행복한 것이 없다. 그것이 고전의 매력이라 생각된다. 아리송하게 느껴지지만, 읽고 나서 천천히 그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는 책들, 그래서 사람들이 고전이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읽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위대한 개츠비>, 몇년 전 친구에게 생일 선물 받아 읽었지만, 이해가 도통 되지 않았다. 우리와 다른 시대적 배경, 문화... 그것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얼마나 더 이해할 수 있을까?가 이번에 읽을 때 염두해둔 부분이었다. 물론 이번에도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하면서 내용들은 하나씩 정리되어갔고, 참 어려웠던 이야기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개츠비는 물질주의 사랑에서 진짜 사랑을 하는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가 데이지가 있는 상류 사회로 올라가기 위해 그랬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난 데이지를 사랑했기에, 데이지가 돈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녀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그녀를 되찾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결국 개츠비는 꿈과 사랑을 잃은채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그는 멋졌다. 적어도 내 한번뿐인 인생에 무엇인가 하나에 몰두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적어도 한 사람을 죽도록 사랑했다는 것에서.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는 물질주의가 만연한 사회, 돈과 명예만 생각하는 사회, 그 속에는 대한민국 현실이 있었다. 개츠비집에는 매일같이 파티가 열리지만, 나에게만 유독 '친구'라고 그랬던건, 그는 나와의 관계를 진짜라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그렇지 않았을까? 다른 이들은 자기에게 피해가 갈까봐, 개츠비의 장례식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니던 그곳은 개츠비의 죽음과 동시에 삭막한 곳이 되어버린다. 씁쓸했다.

 

우리는 너무 외적인 것만 바라보고 있는게 아닐까? 이 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하고 그 후로도 며칠동안 생각하면서, 내가 미국의 모든 문학을 접해보진 않았지만, 왜 미국의 모든 책 가운데 이 책을 선택하는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같이 수록된 에세이 <무너져 내리다>를 읽으면서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좀 더 알 수 있었다. 일종의 작가의 말 같은 느낌이 들었다.

 

 

*) 펭귄클래식 코리아에서 출간한 <위대한 개츠비>는 다른 출판사들에 비해 직독직해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조금은 딱딱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래도 번역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해하는 내용도 달라진다는 점에선 최대한 작품의 모든 것을 보여주려 했다는 생각이 든다.

 

(북도란 독서토론모임 <위대한 개츠비> _ http://kjkhj90.blog.me/130153511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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