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걷는 자의 것이다 - 아홉 번째 인터뷰 특강, 선택 인터뷰 특강 시리즈 9
김진숙.정연주.홍세화 외 지음.서해성 사회 / 한겨레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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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순간 나는 선택을 한다. 점심밥으론 무엇을 먹을지 선택하는것에서 부터 내가 무엇을 해야 좋을지, 매 순간 선택의 연속이다. 그래서 그랬을것이다. 나는 이 책을 보는순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충동적으로 선택했고 구매했다. 책을 보고 결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채 1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히 선택해서 보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많은 고심 끝에 선택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진다. 그것이 후회없는 선택이든, 잘못된 선택이든.

 

지난번 청춘에 이어 선택도 그런 느낌으로 이야기해주실거라 생각했는데, 좀 더 정치적인 느낌이 읽는 내내 들었다. MB정부를 비판하고 사회구조를 비판하는 내용들, 그 속에서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6명의 특강자, 김진숙, 정연주, 홍세화, 조국, 정재승, 한홍구. 마지막 분을 제외하곤 다 뉴스나 매체를 통해 들어보았던 인물이었고 인터뷰 특강을 읽는 내내 내 마음 한편은 불편해지기도 했다.

 

김진숙의 인터뷰 특강을 읽고 먼저 든 생각은 '결국 또 이용당하고 있는건가?'였다. 점점 합심이라는 단어 성립은 불가능해보였다. 지금 거의 모든 곳에서 주5일제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진보당에서 처음 그 주장을 폈을 땐 사람들이 모두 이게 가능한 일이냐고 무시했다. 그런데 지금 시행되고 있지 않은가? 대기업에 들어가고 싶어 밤낮없이 공부하고 준비하는데, 지금 그곳에선 우리를 이용해먹고만 있는게 아닌가? 하는 불신들이 생기면서 한편으론, 나도 취업을 하고 직장에 다니고 가정을 꾸리다보면 지금보다 더 안전한 것들만 추구하게 되고 보수적으로 변하는건 아닌가? 하는 씁쓸함 마져 들기도 했다.

 

정연주 전 KBS사장 인터뷰를 보면서 우리 언론의 자유와 현 방송사의 구조, 실태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 역사는 언제나 언론의 자유와 싸워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MB정권에 들어와 언론도 역사적 후퇴가 일어났지만, 오히려 그 속에서 언론의 자유를 찾기 위해 새로운 방식의 방송을 선보이는 것은 가능성을 보여준 일이라고도 보고 있었다. 정부와 언론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제 시민들은 그 긴밀한 관계 속의 정보만을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을.

 

홍세화대표는 주체와 상황사이에서의 선택에서 '내 자아의 주체가 되어라!'라고 강조하고 있었다. 이는 예전에 읽었던 <생각의 좌표>에서 '내 생각은 나의 것인가?'하는 물음과 비슷해보였다. 예전엔 성장에 중점을 둔 소유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성숙함에 중점을 둔 관계의 시대가 되었다. 지금 무엇이 두려운가? 내 자신을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조국교수는 검찰과 법원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검찰 개혁과 법원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지금 너무 권력이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장 공정해야될 곳에 권력이 집중되어 있다보니 비리가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 아닐까? 그 속에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나오고 누구를 위한 법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 무죄로 판정될지언정 수사과정에서 받은 그 사람들의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를 어떻게 할것인가? 권력을 위해 그 사람들은 희생양이 되어야하는가? 하는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시민들의 관심 없이 개혁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

 

정재승 과학자는 내 인생의 지도 만들고 끊임없이 업데이트하며 살아야 하고, 길을 잃고 방황했지만 나중에 보니 그곳에 대한 많은 정보들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하고 싶었던 것들을 그곳에 가서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었으며, 결국 길을 잃고 방황하는 그 시간도 헛된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 인생의 지도를 내가 그려나가며 내 인생은 내가 선택하기. 누군가의 뒤를 졸졸 따라가기만 할것인가? 결국 내 인생은 나의 것이거늘.

 

한홍구 역사학자는 역사를 바라보고 그 속에서 선택하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일제강점기, 4.19, 5.18, 6월 항쟁, 촛불 집회, 투쟁을 통해 무엇을 이루었는가보다 더 중요한 의미는 따로 있다. 이미 죽은 자들 친일파 청산보다는 지금 살아있는 독재자 청산이 더 우선되어야 하지 않나? 우리가 민주주의의 길을 제대로 가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우익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다. 우리나라 우익은 우익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우익은 민족주의를 추구하고 있지 않다. 친일과 친미, 외세의 도움을 받으려는 세력만 있을 뿐.

 

6명의 특강을 통해, 선택이라는 단어가 내가 생각했던 내용과 달랐지만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안목을 가지고 진실을 가려볼 수 있는 시선을 조금은 기를 수 있었다. 진보 쪽 입장을 들어보았으니, 보수 쪽 입장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나는 언론에 나오는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인간은 아닌가 하는 생각, 주체적인 선택을 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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