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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별
최문정 지음 / 다차원북스 / 2011년 11월
평점 :
최문정 작가님의 <바보엄마>는 두 번 읽었고 두 번 모두 눈물이 나도 모르던 어떤 사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내가 읽은 엄마 소설 중 가장 슬펐던 책. 그런데 이번엔 아빠다. 예전에 아버지 관련 소설을 읽었을 때 다른 분 처럼 큰 감동을 얻지 못했었다. 우리 아빠는 소설 속 나오는 아빠와 다르다. 술과 담배를 전혀 하지 않기에 술 취해 들어오고 허심탄회하게 말하지도 않고, 우리를 먹여살릴려고 일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 누구보다 자기 일에 대한 확실한 자부심을 가지고 계신 분이시다. 그렇기에 이 책의 아빠의 모습을 보며, 400페이지 정도의 이 분량을 읽으며 얼마나 내게 울림이 될 것인가? 하는 궁금함이 들었다.
엄마의 부재가 눈에 띈다. 동생 산의를 낳다가 죽었다. 언제나 아버지와 나 사이에 연결고리 처럼 작용하던 한 사람이 사라진 것이다. 아버지는 어떤 사람인가, 군인으로서 인생을 바쳤다. 남들보다 좋지 못한 위치에서 시작했고 지금도 같은 나이에 비해 승진이 느리다. 하지만 그런것에 목매달지 않는다. 그냥 소신껏 살아간다. 그럼 수민은 어떤가? 아버지를 엄마를 죽였다고 미워하면서, 발레가 내 인생의 전부이고 나의 꿈으로 살아가고 있다. 나의 것에 집착하는 것, 그것에 미쳐 가족의 의미를 몰랐다는 것, 속상한 일 생기면 혼자 간직하려고 했다는 것, 마트에서 사지 않고 조금 비싸더라도 길거리 노점상에서 구입한다는 것까지.... 비슷했다. 그렇지만 싫어했다.
그렇게 꿈에 집작했기에, 하루에 잠자는 시간을 빼곤 연습에 몰두했고 음식 조절을 위해 먹고 싶은 것도 참았기에 미국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 발레리나가 되고 <지젤>로 공연도 하게 된다. 하지만 이제 서서히 하나씩 지쳐가고 태훈이라는 남자를 만난다. 하나 하나 잘 챙겨주는 남자, 흔히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신데렐라 스토리의 남주인공 같은 느낌, 처음엔 그랬다. 적어도 아이가 생기고 결혼하기 전까진. 잘난 그 집안에서는 반대를 했고 수민에게 푸대접을 했고, 아버지를 무시했다. 하지만 아이를 이미 가졌기에 태훈과 결혼을 하는데, 결혼 후 180도로 달라졌다. 결혼하니 이렇게 바뀔 수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걸 보며 드라마가 결혼 후 이야기를 보여주지 않은 것은 환상 속 아름다움을 맛보라는것?) 돈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믿는 태훈과 돈보다는 관심과 사랑이 더 소중한 수민, 다른것은 서로 살며 맞춰 나가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린 것이었다. 맞출 수 없는 서로 다른 세계 - 내 가족, 아버지, 수지에 대한 소중함이 커간다.
수민은 아버지라고 부르고 수지는 아빠라고 부르며 이제 엄마의 부재로 끊겼던 연결고리로 수지가 연결해주는 느낌이었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 제대로 하지 못하는 둘 사이에서 솔직하게 툭, 툭 내뱉는 그녀가 있었기에, 화려한 삶을 살고 있지 않지만, 아이가 생기지 않아 시어머니에게 구박을 받지만, 선생님으로서 맡은바 임무를 하고, 가족 앞에선 딸로서 동생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해주어 이야기가 너무 어두워지지 않았던 것 같다. 서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서로의 별이었다. 힘들 때 가장 위로받고 의지하게 되는 사람. 그 또다른 이름은 가족.
[네이버 북카페 서평이벤트를 통해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하였음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