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새와의 동거이야기 _ 나의 작은 새

나의 작은 새
에쿠니 가오리 지음, 양윤옥 옮김, 권신아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2월

 책을 처음 받은 순간 아, 이 책 이쁘다, 얇다. 과연 이 얇은 이쁜 책 속엔 어떤 이야기들이 담아져있을까? 그리고 작가는 어떤 이야기를 우리에게 해주고 싶었던걸까? 어느날 평온한 일상을 보내는 나에게 찾아온 작은 새 한마리, 나의 작은새와 나의 동거이야기. 표지도 그렇게 봄이 오는 이 시기, 참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찾아온 새를 보고 그 전에 날아왔던 참새를 떠올린다. 그리고 이 작은새도 다른 새와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우리가 생각하는 새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대해준다. 마치 사람을 대해주듯이. 얌전할것만 같았던 이 작은 새는 질투심도 많고 투정도 심하다. 처음에는 그냥 귀엽게만 보이던 이 새, 보면 볼수록 까다롭다.

 그리고 이 남자의 사귄지 일년된 여자친구, 아침형인간이고 요리도 정리정돈도 터진것을 꿰매는 것도 모든것에서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새벽에 걸어서 남자집에서 요리 만들어주고 챙겨주는 것을 좋아한다. 갑작스레 찾아온 손님 같은 작은새가 싫을법도 한데 잠자리를 만들어주고 양말도 만들어주는 정도 있다.

 이 남자는 작은 새와 여자친구 사이에서 미묘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 각자 가지고 있는 행복이라는 단어에 부합하게 행동을 하려고 하면서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작은 새가 윗집 할아버지 어깨에 앉아 있을때는 질투를 느끼기도 하고 혹시나 기분이 안좋은건 아닌지 살피기도 한다.

 잔잔한 이야기와 문체에서 아, 에쿠니가오리다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소설처럼 급박한 전개와 사건을 일어나지 않는다. 그냥 평소 우리의 일상처럼 너무도 잔잔히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었다. 조금 까칠한 작은 새와 완벽한 여자친구, 그리고 나 사이에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을.

 하지만 다 읽고 아, 뭔가 아쉽다 라는 느낌이 들었다. 중간중간 삽입된 이쁜 일러스트들, 그리고 이야기는 잔잔히 흘러가지만 이야기가 끝나고 나니 뭐지? 무엇이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뒤에 해설을 보면서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이야기가 전개하다만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의 작은 새는 무엇때문에 내게로 왔을까?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여자친구와는 계속 이렇게 이렇게 지내는 것일까? 등등 무언가 찜찜한채 이야기가 끝났고 의문만 커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