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ㅣ 요시키 형사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엮음 / 시공사 / 2011년 2월
평점 :
이 사건은 단순히 12엔 때문에 일어난 소비세 살인이 아니다.
하모니카를 불면서 돌아다니는 한 부랑자 노인이 건어물집 여자가 12엔 소비세를 내야한다고 뒤쫓아 오니까 그녀를 칼을 찔러 살인하고, 그 주변에는 수많은 목격자들이 존재했고 그렇게 경찰에 붙잡힌다. 이제 범인은 잡혔으니 끝난 사건처럼 보였지만 그것은 큰 대서사의 아주 일부에 불구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12엔 때문에 일어난 소비세 살인이 아니었다. 시간은 30여년이 넘은 쇼와 32년 1월, 그 이상한 사건은 대체 무엇이었을까?로 넘어가게 된다.
처음, 춤추는 피에로의 수수께끼를 읽을 때, 아 이런 일이 정말 실제로 현실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말인가? 라는 의문이 들었었다. 절대 현실에서 보기 힘들만한 사고, 그리고 사람들이 무엇인가에 홀린듯한 느낌, 정말 소설에나 나올만한 괴담같은 이야기 였다. 그런데 점점 이 이야기가 소설이 아닌것 같다. 나도 어느덧 요시키 형사와 함께 추리를 해나가고 있었지만, 감조차 잡을 수 없었다. 이야기의 중반정도 되면 그래, 쇼와 32년 1월의 그 기차사건은 이렇게 해서 이렇게 되었을거야!라는 생각이 들만도 한데 나는 점점 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미궁 속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살인 당한 사쿠라이 요시코의 그 시절의 모습, 니메카와 이쿠호 그 노인의 과거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건의 실마리를 해결해나간다. 그리고 이 사건 속에서 경찰들이 단순히 사건을 급하게 마무리 짓고자 했던 비리들이 들어나고, 더 놀라운 것은 그때 그 시절, 일제의 만행들을 자연스레 고발하고 있었다. 한국작가도 아닌, 일본작가가 이렇게 까발리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밝혀지는 내용들을 보면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아, 정말 작가의 기발한 발상이 돋보이는, 사회의 모순을 비판하고 있었다. 사쿠라이를 살인한 니메카와 이쿠오가 그저 살인자라고만 치부할 수 없을만큼 그 안에는 많은 사연들이 있어 안타깝게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저, 아 놀랍다 라는 생각만 가능했다. 왜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모두 추천하는지 알 수 있을것도 같다. 이 책은 그 동안 읽었던 그런 추리소설들과 느낌이 달랐다. 책 마지막 페이지를 닫고도 꽤 오랫동안 소름이 느껴졌고, 지금도 여운이 남아있다. 과연, 이 시대 진짜 살인자는, 악마는 누구인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