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토익 만점 수기 - 제3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심재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취업 준비를 할 때 토익은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할까? 라는 질문에 그분들은 말한다. "토익, 서류전형 통과할 정도만 하면 돼요. 오히려 회화가 더 중요하죠." 하지만 난 이 서류전형 통과도 못할 정도의 토익점수를 가지고 있다. 너무 쉽게 말하고 다니는 그 점수, 아직 지니지 못한다는 꺼져야 한다. 그래서 처음 이 책을 받는 순간, 이 띠지 한구절을 보고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건 소설이라 생각하고 싶지만 우리 사회의 현실이었다. 수능이 끝나고 채 얼마 되지 않은 시점부터 찾아온 토익, 매학기 토익에 응시하고 있지만 점수는 생각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그래서 나에게도 토익만점을 맞는 일이 올것인가?라는 조그만 기대감을 안고 이 책을 읽어내려갔다.
하지만 처음 시작은 의외의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토익만점을 위해 호주로 어학연수를 떠나 남들이 하는 코스를 거부하고 마약상의 인질이 되는 이상한 이야기로 흘러가는 것이었다. 마약상 하면 지레 겁먹을만도 한데, 주인공의 목표는 오직 하나, 토익만점! 그 목표를 위해서라면 어떤 것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끊임없이 백인들과 대화하기 위해 소재거리를 찾고 그것을 토익에 응용해본다. 문제를 다 풀자 직접 사진을 찍어 문제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그 이야기의 포인트를 집어보기도 한다. 805점의 점수를 만족 못하는 주인공에게 스티브는 말한다. "도대체 영어를 얼마나 잘해야 그 나라 국민이 되는거야?"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p.208)
"요즘 토익 만점은 뭐, '나 눈 두개 달렸소' 하는 것과 같지." (p.18)
이 이야기는 분명 토익 만점 맞는것은 당연한 거라는 친구의 말을 듣고, 토익만점을 맞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앗! 하는 무언가 찔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작가는 토익점수에 목매는 취업준비생의 한 남자의 이야기만을 다루지 않았다. 토익이라는 명분으로 호주로 어학연수 오긴 했지만, 이주일 닮은 예수를 믿는 아버지를 피해 온 것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외국에서 새로운 경험들을 하면서 한국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것을 느끼게 된다. '아폴로13호교'라는 기이한 종교를 숭배하는 요코, 그녀를 보면서 아버지를 이해하였고 2년동안 소통이 단절되었던 스티브,요코 부부를 한국어라는 새로운 언어로 소통을 시도함으로써 매번 대화가 변질되어 사이가 멀어졌던 것들을 방지하고, 다들 하는 언어로는 부끄러운 '사랑합니다','미안합니다'를 사용함으로써 언어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인사부장이 먼저 입을 뗐다.
"토익 만점이로군."
"예"
내가 답했다.
"예"
11이 답했다.
"예"
12가 대답했다. (p.273)
다른 사람과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토익점수는 어떤 힘을 가질 수 없었다. 그저 모두가 갖추고 있는 하나의 것이었을 뿐이다. 우리가 보통 두 눈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이 책을 읽고 토익만점의 비법을 알고 싶었다면, 결국 영어를 토익으로서 하나의 해야할 과제로 보는게 아니라 그 자체를 즐길 때 원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토익점수가 결과의 부수적인 역활을 해야지 주가 되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호주라는 배경에 당혹스럽기도 했지만, 호주였기에 한국을 다른 눈으로 볼 수 있었고, 우리의 현실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