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아빠는 어떤 남자입니까? _ 아빠라는 남자

아빠라는 남자 - 다가가면 갈수록 어려운 그 남자
마스다 미리 지음, 안소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2월

 제목을 보고, 아 이 책 제목 하나 참 잘 지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나에게 너희 아빠는 어떤 분이셔? 하고 물어본다면 나는 대답할 것이다. 다가가면 갈수록 어려운 사람, 알다가도 이해 못하는 사람.

 아빠라는 존재는 그런 것 같다. 아빠는 언제나 내게 다른 딸처럼 친근감 있고 애교있는 딸이 되길 원하고, 엄마와 내가 친구처럼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부러워하면서 막상 함께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아빠와 좀 편해졌다 싶으면 가장의 권위를 내세우면서 그 경계를 철저히 지키는 모습이 느껴진다. 그래서 편하다가도 불편한 사람이 아빠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아빠를 보면서 내 아빠를 계속 생각해보았다. 우리 아빠는 어떤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렇게 읽기만 할게 아니라 우리 아빠는 어떤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지 적어보는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누워서 신문보는 남자, 잠은 거실에서 자는 남자, 뉴스에서 눈을 떼지 않는 남자, 애정표현이 서툰 남자, 부모님에겐 누구보다 효도하는 남자, 읽지 않을거면서 도서관에서 책을 잔뜩 빌려오는 남자, 누구보다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남자...... 이것들을 아빠에게 보여주면 어떤 반응일까?

 글과 만화를 통해 지루하지 않게 에피소드들을 읽어나가면서, 그 동안 무심코 스쳤던 그 아빠라는 사람에 대한 느낌들을 정리하며 읽어볼 수 있었다. 매일 바쁘고 한없이 묵묵하지만 언제나 한 걸음 뒤에서 딸의 안녕을 지켜보는 그 남자, 어렷을적엔 미워했던 적도 있다. 나는 이거 하고 싶은데, 위험하다고 말렸고 끊임없이 이거 해야한다, 다른 애들은 이렇다는데 하면서 비교하는 것이 싫기도 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아빠의 진심을 알게되면서 나도 표현은 잘 하지 못하는 딸이지만 언제나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