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길 1 - 노몬한의 조선인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눈에 들어온, 책의 뒷표지. 전쟁이야기, 하면 나는 6.25전쟁이 가장 먼저 떠오르고, 베트남전쟁 그리고 조선시대, 일제시대, 군사정부시절..... 이 정도 생각난다. 2차세계대전 하면 히틀러와 일본의 태평양전쟁, 히로시마 원자폭탄... 이정도? 그리고 우리가 식민지 시절, 2차세계대전이 발발한거나 마찬가지라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위안부로 일본인들의 놀이거리로 살고 실험의 대상이 되고... 잊혀질때 한번씩 위안부문제가 나오긴 하지만, 그 깊숙한 것은 잘 알지 못했던 우리와 관련된 2차세계대전으로 인한 폐해들,

 

 '나는 반드시 만들어낼것이다. 개 돼지와도 같은 너희 조센징들을 훈련시켜 용감무쌍한 천황의 군인으로 만들 것이다.' (p.93, 1권)

 '나는 죽어도 죽는 것이 아니다. 민족의 독립을 위한 밑거름으로 산화한다. 그러니 슬퍼하지 말라.' (p.249, 1권)

 '인간으로부터 인간으로서의 자질을 모두 빼앗고 노동력만 남겨두는, 살인보다 더한 살인의 장소.' (p.198, 2권)

 

 일본인, 조선인, 그리고 소련. 우리는 어떤 관련이 있었던 것이었을까? 죄라면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던게 잘못이었을 것이다. 이 책을 단숨에 읽으며 드는 생각은 '전쟁은 왜 하는가?' 였다. 사람들의 인권을 중요시해야한다면서, 이들에겐 인권도 없는가! 자신의 국익을 위해 동물만도 못하게 취급하는 사람들, 조선의 명선아씨는 위안부로 끌려가 하루코가 되었고, 돈을 거액으로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지원한 경식은 전쟁터에서 처참히 죽어간다. 스기타는 편히 살기 위해 조국을 버리고 일본을 택했고, 아들의 생일이라 집에 일찍 가다 붙잡혀 가게 된 이 책의 주인공 길수까지.

 

 사연 없는 사람은 없었다. 전쟁의 비참한 상황이라고 사랑이 없지는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며 잠시 지난번에 읽었던 혹성탈출이 생각나기도 했다. 동물만도 못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닮아 보였기 때문이다. 만주땅에서 소련으로. 끝없는 전쟁, 승자는 존재하지 않는 전쟁. 책의 소제목이기도 했던 노몬환 전쟁이 무엇일까 보니 러일전쟁 이후 33년만에 벌어진 소련과 일본의 지상전이었다. 우리는 이들 사이에 끼어 이유없이 희생만 당해야 했다.

 

 중간 중간 아들과 대화하며, 힘든 이 상황들을 이겨낸다. 결국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이미 마음 속에서 만났고 이들의 사랑이 더 애뜻하게 느껴졌다. 아들도 그리 편한 생을 살진 않았지만, 무엇인가 드라마 같은 이야기였다.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졌다는게 놀라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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