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만세 - 100%의 세계를 만드는 일
리베카 리 지음, 한지원 옮김 / 윌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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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짜 에디터가 궁금해할 출판 편집의 모든 것을 총망라한 책이다. 사실 구텐베르크가 등장할 때까지만 해도 역사부터 훑어주시는 아쥬 친절하고 지루한 책이군......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웬걸! 머리말부터 출판의 제1지령은 독자의 선택을 받는 것이라고 저자 레베카 리가 단단하게 말씀하고 계셨다. 


책은 총 세 개의 장으로 이뤄져 있었다.  미국의 세분화 된 편집 세계를 엿볼 수 있었는데 마냥 부러웠다. 체계화되고 디테일한 편집 세계 속 에디터들은 뭔가 더 전문화되어 보였기 때문이다. 버무리 아니면 주먹구구식 그것도 아니면 독고다이식 편집을 할 때가 종종 있는데, 그때마다 느껴지는 막막함과 고독은 좀처럼 해결되지 못하고 타협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기획이 편집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기획에 맞게 원고를 뜯어고치는 일이야말로 훨씬 중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격적으로 디테일한 편집 월드는 사실 넘사벽이었다. 아직까지 접해보지 못한 편집과 교정교열 작업이 수두룩했다. 글쓰는 일 다음으로 자리를 잡고 싶은 직업인 만큼 편집과 관련된 도서를 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가장 멀어보였던 미국 시장의 편집월드를 아주 말빨 좋은 에디터의 글을 통해  접하고 나니 책을 출판하는 일에 대한 뿌듯함과 동시에 전문성을 좀 더 갖추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 어느 나라든 편집자들은 작가가 쓴 원고의 의미를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도 가장 간결하고 가장 명확하게 독자들에게 전달되도록 글을 고침으로써 "마침내 자유로워지기를" 바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글이 자유로워진다는 것이 이토록 많은 정성과 애정이 깃들어야하는 작업이라니! 


요즘 출판사 대표님이랑 유통을 담당하는 대리님이랑 스터디를 시작했는데, 이 책은 꼭 함께 읽고 싶다. 나보다 훨씬 책의 만듦새에 대해 연구하는 두 사람이 분명 좋아할 것 같다. 헤헤~


어쩌면 초짜 에디터인 나만 진한 감동을 느꼈을지 모른다. 몇 십 년 경력의 에디터들은 뭐 이까이 꺼..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읽으면 나만큼이나 책에 대한 진한 노고와 애정을 느낄 수도 있겠다. 언젠가 나도 이렇게 편집자들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독자들도 즐거워할 편집에 관한 책을 써보고 싶다. (희망사항 추가요!) 


덧. 책날개 작가 이름에 에폭시 처리가 되어 있어 신기하고 귀욥다ㅋㅋ 

덧. 펭귄북스와 책 표지가 유사하여 원서를 찾아봤더니, 전혀 다르다. 디자인님 센스 무엇?! 

덧. 윌북싸장님 강연 때 함께 일하는 편집자들 안목을 늘 믿는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좋은 책을 발견하는 비결은 무엇인가욥?! 

"최고의 책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말해주는 책이다." 나는 이 말을 문자 그대로 이해하기보다는 인간의 경험을 돌아보게 해주는 책,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책이 좋은 책이라는 의미로 이해했다. - P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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