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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쿡 - 누들로드 PD의 세계 최고 요리학교 르 코르동 블뢰 생존기
이욱정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0월
평점 :
'쿡쿡'은 평소 음식 관련 다큐멘타리를 많이 만들던 PD가 런던의 르 코르동 블뢰에서 2년 동안 프랑스 요리를 배우면서 겪은 경험과 '음식을 만드는 행위', '그 음식을 만드는 사람'에 대한 그의 생각들을 담고있다.
눈길을 끄는 건, 그가 영문학과 문화인류학을 전공했고 인류학 박사과정을 밟으려 했던 점이다.
그의 전공을 알고 나니 <누들로드>의 인류사적 접근이 이해가 됐다.
그럼 그렇지..
이 책의 두 축중 하나인 세계적인 요리학교에서 그가 왕초보로서 겪은 수모와 좌절은 뭐 그리 색다를 것은 없었다.
그렇지만 나머지 한 축인 그가 음식과 음식을 만드는 사람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들은
이 분야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봐할 내용이다.
그는 무엇보다도, 우리가 먹는 음식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요리사는 그 음식에 질문을 할 수 있고 이야기를 확장시킬 수 있는 '생각하는 사람, 스토리텔러'여야 한다는 점을 힘주어 말한다. 그런 요리사들이 수십, 수백만 명이 있어야 하고,또 그걸 알아보는 안목을 갖춘 고객들이 훨씬 더 많을 때
비로소 그 나라의 음식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욱정은 "음식은 종합예술이고 좋은 레스토랑은 하루아침에 탄생할 수 없다.
하나의 레스토랑에는 주인의 내공과, 그 주인이 자라온 문화의 저력이 축소"되어 있다고 말한다.
이게 어디 요리에만 해당될까?
어떤 분야던 남다른 애정과 비젼으로 자신의 분야를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사람들이 있고,
이들을 알아봐주고 제대로 대접해주는 저력있는 문화를 가진 사회가 있다면
그 어떤 분야가 경쟁력이 안 생기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