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The Complete Maus 합본
아트 슈피겔만 지음, 권희종 외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서담(書談)-maus를 읽고

 

 

내 아이들과 대화는 자꾸만 어긋난다.

세대차이일 것이다.

그래서 택한 것이 책을 통한 대화이다.

아빠가 읽어서 좋았던 책을 아이들에게 들려주거나 책꽂이에 꽂아 둔다거나. 아님 아이들이 읽고 좋았던 책을 사주거나 같이 읽어 보는 것이다.

나는 이를 서담(書談) 즉 책을 통한 대화라고 한다.

최근 대학생 새내기 아들이 권하여서 읽어본 만화.

[maus]

이름하여 Graphic novel, 14년간의 역작으로 이 작품으로서 저자는 풀리처 상까지 수상하였다.

 

 

작품속으로 들어가 보자.

홀로코스트를 경험하고 살아남은 아버지 볼라덱과 그의 어머니인 아냐, 유태인 저자 부모가 혹독한 나치시절을 살아낸 엄혹한 이야기이다.

또 정신적 외상을 입은 아버지와 어머니로 인하여 다른 상처를 입고 살아가는 아들 아트와의 현실이야기가 함께 버무려져 있다.

 

아버지 볼라덱와 아냐가 아우슈비츠까지 끌려갔다 오면서 수십 번의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살아남는 과정은 익히 들어온 바와 같이 처절하다.

화장실을 갈 때도 시체를 밟고 가야하는 등등..

이렇게 살아남은 아버지 볼라덱과 아냐는 아들 아트에게 유형 무형으로 영향을 주어 정신병이라는 유산을 물려주게 된다.

아들 아트는 그간 아버지의 인생역정을 녹음하여 아버지의 삶을 만화로 풀어내면서 아버지를 이해하면서 자신의 삶에도 생기를 찾아 간다.

커다란 불행을 당한 사람들 그들 곁에 함께 있으면서 공감하여 주는 것이 가장 큰 위안이고 치유의 방법이듯이

소설속 아버지와 아들은 그렇게 알아가며 서로 치유의 길로 들어선다.

그리고 아들은 치유의 글쓰기로 자신의 삶의 길을 찾는다.

(2014년 4월 16일의 세월호 유족에게 국민의 관심과 함께한다는 연대의식이 세월호의 비극을 치유하는 한 과정이듯이......)

 

 

나치지배시절에 유태인이 직간접적으로 얼마나 고통을 받고 살았는지는

유럽의 모든 나라 사람들이 알았기에 동정적일 것이라는 나의 환상 일깨워 주는 한 장면이 있다.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한 유태인은 동정을 받을 만큼 충분한 고통을 받았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나 대학살에서 살아온 유태인계 폴란드인에게 그 집에 살고 있던 폴란드인은

 

 

"히틀러가 너희를 다 끝장낸 줄 알았는데. 꺼지라고, 유태인! 여긴 이제 우리 집이야." 라고 일갈한다.

그리고는 갈 곳이 없어 헛간에 머물고 있는 유태인을 그날 밤 폴란드인들은 때리고 목메달아 죽인다. (296쪽)

 

 

 

 

그 장면이 2차대전 당시 서유럽이나 동유럽이나 모두 반유대인 정서가 그 문장에 압축되어 있는 듯 싶었다.

이 문장으로 마크 마조어의 [ 암흑의 대륙 ]을 접하게 된 것도 또 그 책으로 인하여 유럽의 흑역사를 알게 된 것은 덤이었다.

서평과 조금 어긋나지만 [암흑의 대륙] 출판사의 책소개의 한 면을 살펴보자.

 

 

어제의 유럽은 20세기의 킬링필드였다.

1912~1949년까지 유럽은 전쟁, 빈곤의 현장이었으며, 대륙 인구 전체를 절멸시키려는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다.

인종·정치적·민족적·이데올로기적인 이유로 수십억의 유럽인들이 사망하거나 불구자가 되거나 고문을 당하거나 삶의 뿌리를 뽑혀 추방되었다.

19세기 진보에 대한 낙관적 전망, 도덕적 믿음 따위는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두 권의 책을 통하여 그 당시 유럽 많은 나라의 반유대주의가 홀로코스트를 유발한 계기를 만들었고,

2차대전후에도 유럽의 반유대주의는 유대인 난민이 증가시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었다.

이로 인하여 이스라엘이 건국 되었으며 1차 중동전쟁이후 50만의 팔레스타인 난민이 생겼으며 이후 팔레스타인 나라가 건국되었다는 사실에도 접근하었다.

많은 유럽국가들은 홀로코스트의 범죄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하였고 오늘날 중동분쟁의 씨앗을 심어 놓은 원인제공국이라는 사실이다.

민주주의, 자본주의, 풍요, 문화, 여유의 상징처럼 여기던 오늘의 유럽은 이렇듯 잔혹한 피의 역사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쩝~~

 

 

 

볼라덱과 아냐가 겪어낸 세월속에 흐르던 유럽의 정서:

 

 

"히틀러가 너희를 다 끝장낸 줄 알았는데. 꺼지라고, 유태인! 여긴 이제 우리 집이야."

 

 

그 말은 21세기 현재에도 유럽의 정서를 대변하는 장면인양 아프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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