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100쇄 특별판, 양장)
안도현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연어

  아들이 읽고 있기에 읽어 보았습니다. 아들아이의 생각을 듣고 싶어 책을 들었다는 것이 옳습니다. 아니 아이와 공감대의 영역을 가지고 싶은 마음이 더 했을 것입니다. 아이는 책을 30분만에 읽어냈습니다. 나는 거의 2시간에 걸쳐 읽은 것 같습니다. 이런 표현은 멋진 표현이다 저 표현에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냄새가 난다 생각하며 읽었지만 아이는 그렇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비 된 나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 글을 분석적으로 읽었겠지만 아이는 직관적으로 읽어냈으리라 봅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어른 된 입장에서 비판적으로 보자면 이 책은 안도현님의 특유의 복선을 많이 깔아 놓은 표현들이 있어 조금은 거슬리기도 합니다.

가르치고 싶은 듯한 표현들 ...
좋게 이야기해서 더불어 공감하고 싶어 표현한 것들......

그런 표현들이 많이 나옵니다.

의인화하여 쓰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지만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작가의 생각을 강요당한 느낌을 받습니다. 자연스럽다기보다는 조금은 덜 자연스럽게 말입니다.

그러나 읽고 나서 기분이 그다지 나쁘지는 않습니다.

나도 안도현님 생각과 비슷하게 세상을 보고 있으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권하는 이유가 세상을 보는 시각이 “ 더불어 ”이고 “ 네가 있어 내가 존재하게 되어 행복하다 ”라는 작가님의 생각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여 보았습니다.

2007. 9. 18 한겨레신문 <유레카>란에 잠수함의 토끼와 탄광의 카나리아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잠수함의 산소부족을 가장 먼저 느끼는 동물이 토끼이고 탄광속의 유해물질을 먼저 알아차리는 동물이 바로 카나리아라고 하면서 “알 수 없는 위험을 예보하는 자, 누구인가. 작가는 잠수함의 토끼이면서 탄광속의 카나리아이다.”라고 했습니다.

그 말에 동의하면서 안도현님은 연어를 통하여 인간사회의 토끼와 카나리아가 되고 있는 작가가 아닌가 생각해보았습니다. 생태적 감수성이나 사회병리에 대한 감수성에서 보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안도현님이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 몇 줄을 옮겨봅니다.

‘연어는 왜 물속에서 살아야 하지 ?’

마음속의 은빛연어는 아무 말이 없다.
‘나는 물속이 감옥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
그래도 아무 대답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31쪽)

31쪽의 이 내용을 보면서 이상국의 <기러기가족> 이란 시를 떠올려봅니다.

 

 기러기 가족

                                    이 상국

-아버지 송지호에서 쉬었다 가요

-시베리아는 멀다

-아버지 우리는 왜 이렇게 날아야 해요 ?

-그런 소리말아라. 제 밑에는 날개도 없는 것들이 많단다.

아빠 기러기말이 귀에서 맴돕니다.
-그런 소리 말아라. 저 밑에는 날개도 없는 것들이 많단다.       ㅎ ㅎ

 

초록강(아빠 연어)은 은빛연어에게 무어라 했을까요?

-그런 소리 말아라. 저 위에는 지느러미 없는 것들이 많단다 라고 할려나.....

 

은빛연어 : “존재한다는 게 삶의 이유라고요 ?”
초록강   : “그래 존재한다는 것, 그것은 나아닌 것들의 배경이 된다는 뜻이지.”

.............................

은빛연어 : “배경이란 뭐죠?”
초록강   : “내가 지금 여기서 너를 감싸고 있는 것, 나는 여기 있음으로 인해서 너의 배경이 되는 거야.”

이 글을 마치고 있는 지금

단풍잎을 안고 흐르는 강물냄새가 코끝으로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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