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남한산성 (김훈저) 

 

 

보통의 소설책이면 하루저녁이나 이틀이면 읽는데  소설책 한권을 읽으면서 며칠이 걸렸습니다. 45일간 무기력하게 갇혀있는 사대부들의 말싸움에 책을 덮었고, 동영상을 보는 듯한 저자의  표현력에 감탄하다 책을 열다보니 그리 시간이 오래갔습니다.

 




 




  읽어지지 않는 부분의 분위기는 2007년 대선정국과 같은 암담함에서 오는 답답함이었습니다. 정권이 민초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지만 책속에 나오는 사대부들이나 지금의 공무원들이나 얼마나 다를까 생각하다보면 다르지 않음에 가슴이 답답하여 왔습니다. 방향도 잡지못하고 시간만 흘러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기득권을 유지하고 싶은 그네들의 심정이 고스란히 들어나 있습니다. 반면 신생국가를 세운 청나라입장에서 본다면 조선의 정권은 고인물이고 정체된 물이었습니다. 송파나루의 물빛과 산빛이 살아나고 10살의 나루의 몸에서는 초경의 선혈이 나오고 있는데 조정은 그 봄빛에 어울리지 않게 무기력하기만 하였습니다.

 



 




고인물에서 풍기는 물썩은 내와 같은 분위기가 책을 자주 덮게 만들었습니다. 45일간의 남한산성에서 견디어내는 군상들에서 나오는 퀴퀴한 냄새도 책을 덮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글자가 물빛을 그려내고 무기력한 조정대신들에게서 나는 냄새를 맡게 하는 저자의 글재주는 다시 책을 들게 하였습니다. 책의 마지막장을 덮으니 남한산성에 바라보는 송파나루와 마전들이 눈에 들어오는 듯합니다. 인간사에 치욕의 삼전도가 있었을지라도 해토머리에 송파강이 불어나는 것이 보이고 봄빛이 그려내고 있는 산성의 산빛도 가슴에 들어옵니다.




 이제 다시 소설 남한산성을 잡습니다. 소설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읽으려 바로 책을 잡기는 이 책이 처음인 듯싶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본 풍경을 어떻게 글로 표현을 할 것인가 수없는 고민을 했을 저자를 생각하여 보게 하였습니다. 수없이 경험한 풍경이다보니 글을 술술 써내려 갔는데도 쉽게 공감을 하게 됩니다. 저자의 느린 자전거 내공이 느껴지는 소설입니다. 그 느림의 내공에 뿜어져 나오는 글이라 사오십대 세대에서 더 공감을 불러 오지 않을까 생각하여 봅니다. 우리 20 30대가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분위기나 그림을 그려낼까 생각하다보면 고개가 저어집니다. 우리 아이들이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이 너무 적기에...... 우리 아이들이 책과 학원에서 삶을 이어가다보니 저자가 표현하는 것들이 낯설 것 같습니다.

 




 




노파심이겠지요. 우리 아이들도 볼 것 다 보고 생각할 것 다 생각하고 자라고 있겠지요. 곧 수험생활이 끝나는 딸아이에게 이 책을 권해봅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렵니다. 아빠는 이 소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듣고 보고 냄새를 맡았다고 말입니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옥의 티 ; 저자는 10살의 나루의 몸에서 초경이 나오는 것으로 삼전도의 치욕이 있던지 말던지 이 땅에 삶은 이어지고 있음을 말하고자 하였습니다. 당시의 상황으로 보아 나루의 몸에서 초경이 있을 수 없습니다. 전쟁중이었고 10살의 나루는 영양상태가 말이 아니었을 것이고 또 영양상태가 정상이었다 하더라도 당시에는 15, 16세가 되어서야 초경이 있어야 마땅합니다. 아마도 저자는 최근 환경호르몬이나 성조숙증으로 인하여 초등학교 3학년 4학년 여자아이의 초경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지 않았나  생각되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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