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종량제에 버릴 수 없어서 ㅣ 알발리 시선집 3
이규원 지음 / 알발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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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에서 크고 작은 슬픔을 마주할 때 그것을 빨리 치워버리거나 쓰레기통에 욱여넣듯 잊으려 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규원 시인의 《슬픔은 종량제에 버릴 수 없어서》는 슬픔이란 규격화된 봉투에 담아 쉽게 분리수거하거나 버릴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이 시집의 가장 큰 매력은 거창한 은유 대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물과 생활 밀착형 언어로 감정의 밑바닥을 정확하게 짚어낸다는 점입니다. 종량제 봉투라는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사물에 '슬픔'이라는 무형의 감정을 빗댄 시선은, 역설적으로 그 감정의 무게와 부피를 손으로 만질 수 있을 만큼 구체적으로 다가오게 만듭니다.
​시집을 읽는 내내 화려한 기교나 작위적인 감정선 대신, 꾹꾹 눌러 담은 마음을 무심하게 툭 뱉어내는 듯한 담담함이 위로를 건네줍니다. 슬픔을 억지로 해소하려 애쓰기보다, 그냥 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함께 짊어진 채 걸어가는 법을 조용히 일깨워주는 작품입니다.
​마음이 헛헛하거나 복잡한 감정을 억지로 정리해야만 할 것 같은 날, 펼쳐 들고 천천히 숨을 고르며 읽어보기 좋은 시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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