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질문, 나도 해봤는데.ᆢ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제목이 좀 부담스러웠다. '교양'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은 왠지 읽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랑 같이 오는데, 그게 싫었다. 그런데 목차를 훑다가 손이 멈췄다."스트레스를 받으면 왜 설탕과 지방이 당길까?"이거, 어제 야식 시키면서 나한테 한 질문이잖아.이 책은 거창한 지식을 가르치겠다고 나서지 않는다. 내가 살면서 한 번쯤 품었다가 그냥 흘려보낸 질문들을 저자가 먼저 알아보고 진지하게 따라가 준다. 단군신화에서 호랑이가 동굴을 뛰쳐나간 뒤 어디로 갔는지 궁금했던 적 있지 않나. 『데미안』에서 아브락사스라는 단어가 나왔을 때 그냥 넘겼던 기억. 이 책은 그 순간들을 다시 불러낸다.디지털 치매 챕터를 읽다가 좀 민망했다. 자주 통화하는 사람 전화번호도 외우지 못하고, 몇 번이나 직접 다녀간 길도 내비 없이는 못 찾겠고. 완전히 내 얘기였다. 그런데 저자는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닐 수 있다고, 치매라기보다 집중력의 문제에 가깝다고 말한다. 뭔가 살짝 위로가 됐다.스트레스와 단 음식 챕터에서는 진짜 "아 그래서 그랬구나!"가 절로 나왔다. 세로토닌, 트립토판, 모유까지 이어지는데 — 지식이 머리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 내 몸이 이해가 되는 느낌이라 훨씬 오래 남는다. 이 책이 전반적으로 그렇다. 읽고 나면 세상이 아니라 내가 조금 이해가 된다.한 가지만 말하자면 —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된다. 오늘 기분에 맞는 질문 하나를 목차에서 골라 펼치면 그걸로 충분하다. 이 책은 그렇게 읽어도 되도록 만들어져 있다. 한 꼭지 끝날 때마다 뭔가 하나씩 주워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책이다.♡우주스토리모집 앤의서재 출판사 도서지원으로 우주서평단에서 함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