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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우에노 스테이션
유미리 지음, 강방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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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벤트 북서평 쓰기에 당첨되었다. 가을을 맞이하여 소설책이라 흡족했다. 또한 평소에 이름은 알고 있었으나 읽어보지 못했던 재일교포 작가인 유미리 작가의 책이라 기대가 되었다. 이 분은 일본에서 활동하면서 재일 교포로 차별을 심하게 겪은 경험이 있으나 작가로 명성을 일본에서 꽤 크게 얻고 있는 분이다. 이번에 읽어본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 이라는 책은 신간이고 약간은 어둡고 침체된 분위기의 글들이었으나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하게 잘 드러나는 좋은 작품이었다.

주인공은 도쿄 번화가 우에노 스테이션 역의 노숙자 할아버지이다. 그곳의 주변 환경과 분위기, 주변 사람들 이런 묘사들은 사실 너무 우리나라와 다를 것이 없는 느낌이었다. 사람 사는 도시는 어디서나 비슷한 모습들이 군데군데 일치하는 모양이다. 주인공의 삶은 고단하고 고단했다. 우리나라 윗 세대 무거운 짊을 지어진 가장들의 삶과 너무나 흡사했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집을 떠나 평생 여기저기서 일을 하고 돈을 가족들에게 보내는 고단한 삶을 산 주인공은 60년대 도쿄올림픽 공사를 위한 인부로 도쿄로 왔다. 태어나면서부터 너무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주인공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예전부터 힘겹게 노동만 해왔다. 그러던 주인공은 어느날 장성한 외아들의 사망 소식을 듣고 집에 내려가게 된다. 부인과 장례식을 치르는 그의 모습은 너무 오랫동안 보지 않았던 가족들의 모습을 그렇게 비극적인 사고가 나서야 강제로 만나게 되어 커다란 슬픔과 낯섦이 공존하면서 너무나 슬픈 상황들이 이어졌다. 봄날의 꽃들과 바람들, 자연의 아름다운 경관들과 대비되는 자신의 삶에서 주인공은 그 슬픔을 적절하게 표출조차 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나이가 들어 노숙 생활을 하는 현재에 그는 부인과 아들 모두 이 세상을 떠나고 혼자 남아 또다시 도쿄 올림픽 준비와 여러 행사 준비 위해 자신이 그나마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도쿄 우에노 역의 노숙 거리에서 퇴거 명령을 받게 된다. 장황하고 부산한 분위기 속에서 그는 오갈 데가 없게 된다. 과거의 큰 슬픔과 현재의 큰 슬픔 속에 무기력하게 대응하는 그는 평생 일만 하면서 다른 방법이 없었던 그의 전체 인생처럼 현재의 상황에도 다른 방법이 없음을 깨달았는지 비극적인 결심을 하게 된다. 그의 인생에서 아름다운 장면이 연달아 등장하는 영화같은 장면들을 애써 머리에 떠올리며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결심을 하며 전철 선로에 서 있으며 소설이 끝난다.

사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슬픈 감정이 많이 들었다. 어쩌면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들은 다르다고 선을 긋는 특수한 처지의 노숙자의 비극적 삶이라 동떨어져 있는 슬픔이라 여겨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들은 한국에도 어느 나라에도 있는, 저마다 과거에 자신만의 삶을 감내하며 살아온 평범한 사람들 중 한 명이다. 노숙자가 아닌 사람들의 삶도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고 유한한 시간을 보내고 끝을 알 수 없기에 다르지 않다. 각자의 인생엔 이야기가 있고 존엄함이 있다는 것을, 인생에는 어느 누구의 인생이건 슬픈 면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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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의 탄생 - 신의 선물인가 뇌의 습관인가
칼라 스타 지음, 장석훈 옮김 / 청림출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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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 <신의 선물인가 뇌의 습관인가>인 운의 탄생이라는 이 책은 칼라 스타라는 미국의 여성 작가의 책이다. 작가 력을 보면 뉴욕대학교에서 심리학과 철학을 전공한 한 여성이 어느날 갑자기 심한 교통사고를 당해 두개골이 골절되고, 그로 인한 의료비로 개인 파산을 하고, 백수로 살며 우울증을 앓았던 사람이었다. 자신은 왜 이렇게 운이 나쁜가에 대한 뼈져린 경험을 겪으며 그 때부터 사람에게 닥치는 운이라는 것은 어떻게 다가오는지, 그 실체가 무엇인지 연구하였다고 한다. 저자가 택한 연구 방법은 먼저 방대한 인터뷰였다. 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그 과정에서 일정한 결론을 도출하고 또 방대한 독서와 자료 조사를 통해 나름대로의 결론들을 내서 이 책을 저술하고 이후 '행운 전문가'라는 타이틀로 많은 사람들에게 강연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운이 좋다. 운이 따른다는 어떤 확률이 있는 사건들인가를 찾아 낸다면 우리가 운이 좋기 위해 그 결론을 따르면 운이 좋을 확율이 높아진다는 명쾌한 결론이다. 어쩌면 제일 쉬운 것인데,  그 마저도 우리는 시도하지 않고 운이 나쁘다고 단정하거나 운은 정말 그야말로 랜덤이며 비규칙이라도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에서 먼저하는 접근은 인간의 심리학적인 부분이다.  심리학이야말로 바로 확률이 높은 것을 결론짓는 것이며 이를 따르는 이 운이 좋을 수 있는 안전한 방편인 것 같다. 예를 들면 사회 생활에서 어떠한 일을 하는 데의 순서가 결론에 영향을 아주 많이 미친다는 점과 사람 사이에 인맥이나 첫인상, 분위기등이 우리는 실체와 다소 멀리 떨어진 진실 너머에 있는 것이라 여기지만 실제로 작동하여 운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주 큰 확률이라는 것이다.


또한 사람의 외모에서 나오는 매력이 운에 끼치는 영향을 얘기하고, 운이 정말 좋은 사람들은 알고 보면 포기하지 않고 좋은 운을 웅켜질 때까지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며 그 행운에 시비를 거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사람들이라는 점도 눈에 들어왔다. 또한 운을 이기는 것이 흔히들 유전자의 힘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잘 아는 자신의 유전자에서 본인이 이미 잘 하고 있는 점을 공략하여 결국 운을 개척해야 하고, 그 길을 가기 위해 자제력과 규칙을 제어하는 법을 일종의 도구로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운 사회 관계에서 운은 엮어지며 나타나기에 밖으로 나가 새로운 것들을 접해야 하고 자신의 뇌에 긍정의 최면을 걸어야 하며  호기심, 유연성, 열린 마음, 인생의 질문에 예스라고 계속 말할 수 있어야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행운의 확률이 높아진다는 말이었다.


이 책은 다소 이미 다 아는 이야기를 쓴 것이라는 감정적인 저항을 받을 수 있다. 왜냐하면 이런 류의 내용의 책은 아주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저 마냥 긍정의 마인드를 가지라고 하는 것은 아니고 행운이 따라오는 합리적인 인과관계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마치 비과학적인 실체처럼 들리던 운이나는 것이 사실은 우리가 확률에 근거하고 논리적인 작동관계를 잘 이해한다면 비관적으로 지내는 것 보다 훨씬 더 행운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여러모로 자주 비관과 낙관의 길에서 좌지우지하는 우리들에게 이 책은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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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인의 시선 - 연대보다 강력한 느슨한 연결의 힘
김민섭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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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을 후반기에 읽은 의미 있었던 이 책은 일단 제목이 마음에 닿았다. 카뮈의 '이방인'이 아예 낯선 인물이라면, '경계인'은 한 발은 이 사회에, 한 발은 어정쩡하게 들고 있는 그런 인물일 것이고, 이런 부류는 어디서나 존재하는 인물일 것이다. 어느 편인지, 심지어 어느 색깔을 가진 사람인지까지 즉시 결정해서 꼬리표를 매기는 가끔씩 이해가 가지 않는 이 사회의 이상한 분위기 속에서, 경계인은 오히려 친근하게 느껴지며, 아마도 숨어서 소극적으로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집단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단정 짓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기회주의자, 회색분자라고  함부로 또 단정 짓지 않는다면, 아메바처럼 크기를 임시로 그때그때 증식하며 어디든 존재감을 드러낼, 흔한 분포의 사람들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비교적 젊은 나이의 작가이다. 하지만 세상을 보는 통찰력이 정확하고 예민하고, 선입견 등이 없어 오히려 신선하다고 느꼈다. 대학 강사를 하면서 느꼈던 부조리를 책으로 내서 화제가 되기도 했고, 대리운전을 한 경험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 '경계인의 시선'은 전반부는 대학 강사들의 처우 개선에 관한 그간의 경험을 좀 더 소개하고. 후반부에는 젊은 층과 기성 층 사이의 세대, 혹은 사회에서 을의 처지를 통과하는 경계인로서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부분들을  아프게 꼬집으면서도 여러 수긍 가능한 본인의 대안적인  각들을 책으로 쓴 것이다.

사회에서 지위, 부, 명예, 나이 등등 무엇이든 이미 많이 가진 세대들은 알더라도 그다지 관심 없는 그 어떤 예민한 부분들이, 그 몇 배나 되는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에게는 절실한 문제일 것이다. 그런 부분들은 밑에서부터 겪어온 사람이 정확하게 기술해지 않으면 계속 반복되며 개선되지 않고 누적될 뿐이다. 그러기에 저자는 기성세대가 '내가 젊었을 때는 말이지... "하며 힘든 시절을 '추억'하는 것을 아주 경계한다. "난 그런 것들을 다 통화해서 누릴만한 사람이지, 내가 얼마나 잘해 왔는지." 하고 지난 과거의 추억을 후배들에게 늘어놓고 끝에는 결국 나는 그래서 존경받을 사람이라는 것을 말하는 대다수 사회의 선배들은, 그 힘든 시절을 그냥 흥미롭게 추억하기만 하는 것을 그만두라고 강조한다. 최소한 똑바로 직시하고  어떤 점이 문제였고, 불합리했으며, 어떤 점이 꼭 기억되어야 할 것들인지 명확히 경험치에서 복원하여, 자신은 그것들을 밟고 올라가는 기존 기성세대와는 같아지지 말고, 명징하게  그것들을 '기억'할 것을 제시한다.

이는 크게 보면, 참으로 인류사에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역사적으로도 이런 포인트가 바로 조금이라도 인간이 서로 더 잘살게 되는 부분이다. 사회의 큰 문제나 개인의 행복을 크게 좌지우지 하는 인간관계 등에 많은 부분이 사실은 근본적으로 크게 개선되지 않고 결국은 누적되고 곪은 이유가 무엇인가? 많은 복합적인 부분들이 얽혀 있겠지만, 개인들이 결국 사회를 바꾸는 구성원이기에, 이미 경험한 개인이 안이하게 그 사회를 방관하고 자신의 추억거리로만 방치한다면, 그 밑 세대들은 고스란히 그 모습을 보며 절망감을 느끼고, 그것을 이어받은 채 또 무기력하게 문제들을 반복할 것이다. 조선 시대 임진왜란이 끝난 후, 편하게 전공을 누리며 여생을 보내도 되었을 류성룡이 징비록을 쓰며 후손에게 잊지 말아야 할 뼈저린 것들을 남기고 눈을 감으신 것도 이런 점을 경계하며 책을 쓰신 것이다. '추억하지 말고 기억하라'가 이 저자가 강조하는 한 문장인데, 정말 기억할 만한 문장이라 생각된다.

그 외에도 예리한 시점들이라 짚고 넣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글들이 책 중반부터 많이 나와 있었다. 저자가 말하는 경계인의 시선은 통과해서 잊혀져야 할 시선이 아니라, 늘 새롭게 모든 세대와 모든 측면에서 우리가 지켜야할 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 저자가 초심을 잃지 말고, 앞으로 더욱  사회에  곯은 부분들을 서서히 하나하나 깨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하며 기대와 뿌듯한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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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차이가 일류를 만든다 - Think 4.0 시대의 역발상 콘서트
이동규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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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달간 계속 한국 사회는, 이슈들이 꼬리를 물고 늘어지며 사람들이 그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시끌시끌한 대혼돈의 사회라 할 수 있었다. 성인이라는 위치의 중반을 통과하는 연령의 한 구성원으로서 이럴 때 일수록 현명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기대하지만, 참고할 수 있는 각종 매체들은 더욱 불안을 가중시키는 듯하다. 사회 구성원들의 생각의 틀, 프레임에 따라 그 전개가 극명하게 다르고, 골이 깊어지는 모습을 보며 인간의 생각과 태도라는 것이 참 근본적이다라는 관찰을 하던 차, 이러한 생각의 차이에 대한 책을 읽게 되어 나름대로 유익한 시간이었다.

저자는 경영 전문인이고 책의 제목과 외관상, 처음에는 경영 마인드나 지침서에 관한 책으로 예상했지만, 이 책은 훨씬 더 부드러우면서도 상식을 아우르는 지적 토크책이었다.
처세술이면서도 지혜서 같은 느낌이라 의외로 잘 읽히고, 동서양 고전과 국내 외의 상황, 역사와 미래의 대응 등에 관한 통찰력이 번뜩이는 설명과 실제 사례들이 많아 상식을 정확히, 깊이있게 확장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여기며 독서를 이어갔다.

한 마디로 이끌어지는 주제는, 사고의 역발상에 관한 것이다. 예를 들면, 정보의 홍수 시대에 지식의 습득이 중요하다고 보통 여겨지지만, 오히려 그 역작용으로, 검색으로 습득하는 지식보다 앞으로는 더욱 새로운 상상이 더 큰 능력으로 인정받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배우는 것보다 이제는 배웠던 것을 버리는 탈학습의 시대로, 기존의 학습의 위에서 그것을 과감히 버리고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창조적인 사고와 조직을 위한 것이며, 지금까지 이 사회가 강조해온 것들에서 벗어나, 어렵고 힘든 시대에서 오히려 기회를 살리는 것이 길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검색보다 사색, 지식보다 상상, 수치보다 가치, 성공보다 성장이라는 인식의 대전환을 의미한다.

또 부정적인 의미였던 '포기'라는 것을 확실히 할 수 있는 사람만이 새로운 것에 집중할 수 있다고 한다. 생각의 패러독스에서 기존의 도외시 됐던 것들에서 오히려 더 새로운 것이 생겨나고, 역경이 축복이며, 바보처럼 사는 것의 처세술, 단순한 것의 위대한 면, 부족함에서 발달하는 지혜를 고전에서 많이 인용해 준다. 스티브 잡스가 강조했다는 "Stay hungry, Stay Foolish"말이 의미하는 인생의 지혜도 연결되었다.

겸손과 감사하는 마음은 성장과 성공의 태도에서 핵심이자 기본이다. 그래서 리더라는 사람은 흔히 생각하듯 이끄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따라가는 사람이라 한다고 한다. 또 경영에서 고수와 하수의 차이, 고수는 가장 쉽게 말하고,복잡한 걸 단순하게 처리하며, 엄청 재미있는 사람이며, 하수는 싸운 다음에 이기려 하고, 고수는 이긴 다음에 싸운다, 등도 흥미롭게 읽을 수 부분이었다. 모두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던 것에서의 역발상의 사례들이 이어지며 친절하게 잘 설명되어 있다. 
뒷 부분은 외국에서 보는 한국, 한국인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세계로 한류가 뻗어나가길 바라는 저자의 조언과 기대와 응원이 있다. 

이런 책은 아주 젊은 세대들에게도 필요하며, 현 사회에서 정체되지 않고 현명하게 사고를 하는 방법을 알고자 하는 세대들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역발상과 새로움의 시대에 산다는 것은 어쩌면 답답하지 않고 신선하게 세상이 펼쳐진다는 의미이니, 오히려 다행이라는 긍정의 결론을 내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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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치 - 전민식 장편소설
전민식 지음 / 마시멜로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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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시멜로 출판사에서 출간된 '강치'라는 전민식 작가의 장편소설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조선 시대 실제 인물인 안용복의 이야기로 국내 영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쓰여진 역사소설이다. 올해가 3.1운동 100주년이며, 최근 첨예하게 대두된 한일관계를 직면하고 있는 시점이라, 그 어느 소설보다 의미가 깊다고 생각해서 읽게 되었다. 독도 기념관이나 독도 관련 자료들, 역사적인 사실들을 접할 때 마다 등장하는 조선시대 인물인 안용복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사실 자세히 그 세부적인 것들은 잘 알지 못했다. 다만 조선에 그런 인물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항상 놀라웠고, 한편으로는 안용복이라는 인물이 다른 역사적인 인물들에 비해 너무 잘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그러던 차에 이렇게 소설로 쓰여지고 영화로도 만들어진다니 얼마나 반가운가?

이 책은 시간의 순서에 따라 안용복이라는 인물이 다른 조선인 두 명과 함께 독도에 어업을 하러 갔다 일본인 배에 붙잡혀 일본으로 납치되는 사건에서 부터 시작된다. 초반부에 일본 배가 탐욕스럽고 잔인하게 독도에서 엄청나게 많이 서식하는 강치를 잡는 장면이 나온다. 강치에서 나오는 기름이 일본 본토에서 아주 귀하게 쓰였다는 내용도 알게 되었다. 일본으로 끌려가기 전 조선인 한명은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고 안용복과 한 명은 일본으로 가서 엄청난 고난과 대우를 받고 다시 조선에 보내진다. 일본 왕 앞에서도 독도가 조선의 땅임을 기백을 잃지 않고 당당히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참 감동적이었다. 역적의 자식으로 숨어 살며 외거 노비로 살던 안용복의 한과 그 어머니가 가르친 기백을 잃지 않는 모습에 선조들의 고난과 그 속에서 유지되던 강한 정신력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있게 된 기반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조선에 와서 고초를 당하다 어머니를 만나는 장면에선 울컥한 느낌도 있었다. 그 당시 천민들의 삶은 어떠했을 지 상상도 못할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 안용복은 조선에 돌아와서도 독도가 조선 땅임을 밝히는데 쉬지 않고 힘을 쓰고  그 과정이 소설로 잘 나타나있다. 실감나는 묘사와 장면장면의 연상이 쉬운 전개였다. 또 그때 당시를 알수있는 자세한 묘사로 어렵지 않게 역사적인 사건들을 잘 알수있어 재미도 있고 의미도 깊은 시간이었다. 영화가 무척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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