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님에미님께서 이 책을 추천하신 글을 읽고
같이 그림책을 나누는 공간마다 알리고,,
지자체 도서관과 교육청 도서관에 희망도서를 신청했어요.
막상 손에 든 <응시>는
제목이 없는 표지가....
창 너머에서 기다리는 그들이...
불에 데인 살처럼 홧홧해서
책장을 펼쳐보기까지 많이도 무거웠습니다.
어디인지 모를 깜깜한 곳에
멀리서 불빛 두개가 다가옵니다.
이 곳을 지켜보며 다가온 큰거북.
천천히 헤엄치는 모습.
여기는 차갑고 어두운,,
수압으로 몸을 가누기 힘들 것만 같은
깊고 깊은 바다 아래.
지긋이 응시하는 그 눈빛은
서늘하기도 하고,, 뜨겁기도 합니다.
커다란 수족관에서
화려한 수중쇼를 하고,, 신나게 설명을 하고,, 감탄하는 사람들..
그들 속에 큰거북을 말없이 지나갑니다.
그저 지그시 바라보며...
큰거북의 눈은 무엇을 담고 있을까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요?
사람들을 말합니다.
산 사람은 살아야한다고...
슬퍼만 하며 살 수는 없다고...
아픔에 잠식당하지 않으려
살아있어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을 놓치지 않으려
지난날은 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말합니다.
저 역시도 잊고 싶었어요.
꿈처럼 지나가길 바랬어요.
긴 악몽에서 깨어나면 없었던 일이 될 것처럼...
어둠에서 나오지 못한 빛들을
하늘로 높이높이 띄워보내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기억하는 것밖에 없지만,,,
마음이 아프고 떨려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하기...
잊지 않겠습니다.
우리에겐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이 있었다..
그 세월에 갇힌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가 있었다..
아이에게
또 그 아이에게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이 책을 보고,, 보면서
언젠가
새살이 돋은 것처럼 조금은 덜 아파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요.
칠흑같이 검은 앞면지,,
속지와 같은 그림이지만 더 밝은 뒷면지,,
서서히 밝아오는 날처럼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
하늘로 보낸 빛들에게도,,
우리에게도,,
새로운 해가 비춰주길 소망합니다.
책을 읽고나서야 작가님께서 말씀을 조금은 알 것 같아요.
덮으려고만 하는 진실에 대한 경고에서 시작한 <응시>가,,
함께 아파하는 우리에게 위로와 치유로 확장되었다는 말씀을요..
잊지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