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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물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2년 6월
평점 :
안녕달님의 전작,
따스하고 사랑스러운 <눈아이>는
처음에는 슬픈 이야기를 상상하셨다고 해요.
이번에 <눈, 물>로 그 이야기를 들려주셨네요.
온기가 닿으면 사라지는 눈,,
같은 소재로 전혀 다른 이야기.
<눈, 물>
겨울밤,
어쩌다 눈아이를 낳은 여자,,
자신의 온기에 눈아이가 녹아내리자
우는 아이를 안아주고 싶어도 안을 수 없고,,
눈으로 담을 쌓고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그런 작은 행복마저도
성큼 다가온 초록 앞에 무너지고 맙니다.
초록이,, 봄이,,
이렇게 잔인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우리가 당연하다고 누리는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아픔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홀로 맨발인 여자의 발이,,
가슴을 턱턱 막히게 하는 시계 소리가,,
그토록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언제나 겨울>이,,
유리조각을 밟은 그녀의 발처럼
저릿저릿하게 다가옵니다.
아프고 피하고 싶은 이야기들
보이지 않는다고,,
보지 않는다고,,
없어지는 이야기가 아님을,,
이 세상에
소리없이 사라져도 좋은 존재는 없다는 것을,,
한동안 많이 아프고
한동안 많이 먹먹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