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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문장을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책
이주윤 지음 / 빅피시 / 2024년 8월
평점 :
처음 목차를 훑었을 때, 익숙한 제목의 작품들이 많아 반가웠다. 고전부터 최신작까지, 작품을 신중하게 선별했음을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시와 한국 문학 작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중고등학생들이 필사하기에도 무척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당신’이라는 말에 자연스레 성인을 떠올렸지만, 책을 읽으며 청소년에게도 충분히 권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제본 방식 역시 매우 만족스러웠다. 180도로 완전히 펼쳐지는 제본 덕분에 앞쪽부터 끝까지 필사할 때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다른 필사책들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장점이었다.
여러 작품을 필사했지만, 특히 백석의 <여승>을 사진으로 남긴 이유가 있다. 이 시는 개인적으로도 매우 좋아하는 작품으로, 읽을 때마다 마음이 찡해진다. 자주 외워보는 시이기도 하다. 더불어 시 아래에 덧붙여진 저자의 말이 시를 더욱 깊이 있게 음미하는 데 큰 도움이 되어, 소개하고 싶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있었다. 시는 행갈이를 통해 운율을 만들고 의미를 강조하는 장르다. 그런데 일부 시에서는 제한된 지면 탓인지, 원래 하나로 이어진 단어들이 분리되어 마치 행갈이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시의 원래 구성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라면 처음부터 그렇게 쓰인 것으로 오해할 수 있어, 이러한 부분은 개선된다면 더욱 완성도 높은 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외에는 구성, 제본, 내용까지 모두 만족스러웠다. 필사를 통해 글쓰기의 세계와 감상의 폭을 넓히고 싶은 청소년과 어른 모두에게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