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한 공익 - 왜 어떤 ‘사익 추구’는 ‘공익’이라 불리나
류하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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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처음 마주한 순간 들었던 생각은 왜 공익에 '불온한' 제목이 붙었을까 였다. '불온한'을 네이버 어학사전에 검색해보니 여러 의미들이 나온다. 나의 추측으로는 아마 '사상이나 태도 따위가 통치 권력이나 체제에 순응하지 않고 맞서는 성질이 있다'의 의미로 쓰인 듯하다. 그렇다면 이 책이 어떻게 현 통치 권력, 체제에 순응하지 않고 맞서는 공익을 다루고 있는지에 대해 밝혀보고자 한다.

우선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이 글이 조금 어렵게 다가온다고 느껴졌다. 아무래도 변호사인만큼 법적인 증거와 사실들을 가져오다보니 생경한 용어들이 꽤 많았다. 그렇지만 책이 읽기 어려운가? 라고 하면 또 그건 아니다. 쉽지 않아도 어렵지도 않다. 왜냐하면 법률 조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각주 설명이 비교적 잘 되어 있다. 그래서 법률적 지식이 훌륭하지 않더라도 읽기 맥락을 통해 충분히 내용을 이해하며 읽을 수 있었다.

치밀하게 준비해야 재판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일까 글의 곳곳에서 종종 나오는 통계자료들은 그 신뢰성과 정확성을 위해 수치를 일일이 밝히고 있다. 이런 숫자들을 이렇게 자세히 나열할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렇게 하지 않으면 독자들을 설득하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해 온 작가님의 재판들이 타당성을 얻기 위해 노력한 결과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장치들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사실 이 책에서 다루는 공익 문제들을 읽다보면 마음이 약간 불편해지는 경우가 있었다. 작가님과 조금 다른 시선, 입장으로 사안을 생각하고는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작가님이 승소했듯이, 읽다보니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상세하게 밝히고 조목조목 따지고 있어 사안에 대해 깊게 고려하게 만들었다.

정치, 경제처럼 민감한 부분도 아주 첨예하게 파고드는 작가님의 행보는, 어떤 이들에게는 놀라울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우리 사회의 예민한 부분을 가감 없이 건드리고 있다. 특정 기업과 인물들도 가명없이 그대로 밝히고 있어 해당 분야에 관심 있는 이들이 있다면 이 책은 분명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글의 맥은 '공익'을 위한 투쟁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렇기에 나는 이 책이 작가님 본인의 투쟁의 연혁을 밝히며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 글에서 다룬 싸움, 재판들은 모두 타인이 아닌 우리 자신의 이야기라고. 그래서 우리는 공익을 위해 함께 사유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말이다. 사유하지 않은 것이 죄가 될 수 있듯, 우리는 계속해서 우리 사회와 권리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행동과 실천이겠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아직 작가님처럼 투쟁은 못하더라도 첫걸음부터 떼기 위해 읽기엔 좋은 책이라는 것은 틀림없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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