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미술은 참으로 어려운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늘 예술과 미술에 대해 더 알고 싶었고 언젠가는 꼭 제대로 배워봐야지 했던 분야였다. 그러던 차에 발견한게 바로 이 <언니네 미술관>이다. 철학과 미술을 엮어 두었다는 말에 혹했다. 나처럼 미술에 문외한이더라도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미리 밝혀두자면 나의 선택은 옳았다고 할 수 있다. 일단 이 책은 미술 작품이 엄청 자세히 소개되거나 많은 작품을 설명하진 않는다. 그저 몇몇 작품을 통해 작가님의 생각과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질문들을 던져준다. 어쩌면 인문 에세이쪽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히려 나는 삶과 밀접한 이야기들이 작품을 더욱 생생하게 느끼는 하나의 방법이되었다고 생각한다. 평면의 그림들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해 우리에게 들려주며 그림을 더욱 깊게 관찰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삶과 이웃과 가치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하게 된다. 제목인 <언니네 미술관>처럼 마치 친한 언니가 이야기를 들려주듯 다정하고 친근한 어조, 섬세한 표현들은 그림에 얽힌 혹은 다양한 삶의 형태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래서일까 나는 책의 끝물에서 진한 아쉬움을 느꼈다. 미술관에 작품이 모자라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제가 <세상의 모든 딸들을 위한 미술관>이었던 만큼 작가님이 여성의 위치, 제약 등에 신경을 썼다는 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이 책이 여성만을 위한 책은 절대 아니다. 작가님의 말씀 그대로 여성을 위한 것은 결국 남성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는 그 말이 딱 맞다. 우리는 서로를 분류하고 다르면 배척하려고 한다. 물론 다르다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니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를 배척하는 게 아닌 존중하고 배력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존중과 배려를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이해와 공감을 독자는 <언니네 미술관>에서 그림과 함께 체득할 수 있을 것이다. 깔끔한 책의 표지와 어우러지는 그림들 또한 참으로 매력적이다. 그림을 보는 재미, 이와 함께 읽어 나가는 사람들의 삶, 그리고 그와 함게 덧붙여 사유하는 독자인 나의 생이 어우러지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책이었다. 그림 작품 역시 누군가의 삶의 창이고, 조각임을 뒤늦게나마 깨달았다. 굳이 어려운 의미를 읽을 필요 없이 있는 그대로 나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법을 책을 따라가다보면 배울 수 있을.것이다. 세상의 모든 미술과 친해지고 싶은 동생들에게 조용히 건네주고 싶은 책이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