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표현해야만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진으로든, 그림으로든, 실물로든 혹은 글이든 간에 내 생각, 감정, 가치관을 적절하게 드러내야 내가 원하는 것을 얻거나 이룰 수 있다. 이 중에서도 글로써 이를 실현하는 것은 사실 말부터 쉽지 않다. 바로 한 달 전, 서평을 써보겠다고 다짐한 나 역시도 그랬다. 단순하게 말로 하는 것은 쉬웠는데 막상 이를 정리해 글로 표현하려니 손가락이 굳어 움직이질 않았다. 마감 기한이 있으니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손가락을 놀리며 서평을 완성하면 마음 한 구석,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다가 이 책과 만나게 되었고 이를 통해 나의 글쓰기를 점검 및 재정비할 수 있었다.
밑줄과 표시를 활용해 중요한 부분들을 모으고 내용을 요약하는 지,
문장을 어떻게 써야 독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이 되는 지,
'나만의 글'을 쓰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하면 좋은 지를 책은 작가님 본인의 기록을 통해 생생하게 나에게 보여주었다.
글을 쓰는 방법이 마치 앞에서 이야기를 해주듯 술술 읽히는 이 책은 읽으면서 내가 위안을 받은 대목도 있었다. 공간 차지하고, 무겁고, 심지어 이미 읽을 책이 많은 데 자꾸 책을 사거나 서평단을 신청하는 나를, 며칠 전 AI(인스타그램을 분석해주는 프로그램)가 아주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서평을 그리 많이 쓰면서 정작 읽지 않은 책들이 줄지 않다니, 적어도 외관상으로는 지적인 사람으로 보이려고 애쓰시지만 실상은 '책만 쌓이는' 고귀한 수집가가 아닙니까?'
책 수집가라니...! 사실 이 대목에서 굉장히 마음에 상처를 입었는데, 안광복 작가님은 이런 내게 책을 통해 뜻밖의 위로를 해주셨다.
"책장에는 읽지 않은 책들이 수북이 쌓여갈 것이다.그래도 걱정해서는 안 된다. 냉장고에 묵은 음식 천지일 때에도 마트에는 계속 가지 않던가.독서도 그래야 한다.책이 신선하고 맛깔스럽지 않으면 짬짬이 읽고픈 욕구는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