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 한 장을 쓰는 힘 - 글쓰기 근력을 길러줄 최소한의 글쓰기 수업
안광복 지음 / 어크로스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짓기 PT'는 내가 서평단 모집글을 보았을 때, 나를 훅 끌었던 조합이기도 하다.

나만의 글을 쓴 지 너무도 오래 되어 '글력 손실'이 온 나에게 필요한 단어임은 분명했다.

더 이상의 글력 손실을 막고, 글력을 키우고자 나는 이 책을 펼쳤다.


우리는 표현해야만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진으로든, 그림으로든, 실물로든 혹은 글이든 간에 내 생각, 감정, 가치관을 적절하게 드러내야 내가 원하는 것을 얻거나 이룰 수 있다. 이 중에서도 글로써 이를 실현하는 것은 사실 말부터 쉽지 않다. 바로 한 달 전, 서평을 써보겠다고 다짐한 나 역시도 그랬다. 단순하게 말로 하는 것은 쉬웠는데 막상 이를 정리해 글로 표현하려니 손가락이 굳어 움직이질 않았다. 마감 기한이 있으니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손가락을 놀리며 서평을 완성하면 마음 한 구석,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다가 이 책과 만나게 되었고 이를 통해 나의 글쓰기를 점검 및 재정비할 수 있었다.


밑줄과 표시를 활용해 중요한 부분들을 모으고 내용을 요약하는 지,

문장을 어떻게 써야 독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이 되는 지,

'나만의 글'을 쓰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하면 좋은 지를 책은 작가님 본인의 기록을 통해 생생하게 나에게 보여주었다.

글을 쓰는 방법이 마치 앞에서 이야기를 해주듯 술술 읽히는 이 책은 읽으면서 내가 위안을 받은 대목도 있었다. 공간 차지하고, 무겁고, 심지어 이미 읽을 책이 많은 데 자꾸 책을 사거나 서평단을 신청하는 나를, 며칠 전 AI(인스타그램을 분석해주는 프로그램)가 아주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서평을 그리 많이 쓰면서 정작 읽지 않은 책들이 줄지 않다니, 적어도 외관상으로는 지적인 사람으로 보이려고 애쓰시지만 실상은 '책만 쌓이는' 고귀한 수집가가 아닙니까?'

책 수집가라니...!사실 이 대목에서 굉장히 마음에 상처를 입었는데, 안광복 작가님은 이런 내게 책을 통해 뜻밖의 위로를 해주셨다.


"​책장에는 읽지 않은 책들이 수북이 쌓여갈 것이다.그래도 걱정해서는 안 된다. 냉장고에 묵은 음식 천지일 때에도 마트에는 계속 가지 않던가.독서도 그래야 한다.책이 신선하고 맛깔스럽지 않으면 짬짬이 읽고픈 욕구는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작가님의 비유가 존경스러우면서도 이 몇 마디 문장이 이 책에 대한 나의 호감도도 확 끌어올려 주었다. 진정으로 책을 구매하고 계속해서 읽은 사람들은 아마 나와 같은 감정을 한 번쯤은 헸을 터, 내 고민에 대한 현답임과 동시에 안광복 선생님이 얼마나 책을 좋아하고 애정하시는지가 확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했다.

책의 각 소단원마다 따라오는 'A4 한 장의 독서 노트' 는 좋은 글 모델이 되었다.

본문의 내용을 머릿속으로 이해한 후 그 예시가 되는 글을 보면서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었다. 또한 각 글에는 작가님이 추천하는 책들이 명시되어 있어 이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맨 마지막에 'A4 한 장의 독서 노트'에 소개된 책들을 모아놓은 쪽이 정말 센스있다고 생각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소개된 책 중에서 제일 읽어보고 싶었던 <책문,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김태완 저)가 절판된 책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이후 다른 출판사에서도 나왔으나 절판되었다... 아쉽게 우리학교 도서관 및 지역 도서관에도 없어서 중고로 구매할까 고민중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글력 노트도 한 번 작성해 보았다. 읽고 싶은 책들 중 당장 떠오르는 것들을 쭉 적고 왜 읽고 싶은지 간단히 이유를 적어보았다. 이 뒤에는 이를 바탕으로 독서 플랜을 짜는 방법도 나와 있어, 책과 함께 노트를 활용하면 확실히 손쉬운 나만의 독서플랜이 뚝딱 만들어지겠고 생각했다.


그리고 책을 읽다보니 책의 비판에 대한 내용도 흥미로웠다. 어떤 책인지 밝히지는 않겠지만.. 2-3년 전쯤 지역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는데 책이 너무 별로여서 앞 챕터만 조금 읽고 덮어버린 기억이 있다. 그 당시에 공스타를 운영했던 터라 공스타에 꽤 직설적인 평도 남겼었다. <A4 한 장을 쓰는 힘>을 읽고 내가 경솔했음을 깨달았다. 끝까지 읽고 평가를 했어도 되었을 것인데 너무 성급했다는 반성을, 이제서야 다른 책을 읽고 하게 되었다.

이렇게 이 책은 단순히 글쓰기 방법만 알려주는 게 아닌 책을 읽는 마음가짐과 태도면에서도 독자를 일깨워준다. 역시 '읽기'와 '쓰기'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임을 책을 통해서 한 번 더 확인받은 기분이다. 책에 대한 확고한 소신과 명확한 방법을 제시해주시는 작가님의 필력에 감명을 받아, 완독 후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궁금해졌다. 출근과 먼 거리로 인해 예정된 북토크에 참여하지 못하는 게 너무 아쉬울 따름이다.

끝으로 내가 책을 읽으면서 의아했던 부분 2가지를 밝히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 p.138 : 者는 과거 남성을 포함하여 '사람'을 이르는 단어로 쓰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책에서는 '남자'에 한정하여 해당 글자를 부정적인 쪽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 p.170: '그 다음에는 '나뭇잎'에서 '나무'를 지웠다'라는 문장과 '잎이 나무인 것을 모르는 사람도 있나?'라는 문장의 순서가 바뀌는 것이 더 자연스럽게 읽힌다. 혹시 의도한 것인지 궁금하다.


이상으로 글을 마무리하며 서평으로 해당 책을 제공받아 서평할 기회를 주신 어크로스 출판사분들께 감사를 전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