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어디선가 이 책의 광고를 보았었는지 서점에 잠시 들린 길이었는데 그만 이 책이 나의 갈 길을 잡았다. 물론 안면있는 책인데다가 책표지의 그 표정이 나에게 말을 거는 듯해서였다. 여기까지는 무척 좋았다.
책을 펼치니 오른쪽에는 동물들의 사진이 있고 왼쪽에는 짧은 문장의 글이 있었다. 그 왼쪽의 글들은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다'라는 부제에 충실하게 씌어져 있었다. 사실 난 그게 불만인 것이다. 즉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다'라는 내용을 위해서 그 멋진 사진들이 한갖 삽화가 되어버린 느낌이랄까. 동물들의 표정과 행동을 오직 인간의 입장에서만 썼다는 불만은 접어두더라도, 난 오히려 작가의 친절이 지나치단 생각이든다.
사진과 글이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기 힘들다면 차라리 책 제목과 부제-우리나라 출판사에서 덧 붙인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만으로 끝냈다면 표지에서 내가 느꼈던 것처럼 난 책 속의 수많은 동물들을 만나며 더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랬다만 이 책은 두고두고 볼만한 책이었으리라.
그점이 참으로 아쉽게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