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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 세탁소 ㅣ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23
한진희 지음 / 북극곰 / 2025년 7월
평점 :
"내가 태어나기 전에 엄마는 선녀처럼 예뻤대"
머리를 긁적이며 하품을 하고 가족들을 깨우는 억척 엄마.
하루종일 집안일과 육아에 정신없이 살다가 문득 세면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을 멍하게 봅니다.
그리고는 방에 들어가 여리여리할 때 입었던, 선녀같이 예쁜 옷을 입어봅니다. '아! 찢어졌네? 제일 아끼는 옷인데...' 찢어진 선녀옷을 수선하러 엄마는 혼자 집을 나섭니다. 인자한 표정의 할머니에게 수선을 맡기고 그 수선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를 쫓아간 엄마는 신비로운 세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천금같은 자유시간에 엄마는 무엇을 하며 보낼까요? 아이가 엄마를 계속 궁금해하고 걱정하는 내레이션같은 글이 귀여워서 웃음이 납니다.
아이가 2살쯤 되었을 때인가 아이아빠가 급성폐렴으로 10일간 병원에 입원했던 적이 있어요. 한창 손이 많이 갈 때 독박육아를 했었지요. 그게 미안했던지 남편은 퇴원 후 제가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 표를 한장 구해 1박2일 간 서울 여행을 보내주었어요. 콘서트도 보고 오랜 친구를 만나 소중한 시간을 함께 했어요. 그렇게 보낸 시간이 저에겐 큰 힘이 되었답니다. 아직도 생각날 정도로요. 요즘은 아이가 커서 아빠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러 종종 나갑니다. 그러면 집에서 혼자 낮잠도 자고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자유를 만끽해요. 작년 초엔 친한 언니들하고만 일본여행도 다녀왔지요. 가족과 함께 뭘 하는 것도 좋지만 가끔씩은 이렇게 두손 두발 자유롭게 다니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엄마들에게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활력이 어마무시하게 충전되니까요.
오래전 아이들에게 들려주던 이야기가 마음속에 남아 만들었다는 한진희 작가님의 첫 그림책입니다. 편안하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그림과 이야기를 보다 보면 여리여리 선녀같던 그 시절, 청춘을 다해 자식을 키운 우리 엄마의 선녀세탁소는 어디였을지, 자유시간엔 무엇을 하며 보내셨을 지 궁금해집니다. 아이와 읽을 때는 엄마의 자유시간을 엿보는 재미를 함께 느껴보고 엄마가 없을 때 드는 생각 등을 얘기 나눠보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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