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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ㅣ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109
윌리엄 스노우 지음, 앨리스 멜빈 그림, 이순영 옮김, 안용락 감수 / 북극곰 / 2025년 6월
평점 :
그림에 온통 마음을 빼앗긴 책을 만났습니다. 사랑스럽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 따뜻하고 아기자기한 그림에 홀려 한장 한장 쓰다듬으며 소중히 보고 또 보았어요. 작가 소개에 종이를 사랑한다고 적혀있는게 인상적이었는데, 첫 장면부터 종이를 어쩜 이리 잘 활용했을까 감탄하면서 봤네요.
속표지를 넘기자마자 바닷가 여행지도가 나오는데 위에서부터 쭉 내려가며 여행을 즐기는 생쥐를 따라가며 엿보는 재미가 있어요. 해변에서 모래놀이도 하고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구경하고 비바람이 치는 바다를 구경하기도 해요. 한적한 모래언덕을 찾아 자리를 잡고 오후 내내 낮잠을 자기도 하고요. 혼자서 고요하고 평화롭게 자신만의 여행을 즐기는 생쥐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어요.
문 열고 나오면 바로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살고 있는 나는, 이렇게 바다를 온전히 느끼지 못하고 사는 것 같아 조금 씁쓸했어요. 뭐에 그리 바빠서 고운 모래, 날아다니는 새들, 일렁이는 파도, 보석같은 조개껍데기를 눈에 담지도 않고 살고 있나.. 그림책을 보며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장면마다 종이를 쓰다듬어가며 그림을 오래 보았는데요. 그 중에서도 모래 언덕 위에서 아주 편안하게 낮잠을 자고 있는 생쥐가 나오는 장면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어요. 프랑스 여행을 하면서 열심히 걷다가 어느 공원에서 작은 돗자리를 펴고 누워 남편과 휴식을 취했던 기억이 났거든요. 현지 사람들과 섞여 꿈같은 시간을 보냈던 그 때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서 그런지 낮잠을 자는 생쥐의 모습이 더없이 여유롭고 편해 보여서 한참을 보았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그림작가(앨리스 멜빈)에게 큰 관심이 생겼어요. 그림을 어쩜 이렇게 잘 그리는지. 특히 역동적인 새를 정말 섬세하게 그렸는데 보다보면 새가 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을 정도로 생동감있게 잘 그려서 모든 장면에 나오는 새들을 넋 놓고 보았답니다.
처음 넘길 때부터 책을 덮을 때까지 볼거리가 풍성해서 다 읽기 아까운 책이에요. 각 장마다 들어있는 플랩을 열어 그안에 펼쳐지는 작은 세계를 엿보는 재미도 있고요. 특히 각종 해양생물들을 많이 관찰할 수 있어서 아이와 보기 참 좋았어요. 책 끝부분에 바다에서 만난 동식물, 그리고 바다에서 찾을 수 있는 보물들을 사전처럼 소개해놓은 것도 유익해요. 글을 읽지 않아도 그림만으로 충분하다고 느껴질만큼 바닷가의 풍경이 생생하게 펼쳐지는 이 책을 읽으면 휴가를 떠나고 싶어집니다.
이제 곧 여름 휴가 시즌인데, 아이들과 함께 읽고 생쥐처럼 느긋하고 여유롭게 온전히 바다를 듬뿍 느끼는 여행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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