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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ㅣ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20
박밀 지음 / 북극곰 / 2025년 4월
평점 :
빨강와 노랑이 반반씩 나눠진 배경색에 닮은 듯 다른 두 친구의 모습, 커다란 제목.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표지가 인상적인 그림책 <나도>를 아이와 함께 읽어보았어요.
둘은 줄다리기를 하다 서로 자기가 이겼다고 싸우더니 결국 너랑 안논다며 토라져서 가버립니다. 그 뒤론 각자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먹고 즐기고 노는 모습이 나오는데요. 좋아하는 날씨며, 취미, 음식.. 참 다른 두 친구입니다. 그렇게 서로를 잊고 지내다 건널목에서 큰 사고가 날 뻔 하며 다시 만나게 되는데요.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서로에게 괜찮냐며 묻는 장면이 뭉클해요. 사실 혼자일 때도 서로를 많이 생각했을 거에요. 또 각자 따분한 시간을 보내던 중 너무나 놀고 싶어집니다. 이번엔 같이요! 너무나 다른 둘이지만 '같이' 놀고 싶은 마음은 같나봅니다.
아이가 친구들을 사귀고 놀 때를 생각해보았어요. 성향이 같은 친구들과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별로 그런 것을 가리지 않더라고요. 정 반대성향의 친구들과도 잘 사귀고 잘 놀아요. 어린 아이들은 아무래도 자기중심적인지라 내 위주로 먼저 생각하는 면은 있겠지만 커갈수록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면서 '같이' 재밌게 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엄마인 저도 친한 지인들을 보면 나와 같은, 또는 비슷한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라 너무나 다른 사람들도 있어요. 달라서 새롭고 재밌기도 하고요. 중요한 건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것, 서로의 감정을 잘 읽는 것, 그렇게 '우리'가 되어 같이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북극곰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공감게임 활동지로, 상황에 따른 감정을 알아보는 시간도 가졌어요.
게임형식이라 아이가 무척 흥미진진해하면서 잘 참여했고요. 감정카드 가짓수가 적어 좀 단순하게 생각해야 하긴 했지만요. 감정을 표현하라고 했는데, 상황카드를 보면서 '괜찮다'는 말이 자꾸 나오더라고요. 괜찮다고 어물쩍 넘어가는 것보다 일단 그때 드는 감정을 정확하게 알아차릴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앞으로도 종종 상황을 직접 만들어서 감정을 표현하는 경험을 해보려 해요.
마지막 장면에, 매트 위에 앉아 햇빛을 피하고 있는 한 친구가 물이 담긴 컵을 들고서 역시 물이 최고라고 하자 다른 친구가 물에서 수영을 즐기며 '나도'라고 말하는 모습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닐까 싶어요. 같이 수영하자고 강요하는 게 아닌 그저 각자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함께 하는 '우리'가 되어갑니다. 나와 다른 친구와 잘 지내는 법, 다툼과 화해의 과정에서 더 나은 관계를 유지해나가는 법을 알고 싶은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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