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해피 데이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선택할 때 기준으로 삼는 세 가지의 요소가 있다. 첫째는 작가다. 일단 작가의 전작들을 읽어보고서 느낀 평가가 긍정적일 경우에 그 작가의 다음 작품도 기대하게 되고, 읽어 보고 싶다는 강한 충동이 생기게 된다. 둘째는 표지 디자인이다. 물론 책의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 했던가? 일단 나의 시선을 끄는 표지 디자인이라면 매력적으로 생각되어 읽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마지막으로 출판사의 서평 및 독자들의 서평이다. 여러 독자들의 서평이 책을 선택하는데 공정하고, 명확한 기준(독자의 주관적인 생각들이 서평에 담겨 있기 때문에!!!)이 될 수는 없겠지만, 여러 독자들의 긍정적인 서평은 책을 선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 <오 해피데이> 이 책을 선택하여 읽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오쿠다 히데오’ 라는 작가의 명성 때문일까? 물론 내가 좋아하는 작가이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다. 담장 너머로 빨간 리본을 머리에 꼽고, 커다란 막대 사탕을 손에 들고서,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띤, 마치 오래전부터 잘 알고 지냈던 옆집 어린 소녀의 모습처럼 앙증맞고, 사랑스럽게만 느껴지는 표지 디자인!!!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표지 디자인 때문이었다.

 

<오 해피데이> 이 책은 작가의 전작인 <걸>과 비슷한 유형으로 구성 되어져 있는데, 인터넷 경매에 물건을 올리면서 부터 잊고 지냈던 자신의 존재감을 천천히 찾아가는 노리코의 이야기, 아내와의 별거로 인하여 자신의 빈 공간을 새롭게 꾸미며 흥겨운 삶을 보내는 마사하루의 이야기, 평범한 서른아홉 살의 전업 주부인 히로코의 엉큼하고 대담한 상상 속 꿈에 대한 이야기, 14년 동안 근무한 회사의 청산으로 인한 전업 주부의 길로 들어선 유스케의 이야기, 회사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잡을 때 쯤, 직장을 그만 두고 새로운 사업<커튼 가게>을 시작하겠다는 남편을 둔 하루요의 이야기, 친환경적인 생활에 빠진 아내를 둔 야스오의 이야기. 이렇게 총 여섯 편의 어디서든 한번쯤 만나 볼 수 있는 가족들에 대한 단편이야기들로 이 책은 구성되어져 있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편안함’이 아니었던가(?) 사료된다. 저자 ‘오쿠다 히데오’의 전작들처럼 복잡한 내용 전개와 가식적이며 산만한 미사어구의 남용도 없이, 오로지 솔직하고 담백하게, 그러면서도 책 속에서 편안함이 묻어나도록 아주 잘 썼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편안함 때문에 책의 내용이 밋밋하고, 재미없을 거라고 속단하지는 마라. 여섯 편의 단편들 속에 비추어진 낯설지 않는 주인공들의 모습들 속에서 누군가의 아내, 남편, 엄마, 아빠, 혹은 자기 자신의 현실 모습과 많이 닮아 있어,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한 줄 모르며 책속에 빠져 들 것이라 확신한다.

 

이 책속에 나온 총 여섯 가족들의 평범한 일상의 모습들속에서 독자인 우리가 찾고자 하는 것은 바로 ‘가족의 소중함’ 이라는 말이 아니었을까? 가족들 모두가 이 책의 겉표지에 등장하는 어린 소녀의 모습처럼 항상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날마다 <오 해피데이> 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