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환경과 제로웨이스트는 저 역시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내 아이가 살아갈 가까운 미래의 기후환경이 걱정되어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고, 저자가 전직 패션디자이너라는 것은 저 역시 패션디자이너로 근무했던 경험이 있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 그리고 귀여운 표지의 일러스트도 호감을 갖는데에 한 몫 했습니다. (표지의 그림과 책 안에 담긴 감각있는 일러스트는 모두 저자의 작품입니다.)
저자는 패션디자이너로 근무하던 시절 빠른 패션 사이클에 맞게 많은 디자인의 제품이 새로 만들어지고 버려지는 것을 목격하며 가졌던 부채감과 아이를 낳고 지속 가능한 지구 환경에 대한 고민으로 점차 비건과 제로웨이스터가 되었다고 합니다.
저자가 디자이너로 근무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부분에서 순간, 저는 '이건 내 이야기인데?' 할 만큼 유사한 경험들을 했습니다. 영캐주얼 혹은 걸브랜드라고 불리는, 여성복 중에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하는 브랜드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는데, 특히나 zara나 forever 21, mango와 같은 브랜드들이 우리나라에 소개되며 패스트 패션이라는 패션문화가 우리 나라에 정착하기 시작했을 무렵 국내 SPA브랜드를 자칭하며 새롭게 런칭된 모 브랜드에 근무했습니다.
SPA브랜드 답게 회사에서는 정말 많은 제품 모델수를 기획하고 생산해냈습니다. 샘플에서 메인생산까지 기간을 단축해야 했기 때문에 퀄러티나 디자인면에서 시행착오가 생길 수밖에 없고 당연히 재고도 많이 생겼겠죠.
현시즌의 생산을 하며 새 시즌을 기획하는 것이 맞물려 돌아가며 얼마나 많은 옷들이 샘플링 되고 버려지며 일부가 선택되어 생산되는지 그리고 옷값의 거품과 재고 처리까지 봐았기에 그 후로는 화려한 백화점의 옷들에도 설레는 눈길이 거두어지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SPA브랜드들의 인기도 한풀 꺾인 것 같고, 요즘 MZ세대는 친환경에 대한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경향이 있어 그 시절처럼 다양하고 빠르게 만들어지는 물건들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진것 같습니다. 좀 더 커스터마이징 제품들과 나만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제품, 혹은 긍정적인 스토리가 담긴 물건들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하죠.
직장 생활을 막 시작하고 내 손으로 돈을 벌기 시작하며 시작된 주도적인 소비생활이 처음부터 꼼꼼하고 계획적일리가 없었습니다. 몇 해도 못입을 옷을 사기도 하고, 세일한다거나 기분에 따라 필요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고 소비하기도 했습니다. 결혼 후 살림 연차가 얼마되지 않은 새내기일때는 물건을 보는 안목이 부족해서 불필요한 것을 들이기도 하였죠. 이런 이야기들은 저자와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부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