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사교육을 줄이셔야 합니다
정승익 지음 / 메이트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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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현재 입시 제도는 사교육을 하면 할수록, 비용을 들이면 들일수록 높은 성적을 받기에 유리합니다. 대입에 반영되는 수능과 내신이 모두 객관식 상대 평가여서 논술형 문제에 비해 사교육을 통해 보충하기가 매우 좋은 형태라는 점 때문입니다.

내신에 반영되는 수행평가도 수업 밀착형보다는 사교육을 통해 준비한 것을 꺼내 놓는 식이어서 어느 형태의 전형이든 사교육이 파고들기 좋은 입시 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중고등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가 사교육 시장에 발을 들이지 않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이죠.

내 아이의 친구가, 옆집 아이가, 친구의 자녀가...모두 사교육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학원에 보내지 않기란 생각보다 참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남들이 모두 보내기 때문에 특별한 전략 없이 보내는 학원은 의미가 없다고 합니다. 사교육에만 의존하는 전략으로는 보통의 가정에서, 고소득 가정의 사교육 지출 규모를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달리 말하면, 사교육에 지출하는 비용 외에 비법이나 전략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것을 바로 부모 실천 편과 학생 실천 편으로 나누어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부모편)을 시작하며 첫 번째 소제목에서부터 뜨끔합니다.


자식은 키우는 게 아니라 알아서 크는 겁니다

부모는 아이가 태어나면 온갖 정성을 들이며 잘 키우려고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하지만 많은 선배맘들이 자식은 엄마의 계획대로 되어주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육아의 본질에 대해 말하는 책에선 항상 양육자가 원하는 방향대로 키우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이 책 역시 부모 역할의 본질을 대해 말합니다.                                               

그렇다면 부모는 어떻게 자녀를 교육해야 할까요부모가 생각하기에 보다 더 본질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교육을 해야 할 것입니다부모가 생각하는 원칙과 본질을 지켜 과정에 집중해야 합니다. ‘결과는 어쩌지 못해도 과정만은 부모다 뜻대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p22


책에는 양육의 본질에 입각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들어있습니다. 부모라면 생각해 본 것들도 있을 것이고 미처 중요하게 생각하지 못해 놓친 것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 중에 몇 가지만 짚어봅니다.



부모로서 자녀에게 물려줄 유산

인류의 긴 역사 속에서 한 사람이 태어나 자신의 사리사욕만 채우면서 살다가 죽는다면 그 삶이 어떤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더 비싼 음식을 먹고더 큰 집에 살면서 본인의 욕구를 충족시켰겠지만사실 그것은 지구의 자원을 소모하는 데 불과한 행위이고공동체나 인류에는 어떤 긍정적인 영향도 주지 않았을 것입니다특히나 그 사람이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었다면 더욱 그렇겠죠.

p131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은 물질적 부도 있을 것이고, 정신적인 가치도 있을 것입니다. 자녀의 교육적 성공과 가정의 경제적 안정만을 쫓아 달리다 보면 주변을 돌아볼 겨를이 없이 살게 됩니다.

부모의 모습을 거울 삼아 자라는 아이들에게 이런 부모의 삶의 태도는 알게 모르게 전해질 것입니다. 남을 돕고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부모부터 달라져야 할 것임을 상기시켜 줍니다.



널 조건없이 사랑한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로서 공부를 잘하는 소수의 아이들과 대다수의 그렇지 않은 아이들을 보아오며 저자가 느낀 감정과 안타까운 경험을 전하고 있습니다.

읽어보니 입시 현장에 놓인 아이의 부모 역할이 어떠해야 할지 마음이 정해집니다. 막연히 아이를 지지하고 응원해 주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성적으로 줄 세워져 절망과 좌절을 느끼는 아이들이 가정 에서조차 성적으로 비난을 받고 마음 기댈 곳이 없다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따뜻하게 품어주는 역할이 필요할 것입니다.

고교 성적이 앞으로 아이가 살아갈 기나긴 날들의 성적표가 아니므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도전할 힘이 생길 수 있게끔 어떤 상황에서도 믿고 지지해주어야 하겠다고 생각해봅니다.



자녀에게 기회를 주세요                

실패를 이용하는 부모에서는 실패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라는 조언을 해줍니다. 고등학교 공부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인 메타인지를 키우기 위해서는 초중등에서부터 아이가 실패를 통해서 스스로 자신을 파악할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즉 자신을 모니터링하고,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컨트롤 하는 경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 곁에서 실패하지 않도록 컨트롤할 것이 아니라 아이가 부딪히고 실패해 보게끔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녀가 어릴수록 부모가 통제하기 쉽습니다예를 들어 자녀의 간단한 연산 실수를 옆에서 고쳐주는 일은 너무나도 쉽습니다아이의 터무니없는 방학 계획을 옆에서 수정해주는 일도 참으로 간단한 일입니다부모가 고쳐준 대로 실천한 아이는 이번에는 당연히 실패하지 않을 겁니다하지만 나중에 부모의 품을 떠나서 혼자서 계획하고 실천해야 할 때면 생애 처음으로 실패를 하게 될 겁니다바로 그것이 아이에게 치명타입니다.

p173

자녀가 하나이다 보니, 곁에서 수정을 돕고 일일이 챙기는 습관이 들었는데, 기회를 주어야 함을 다시금 새기게 됩니다.



도덕적인 부모

이 장은 부모가 물려주는 가치와 도덕에 관련된 장입니다.

EBS 다큐프라임 <아이의 사생활>에서 방영된 초등학생의 도덕성과 성적의 관계를 다룬 다큐멘터리 결과를 놓고 이야기합니다.

왜 도덕성이 성적과 연결될까요도덕성은 양심뿐 아니라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도덕성은 정서(양심공감이타성), 인지(자제력책임감분별력공정성), 행동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도덕성이 높은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고긍정적이며집중력이 높고친구 관계도 원만합니다인생의 만족도가 높으며좌절을 극복할 수 있고행복한 삶을 영위합니다. 따라서 학업 성취가 높은 것입니다.

반대로 도덕성이 낮은 아이는 결정적으로 자제력과 분별력이 약합니다규칙을 쉽게 어긴 것은 상황에 대해서 정확히 분별하지 못하고자제력이 약했기 때문입니다공부는 참고 인내하는 과정이 필수인데도덕성이 낮은 아이는 집중해서 공부를 하지 못하니 학업 성취도가 낮은 겁니다이는 아이에게 도덕성을 강조할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p176

도덕성과 학습과 굳이 연결시키지 않아도 도덕성을 지니게 되면 양심, 공감, 이타성이 발달이 되어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이는 학교 생활과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꼭 갖추어야 할 덕목입니다.

도덕성은 어린 시절 가까이 있는 양육자를 모델로 삼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고 합니다. 부모가 반드시 모범을 보여야 할 영역임을 다시 한번 기억하게 합니다.


3부에서는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공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공부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는 것부터 학생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찾고 목적을 정한다면, 그것이 동기가 되어 학생 스스로 해 나갈 힘이 생깁니다.

공부를 할 이유를 찾는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을 인용한다면, 공부의 이유를 찾지 못하는 아이에게 미성숙한 판단을 유보하게끔 지혜롭게 이야기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부모의 역할은 하기 싫어하는 아이를 억지로 시키지 말고,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겠다는 결정 내릴 수 있게 환경과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조언을 해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결정을 내리고 공부를 해 나가는 과정에서도 어려움과 정신적 한계에 부딪힐 것입니다. 그에 관한 조언도 아끼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부가 재능이라는 생각이 나의 노력을 멈추게 하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결론부터 말하겠습니다. ‘나는 노력을 통해서 성적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p222

정체성이 바뀌면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납니다.그러므로 우리는 정체성을 바꾸어야 합니다우리는 공부를 하는  사람입니다그리고 노력으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입니다그렇게 생각해야만 합니다.

p226

저자는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아이들의 일상이 당연한 것이 아니며, 사교육을 고민하느라 양육의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주의를 환기하기 위해서 이 책 <어머니, 사교육을 줄이셔야 합니다>를 집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 역시 과연 모든 학생과 학부모와 교사와 사교육 종사자들이 명문대 입학이 목적이 되어야만 할까 생각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노후와 가계 경제를 위태하게 할 만큼 과도하게 사용되는 사교육 비용, 아이들의 빛나는 학창 시절과 맞바꿔지는 과열된 입시 경쟁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각자 가정의 가치관에 따라 학생의 꿈과 목적에 따라 결정이 달라지겠지만 이 책은 그 결정의 순간순간 주의를 환기시키고 담론을 제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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