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성교육 - 아이의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대답하는
김소영 지음 / 빌리버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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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린 시절 초등학생을 둔 어머니들이 모여 성교육에 관한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아휴, 어떻게 애랑 그런 얘기를 해. 몇몇 모여 성교육 신청하면 전문가가 알아서 몇시간 동안 잘 교육시켜줘.” 

나는 속으로 “아 저런 소규모 교육이 있구나. 그럼 정말 난감한 설명을 하지 않고 피해갈 수 있어 좋겠구나.” 하며 생각하고 말았었다.

그런데 어느덧 그 어린 아이가 자라 이제 초등 고학년이 되니 2차 성징에 관해서도 성관계나 피임에 관해서도 얘기를 나누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 아이의 학습에 관해서도 전문가에게 전적으로 맡기기보다는 학습서를 읽고 엄마표를 찾아 아이에게 도움을 주는 입장에서 성교육에 관한 것도 직접 책을 찾아 읽어 보고 같이 풀어 나가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학창 시절 성교육은 중학교때 여자 남자를 구분하여, 동성인 학급 친구들을 모아 놓고 보건 선생님께서 피임이나 성관계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건너뛰고(당연히 성평등이나 성인지 감수성 같은 것은 들어 보지도 못한 개념이었다.) 생물학적으로 간단하게 설명한 후 여학생으로서 주의할 사항들을 교육하는 시간들이었다. 

이 책을 읽은 후에 돌이켜보니 그 시절 성교육은 잘못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먼저,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부모에게 이야기를 터놓을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았으며, 그로 인해 또래들끼리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이기도 했다. 둘째, 시기상의 문제로 유아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성을 인지하고 존중하는 교육이 이루어 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늦은 시기에 이루어졌다. 셋째, 생물학적인 성 외에도 성역할이나 성평등에 관한 개념도 함께 다루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런 문제점들을 개선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저자는 이러한 성교육의 문제점들을 타파할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양육자에 의해 가정에서 이루어 지는 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생활에 스며들게 하는 방식으로 성교육 하는 데 가장 좋은 환경은 가정입니다. 가정은 자녀들이 정서적으로 가장 안정된 상태로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성과 관련된 내용을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자녀가 양육자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아이의 마음에 귀 기울이세요.

성교육은 일정한 공식이 있는 교육이 아니라 몸에 스며드는 교육입니다. 아이는 양육자의 표정, 말투, 분위기로 성 지식(성 문화)을 이해합니다. 양육자가 성을 불편해하거나 아이의 질문에 귀찮은 듯이 대답하면, 아이도 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별로 좋지 않은 것으로 인식하고, 궁금한 것이 있어도 양육자에게 질문하지 않으려 합니다.

<돌직구 성교육> P44

또, 성교육에 관한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도 있다.

많은 양육자가 성교육을 일정한 시기에 알고 넘어가야 하는 통과의례처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성교육을 사람이 생활하면서 어떻게 인식하고 행동해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인성교육의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부터 생활 속에서 양육자의 인생관과 가치관을 접하면서 차근차근 자신의 가치관을 형성해 나가는 것이지요.

<돌직구 성교육> P5

이렇듯 일정 시기가 아닌, 유아기부터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성교육을 준비 하라고 조언한다.

그 구체적 방법은 아래와 같이 다섯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1. 아이의 감정을 인정합니다.

2. 아이 때부터 경계 존중 교육을 합니다.

3. 거절하는 힘을 길러줍니다.

4. 사생활을 존중합니다.

5. 외모에 대한 관심을 인정합니다.

이 중에서 경계 존중과 거절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은 양육 과정에서 아이의 원만한 사회성을 길러주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은 때때로 아이들 개인의 경계를 존중하지 않고 무시하기도 하며, 아이들에게 올바르게 거절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못하기도 하는데, 그런 잘못된 지점들을 구체적 사례들로 알려주어 바르게 인지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또 성교육을 아이들의 성적 호기심과 2차성징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넘어가는 좁은 의미로서가 아니라, 성역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성별에 상관없이 상대와의 차이를 존중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다는 포괄적인 의미로 제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은 어느 한 시기에 국한된 것이 아닌 양육자의 지나온 이야기이며 자녀가 태어나 사춘기를 겪고 어른이 되어가고, 사랑하고, 성관계를 경험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전 과정에 관한 이야기라고 한다.

그래서 더더욱 성에 관한 여러 주제들을 자녀의 곁에 가장 가까이 있는 양육자가 일상적 대화에 함께 녹여 자연스럽게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대로 아이와 일상의 대화 속에 자연스럽게 아이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관계 형성을 잘 해 나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성교육 또한 부모와 아이의 원만한 관계속에 이루어져 가야 하는 것 이었다니.. 성교육도 결국 엄마표구나. 가정 교육이 이래서 정말 중요한 것이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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