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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교육을 말하다
송영주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5월
평점 :
[고등학교 교육을 말하다]
송영주
지음/지식과 감성
한국에서 자녀를 키운다면 교육에 있어 입시를 빼놓고 논할 수는 없고, 대입의
당락과 가장 연관된 것이 고교 생활이다 보니 학부모로서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주목될 수 밖에 없다.
모든 교육 제도는 시대의 흐름과 요구에 따라 변화하기 마련이고, 그
변화는 한 순간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 제도가 발표되면 하급 학년부터 천천히 적용되어 모든 학년을 대상으로 전면화 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고교 입학이 먼 일 같을지라도 현재의 상황과 앞으로의 변화할 흐름을 알고 있다면 아이의 진학에
부모로서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선택한 책이다.
교육의 주체인 교사 학생 학부모 중에 교육자가 쓴 책이라는 점도 희소성이 있다 여겨진다.
자녀 교육에 관해서라면 근본부터 입시 성공 사례까지 학부모가 쓴 책은 많았었는데, 이 책은 교육계에 40여년을 몸담은 저자가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를
위한 안내서를 써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받아 차례를 살펴보니, 입시 성공전략이나 고교 생활 안내서 등의
방법론적인 기술보다는 교육의 다양한 면과 문제점, 나아갈 방향 등을 짚어줄 것이라고 짐작하였었는데, 역시 그러하였다.
먼저 책을 읽으며 각 장 별로 인상에 남은 부분을 살펴보겠다.

Chapter 1 특별한 열정, 부모들의
자녀 교육
분명 자녀와 부모의 관계에서는 부모만 있으면 된다. 굳이 학부모라는
특별한 개념과 역할이, 부모와 대립을 이루면서 존재할 필요는 없다. 자녀들에게는
부모로부터 인간적이고 본질적인 사랑을 받았던 보살핌의 시절을 아쉽게도 잘 기억하지 못하거나 기억하는 부분이 많지 않을 것이다. 자녀가 철이 들어 인식하고 판단하며 자율적으로 무엇인가를 해 나갈 수 있을 시기에는 이미 부모는 학부모가 되어
버렸을 것이다. 더 좋고 훌륭한 방향을 위해서지만, 학부모는
흔히 자녀에게 갈등하고 대립하고, 심지어 원망하는 대상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 가장 원초적인 관계에서 모든 것을 초월해야 할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 소중하고
아름다운 인간 본성의 기억보다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들만 남아 있으면 안 되지 않을까.
Chapter 2 프로슈머 교육론
그러므로 엄밀히 말하면 고교 교육의 수행 설계 단계에서 대입을 위한 전략이 들어온다거나 대입 전형을 연구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아야 한다. 서로 같은 방향을 추구할 수 있으므로 고교 교육과정 운영이 내용적으로
훼손되지 않는 한 상호적인 차원으로 이해할 수는 있다고 했지만, 그 역방향성이 사실 정상이 아니다. 정상은, 무심하나 충실하게 고교 교육과정 운영을 하고 보니 그러
인해 대입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순리의 질서가 보장되는 것이다.
Chapter 3 긍정적 교육가치와 쟁점들
학생 참여 수업을 시도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 운영하는 것은
학생들의 학생부 기록을 위해 기획된 교육활동일 것이다. 수능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다시 전통적 학습
방법을 교육과정 운영과 상반된 방법으로 별도로 충족시켜야 한다. 사실 학종과 수능 두 가지를 모두 잡아야
하는 학교 현장은 교사와 학생들이 대입의 무게를 온 어깨로 짊어져야 하는 고통이 갈수록 추가되는 곳이 되고 있다.
이러한 괴리감에서 이제 더 새로워지는 고교학점제는 그 교육과정 운영의 우수성과 타당성을 인정받으면서도, 수능이 강화되고 있는 한, 그 괴리감의 고통과 짐의 무게를 고스란히
다시 학교의 부담으로만 가중하는 것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Chapter 5 진화하는 교육 현장, 그 방향의 모색
수능과 실력, 이 관계를 한번 봐야 할 것 같다. 수능성적이 높으면 실력이 있고, 수능성적이 낮으면 그만큼 상대적으로
실력이 낮다는 판단이 이 관계성이다. 여기서 우리가 면밀히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은 실력이 무엇이냐의
문제이다. 실력은 단순히 지식 보유의 개념으로만 보아도 될 것인지 아니면 실천의 문제로까지 확장해야
하는 것인지를 고민하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우리는 실력자를 추구한다. 삶은 이론이 아니라 실전이고 실전은 행동이다. 그리고 삶이라는 영역은
혼자가 아니고 여러 사람이 엮이고 함께하는 공감이고 여건이므로 이는 결국 관계 영역인 것이다. 삶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기존의 지식을 대입해서 해결되는 것은 거의 없고, 그것을 응용해야 하는 새로운
차원의 문제가 속출하는 곳이다. 그래서 미래 역량은 문제해결력, 창의력, 협업 능력이 요구된다.
이 책은 고교 교육의 다양한 면모를 전문가다운 깊이로 담았기에 아직 초등자녀를 키우는 입장에서 그 내용이 꽤나
방대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한편으론 프로슈머 교육론, 대안교육, 통합교육, 다문화 교육 등을 다루는 부분은 초,중,고를 막론하고 그 맥을 쭉 가져가고자 하는 저자의 교육관에 동의가
되어 읽는 내내 마음이 좋았다. 우리의 교육환경도 이렇게 인식이 깨이고 진보한다면 소외되는 소수 없이
교육으로 통합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인식의 전환 역시 교육의 몫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매번 대입 제도가 바뀔 때마다 이전 제도의 문제점을 수정하여 바뀌어도 결국 또 다른 문제점이 불거지기에 해답이
없는 것 같은 우리의 대입 제도에 대해 문제점 나열에서 그치지 않고, 고교정상화를 위한 대입 해결책을
내놓으려는 저자의 많은 고민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것은 고교 생활이 대입을 위한 것이 되지 않고, 고교 교육과정 자체로
학생의 역량이 발휘되고 온전한 고교 생활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저자의 희망이기도 하며, 자녀가 행복한
청소년기를 누리며 건강하고 건실한 성년으로 커 나가기를 바라는 나의 마음이기도 하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후기를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