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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떠나면 고맙다고 말하세요
켈리 함스 지음, 허선영 옮김 / 스몰빅아트 / 2021년 8월
평점 :
맘스프린가!!
나는 100% 엄마이면서도 여전히 100%나 자신일 수 있다.
남편이 떠나면 고맙다고 말하세요'
죽고 못 사는 부부가 아니라면 보통의 부부들은 이런 생각을 하지 않나?
직장인이 사직서를 품고 살듯 이혼서류를 품고 산다는 말이 있지 않나?^^
제목을 보고 남편이 죽는 건가?
아니면 스스로 떠나는 거?
그럼 당연히 고맙다고 말해야 하지!!
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사라졌다.
영문도 모른 채 두 아이와 대출이 잔뜩 있는 집만 덩그러니
그녀에게 주어졌다.
전업주부로 살던 그녀는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웠다.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는 것도 경제적인 것도 ....
혼자서 두 아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도...
다행히도 가족 같은 친구가 그녀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줬다.
전업주부였던 그녀는 단숨에 도서관 사서로 변신했고 담보대출을
이자가 더 싼 대출로 바꿔 사라진 남편이 주지 않는 양육비 없이도
아이들을 근사한 사립학교에 보내고 먹는 거 입는 거 부족함 없이
그렇게 3년을 쉼 없이 달려왔다.
그런 그녀 앞에 3년 만에 나타난 남편!!
남편은 이제서야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싶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아빠 노릇을 하고 싶다고 한다.
그녀는 아이들을 뺏길까 두렵다.
그녀에게는 아이들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남편이 일주일만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해서
아이들을 설득해 그 시간을 가지게 하고 본인은 3년 만에
휴식시간을 갖게 되지만 뭘 할지 모른다.
겨우 생각한 게 직무연수를 가는 거였다.
뉴욕으로!
그녀에게 뉴욕은 또 다른 추억으로 가득한 곳!
학창 시절 화려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녀는 뉴욕에 있는 친구에게 연락을 해서 만나기로 하고
떠났지만 뜻하지 않게 친구를 만나지 못해
호텔에서 1박을 하게 된다.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했던 그녀는 전 남편이 준 카드로 300달러를
결제를 하게 된다. 그것도 아주 미안한 마음으로....
다음날 카드사로 받은 전화에서 그녀의 이름으로 발급된 또 다른 카드가 동시간에 홍콩에서 사용된 내역이 확인된다고 한다.
그제서야 남편이 떠난 이유와 3년간의 생활이 짐작이 된다..
남편에게는 또 다른 여자가 있었다.
아주 어리고 왁싱과 네일숍에서 500달러를 쓰는 여자!!
자신이 아이들의 교복값과 대출금을 걱정할 때
남편은 내연녀의 속옷과 왁싱 값으로 500달러를 기꺼이
결제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간 뉴욕에서는 엄마가 아닌 여자로서의 삶을 살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늘 그녀 곁에 있는 친구들이 그녀에게 또 다른 시간을 가지게 도와준 것이다.
그러던 중 아이들과 함께 있는 전 남편의 개떡 같은 전화가 온다.
일주일만 아이들과 있겠다던 남편이 방학 내내 아이들과 있고 싶단다.
그녀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
나는 그녀 마음이 이해가 갔다.
그동안 딸과 주고받은 메일에서 아이들이
아빠에 대한 마음의 변화를 읽고 있었고 그 마음에서
자신의 자리가 없어 질까 봐 불안했을 것이다.
남편이 하는 말이 너무 아픈데 아이들을 위해서는
좋은 기회가 되는 일들이었으니까 말이다.
아이들이 힘들게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현실... 그
녀와 함께 있을 때 힘든 일들이 남편과 함께 있으면 너무 쉽다.
그 현실이 얼마나 비참하고 아팠을까...
그렇게 짧은 휴가를 끝내고 돌아온 그녀
뉴욕에서 만나 새로운 사랑과 삶들을 그리워하는 그녀 ..
그녀가 만난 새로운 사랑에 대한 그리움도 가득했다.
하지만 그녀에게 늘 아이들이 우선이었다
현실에 다시 충실하면서 살아가자 했는데 딸에게 사고가 생긴다.
그 사고로 인해 뉴욕에 있던 친구와 그녀의 사랑까지 오게 되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이 책에서 또 하나의 재미는 딸이 엄마에게 보내는 메일들이다.아주 당돌한 10대 소녀의 마음들을 읽을 수 있고
아빠에 대한 마음의 변화 또한 알 수 있다.
이 이야기는 표면적으로 보면 싱글맘과 싱글대디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인 거 같지만 이 세상 모든 엄마에게 여자로서의 삶을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주는 거 같다.
엄마가 되면서 나 역시 모든 게 아이들 위주로 돌아간다.
내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 내가 뭘 좋아했는지, 내 꿈이 뭐였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
늘 아이들이 남긴 밥을 먹었고, 아이들이 어릴 땐 그마저도 허락되지 않아 국에 만 밥을 마셨다.
아이들 입에 머리카락이 들어갈까 늘 머리를 질끈 묶어야 했고 외출할 때도 남편과 아이들을 챙기고
얼굴에 선크림만 대충 바르고 나가는 나였다..
이런 삶이 그녀가 아이들을 우선시 하면서 지내는 삶과 너무 닮아 있었기에
마치 내가 그녀가 된듯한 기분으로 책을 읽은 것 같았다.
그녀가 뉴욕에서 화려한 삶을 살 때 마치 내가 그녀가 되듯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여전히 나 역시 아이가 먼저이지만 나로 살아가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균형을 맞추기란 쉽지 않다.
일단 남편이 말없이 사라지길 바라야 하는 걸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서평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