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줄게요 - 늘 괜찮다는 당신에게
박지연 지음 / 어바웃어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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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 주다' 에서 받침 하나만 바꾸면 '알아주다'가 됩니다.

누군가를 안아준다는 건 그 사람을 알아주는 일입니다.

- 안아 줄게요/ 박지연

책을 받아 든 순간 따뜻함이 느껴졌다.

어릴적 큰 곰인형을 안고 있으면 편안함을 느껴 본 경험이 있다.

항상 잠자리에 함께 하는 친구이기도 했다.

사실 아직도 나는 인형을 안고 잔다.하루를 끝내고 곰인형을 안으면 드는 편안한 감정이 이책에서 말하는 위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곰인형은 말을 할 줄 모른다.

아무 말 없이 상대를 가만히 안아 준다는건 백 마디의 말보다

더 나은 위로가 되기도 한다. 

박지연 작가는 '위로'를 테마로 주고 작업을 하는 작가라고 한다.

「초코가루를  사러가는 길에 「고양이 가면」이라는 책을 이미 출판 경험이 있는 작가였다.

이 두책이 궁금하여 검색 해 보니 초코가루를 사러가는 길에 역시

곰인형이 따뜻한 코초우유가 든 잔을 들고 있는 모습이 있었다

작가는 마음이 참 따뜻한 사람인거 같다.

따뜻함을 아는 사람이니까 이런 책을 쓰지 않았을까??

나에게 어떤 위로 가 될 책일까 기대를 가지고 책장을 넘겨 본다.

" 물은 0도에서도 녹지만

누구든 무엇이든 안아주는 까닭은

상처로 굳어진 마음은 36.5도에서 녹는다는 믿음 때문이다 "p11

이 글귀를 보면서 그냥'아....' 이 한마디가 입 밖으로 나왔다.

36.5 도  사람의 체온!!

위로가 필요한 사람은 사람의 온기가 필요한 것이었다.

힘들고 지칠 때 자신을 위해주는 한 사람의 포옹만 있으면

그 마음이 눈 녹듯  녹는 것이다.

" 외로움의 증폭기 "

정사각 세상 속에 정제된 행복을 담고

#일상 #데일리 # 소통 #좋아요

사람들을 유혹할 주문을 적었다.

다른 이들에게 하트 발자국을 남겨

내 방문을 알리는 일도 빼놓지 않는다.

정사각 세상 속을

분주히 돌아다니는 동안

휴대폰 화면 가득 하트가 그려졌다.

그런데

왜 이렇게 외롭지? p74

가끔씩 이런 외로움을 느껴 본 적이 있지 않은가?

아마.. 36.5도 가 없어서일까?

왜 그 답은 안 주고 질문만 던져 놓은 겁니까? 작가님~~~


▶첫 번째 포옹 안부를 묻는 시간.

첫 번째 장에서는 사람뿐만 아니라 사물을 안고 있는 곰의 그림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사물을 왜  위로할까??

하면 글을 읽고 또 읽었다.


폐기물 스티커를 붙인 버려진 서랍장을 안아 주고 있는 곰

전단지를 덕지덕지 붙이고 있는 전봇대를 안아 주고 있는 곰.

어떤 벽이 내 앞에 나와도 주저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망치를 꼭 안아 주고 있는 곰.

아마도 사물을 통해 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표현하려고 한거 같다.

버려지고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삶과 항상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지만 너무 힘들어하는 삶들을 말이다

▶▶두 번째 포옹 ' 우리'라는 이름의 온도

나는 이 두 번째 포옹 의장의 울림이 가장 컸다.

" 우리의 정은 아무도 다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경찰이다'"


"마음속에서 두려움을 지우고, 살려내겠디'라는 다짐만을 남긴 채 시뻘건 불길 속으로

가장 먼저 뛰어든다"


"더 아름다워지고 싶고, 더 오래 살고 싶은 당신의 욕망을 채워 주기 위해 우린 태어났다....

운 좋게 실험에 통과하고 회복된 우리를 기다리는 건 안락사."

​"영혼 살인, 4만 5011명, 지난 10년간 영혼을 '살해' 당한 아이들이 숫자다"

지켜주지 못한 어른들이 미안해........

읽는 내내 나는 눈물이 났다.

짤막 짤막 한 글들이었지만 큰 곰이 그들을 안아 주면서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말하는 거 같았다.

이 세상에는 36.5의 체온이 필요한 곳이 너무 많다.

아픈 아이가 기도를 하는 이 페이지에서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 더 오래 머무를 수밖에 없는 페이지였다.

아이가 원하는 것들을 읽어 내려가는데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일들..

어른들은 지금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기 바라고 어떤 게 행복인지 모른 채

입 버릇처럼 더 행복하고 싶다고 말하는데.....

이 작은 아이는 그저 떡볶이를 먹고 동생 로봇을 조립하고 싶단다..

그게 달님에게 비는 소원의 전부다..

우리가 무엇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페이지였다.

마지막 쪽에는 이렇게 곰이 안아줄 테니 힘든일을 적어 보라는 듯이 빈 페이지가 있다.

가만히 나의 힘듦을 꾸역꾸역 적어 볼까?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는 적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은 한 사람을 위한 위로가 아니었다.사회 모든 사람들 ,동물들 ,사물들을 위한 위로였다.

그들에 대한 위로를 보는 순간 나의 힘듦은 아무것도 아니구나 싶었다.

오히려 나의 체온을 그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힘든 일을 적는 여러 페이지 중에

내가 정말 위로가 필요한 날이 있으면 한 페이지 정도는 적고 곰에게 안아 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서평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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