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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 전문화된 세상에서 늦깎이 제너럴리스트가 성공하는 이유
데이비드 엡스타인 지음, 이한음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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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문제, 내용 반복이 있긴 하지만, 조기 교육이라는 종교를 맹신하고 있는 한국 부모와 이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초중고대대학원직장인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 인공지능 개발자로서, 오버피팅된 인간이 오버피팅된 모델과 공통점이 많은 걸 발견하는 게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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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나라, 브라질 빠우-브라질 총서 2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김창민 옮김 / 후마니타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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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를 다닐 때 방학이 되면 두 달의 시간 동안 똑같은 일상을 지내는 게 지루해 해외여행 가는 게 취미가 된 적이 있다. 당시엔 책을 읽는 걸 좋아하지 않아 가이드북에 짧게 나오는 그 나라의 역사, 문화 등의 소개조차 읽질 않았다. 책을 좋아하게 된 이후로도 막상 읽으려고 하니 가고 싶은 나라는 많아지고, 한 나라만 가도 인도 같은 나라의 경우 어떤 책을 읽어야 될 지 몰라서 결국 몇 권 읽지도 않고 여행을 떠났다.

 근데 브라질에 대해서는 책을 읽고 싶어졌다. 가고 싶은 나라는 많은데, 콕 집어서 어딜 딱 가고 싶은 나라가 없었다. 남미를 여행가고 싶었지만 어느 나라에 꼭 가서 뭘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 다만 한 나라에 오래 머물러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을 뿐이었다.

 삼바춤과 축구 밖에 떠오르지 않는 나라, 그 나라가 궁금해져 책을 펼쳐 보니 삼바와 축구 얘기는 하나도 없었다. 역사를 좋아하질 않아 역사 부분이 맨 첫 장이었을 땐 다른 부분부터 읽을까 고민도 했지만, 막상 읽어 보니 굉장히 흥미로웠다.

 처음 발견된 시점엔 포르투갈이 무관심했던 나라, 하지만 예수회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예수의 왕국을 세울 수 있는 나라였던 곳. 비약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예수회 사람들의 놀라운 선교에 대한 열정 덕분에 지금의 브라질이 있었다고 말하는 저자의 주장을 반박하기에는 책 속에 그려지는 브라질은 너무나도 이상적인 사회가 되어가고 있었다.

 인종차별이 만연한 시대에 인종차별이 근거 있다는 주장을 그냥 무시해버린 나라, 그래서 평등한 현실을 만들어내어 비하적인 단어가 국어사전에 존재하지 않는 나라.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데에는 끊임 없는 새로운 인종(인종을 나눈다는 것 자체가 가능한 건지 생각해봐야겠지만)의 유입과 사회적으로 인종차별이 용인되지 않았던 문화 덕분에 순수한 혈통과 그렇지 않은 혈통을 구분짓기 어려웠던 것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브라질은 전쟁을 증오하는 나라이고, 전쟁을 모르는 나라라고 한다. 이러한 박애주의적 태도는 대중들의 성격과 브라질인의 타고난 관용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이는 역사적으로 종교적 박해가 없었고 내부 분란이 적었던 덕분인지도 모르지만, 점점 더 브라질의 문화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어졌다.

 설탕, 카카오, 담배, 고무, 금, 다이아몬드, 커피 등 넘쳐나는 자연자원으로 위기가 오기도 하고, 그 위기를 극복하기도 했던 브라질, 과연 그 풍요로운 대지와 기후가 형성한 느긋한 문화가 지금도 그곳에 있을까? 지금도 있을 거라고 기대하기엔 70년이라는 세월 동안 신자유주의가 브라질에 미쳤을 영향 때문에 실망이 클 것 같다. 세바스티앙 살가두의 사진을 통해 바라본 브라질, 숲이 사라지고, 수백미터의 땅굴이 파져 있는 광산에 신분과 관계 없이 너도나도 일확천금을 얻기 위해 몰려든 사진. 그래도 어쩌면 하는 마음으로 인터넷으로 검색해 본 브라질은 이미 책에 나와 있는 브라질이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브라질에도 책에서 묘사한 이상적인 유토피아적 문화가 남아 있다면, 그것은 정말로 예수회 덕분일까? 아니면 츠바이크가 몰랐던 다른 무언가가 있었던 것일까? 1984년에 쓰여진 호베르뚜 다마따의 <브라질 사람들>(빠우-브라질 총서 01)도 읽어보고, 앞으로 나올 브라질 책들을 읽고 실제로 브라질로 여행까지 간다면, 어떤 경험을 하게될 지 궁금해진다. 한국의 유교적 문화하는 상당히 달라 보이는 브라질의 문화를 느끼고, 빠져보고, 취해보고, 변해 있는 나를 만나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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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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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왜 유명한지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파수꾼을 읽으면 그 환상은 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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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들
레나타 살레츨 지음, 박광호 옮김 / 후마니타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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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 대한 내용은 아니고, 현대사회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불안들을 정신분석적으로 해석한다. 정신분석 개념을 몰라도 예시나 예화를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개념을 알고 읽으면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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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난, 마오로드 - 신이 된 마오쩌둥 나남신서 1795
서명수 지음 / 나남출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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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난 마오로드에서 후난과 마오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로드"에 관심이 갔다. 내년에 세계여행을 갈 계획을 하고 있으나, 나의 계획에 중국은 들어있지 않았었던 차에, 실크로드만 알고 있던 나에게 중국의 "마오로드"는 꽤나 구미가 당기는 여행으로 느껴졌고, 더군다나 믿음이 가는 "나남출판"이라 더욱 기대가 컸다.

 

1부의 초반은 좋았다. 이름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마오쩌둥과 천안문 사태에 대해서 정확히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다시 말해 중국의 현대사에 대해 아는 것이 전무한 사람인 나에게 마오쩌둥이라는 과거의 인물과 과거의 인물을 신처럼 떠받들고 섬기는 라오바이싱의 문화는 굉장히 신선했기 때문이다. 특히나 마오쩌둥이라는 인물이 덕치를 통해 서민의 마음을 사로잡은 군주가 아닌,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무력정치에 정통했던 인물이었기에 더욱 놀라웠다. 과거 한국의 군사통치 시절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자비했던 마오쩌둥, 그렇다고 별다른 업적을 남기지도 않은 것 같은 마오쩌둥을 찬양하는 라오바이싱의 이해할 수 없는 태도는 책을 읽는 내내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아 있었다.

 

1부 붉은 여행에선 후난의 여러 지역에 걸쳐 있는 마오쩌둥의 유적들이 어떻게 국가적인 차원에서 관리되고 라오바이싱들에게 광고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면서, 마오쩌둥의 신화가 어떻게 국가적인 차원에서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너무 노골적이고 심하단 생각이 드는 한 편으로 모든 국가는, 정확히는 국가를 지배하고 있는 자들은 누구 하나 빠짐 없이 이런 수단을 활용한다. 잘 활용하는 자들이 지배하는 국가일수록 더욱 교묘하고, 더욱 깊이 서민들의 삶에 침투한다. 한국만 해도 백두산 여행, 금강산 여행 등의 여행이 있지 않은가.

 

2부 붉은 욕망에선 마오쩌둥이 중국인들에게 왜 그렇게 소비되는지를 어렴풋하게 짐작할 수 있도록 보여준다. 마오쩌둥이 좋아했던 매운 음식들을 먹으며, 그의 시대를 추억하는 것이 아니라(그의 시대는 폭력이 난무하고 경제정책마저 실패했던 시대이기 때문에)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혁명의 의지를 되새겼던 것.
그 밖에도 마오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그는 말로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라고 외치지만, 실제로는 "(라오바이싱들이여) 모든 인민은 마오쩌둥을 위해 복무하라"라는 칙명을 내렸던 것이라고 말한다.
수십 억 인구 중 한 명의 라오바이싱으로 태어나 수십 억 명의 라오바이싱 위에 군림한 마오쩌둥, 라오바이싱들이 오랜 세월 동안 모신 재물신 "관우"에서 새로운 재물신으로 "마오쩌둥"을 모시게 된 건 비단 재물만이 아니라 권력에 대한 욕망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3부까지 다 읽고 나니 처음의 의문이었던 왜 폭력의 시대였던 마오쩌둥의 시대로부터 살아남은 자들이 가해자인 그를 찬양하는가에 대해서 나름의 답이 나왔다. 마오쩌둥의 시대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 건 그를 비판하기 위해선 먼저 마오쩌둥의 시대에서 살아남은 자기 자신에 대한 비판부터 해야하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 역시 마지막 장에서 나와 같은 해석을 내놓는다.
하지만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정말 무서워지는 것은 마오쩌둥의 신격화를 더욱 강화시키는 중국 정부의 정책이다. 마오를 숭배하는 문화를 의도적으로 형성하고 더 견고히 만드는 중국 정부의 속내는 과연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글을 끝맺기 전에 책에 대한 비판을 해야겠다. 굳게 믿고 있었던 출판사의 책이었기에 내용의 질에 있어 큰 기대를 했었으나, 기대만큼이나 큰 실망을 했기 때문이다. 1부에서 유독 심했던 똑같은 내용의 반복, 점점 그 빈도가 줄어들긴 했지만, 책의 마지막까지 중복된 내용의 반복은 계속되었다.
또한 불필요한 사진이 너무 많이 삽입되었다. 정보전달용 사진이라곤 하지만, 정보전달의 기능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진들, 굳이 넣을 필요가 없는 사진들이 너무 많이 삽입되어 지면을 낭비했다.
또한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마오쩌둥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보이는 설명들로 채워지고, 내가 생각한 로드의 이미지와는 다른 내용의 글들이 많아 특정 테마가 있는 기행문으로서 그리 적절치는 못했다고 본다.
내용을 깔끔하게 추려내고, 정말 필요한 사진만 넣어 쪽수와 가격을 줄여, 좀 더 정돈된 책을 담아냈으면 좋았을텐데 지금의 책은 사진과 중복된 내용의 삽입, 불필요한 내용을 삽입하여 쪽수를 늘리고 가격을 높여, 상품으로 말하면 과대 포장 또는 질소 포장을 하여 거품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 출판된 책처럼 보였다. 앞으로 이어지는 시리즈에서는 이러한 점들이 개선되어 출판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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