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 이야기 2 - 변화의 힘 마시멜로 이야기 2
호아킴 데 포사다.엘렌 싱어 지음, 공경희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읽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신나게 까야지하는 생각으로 들은 책이다. 역시나 첫 장부터 깔 것들이 수두룩하게 나온다. 전편에 이어서 이번엔 자타공인 마쉬멜로우 법칙으로 유명해지고 또 성공한 찰리가 나온다. 근데 그 성공의 의미가 꽤나 눈에 거슬린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고 그 일을 통해 자아를 실현한 사람으로서의 성공이 아니다. 오로지 돈이다. 고급 스포츠카, 그 밖에도 돈을 많이 버는 자신을 남들에게 드러내기 위해서 사게 되는 무수히 많은 상품들, 그리고 이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연봉! 찰리가 선택한 일이 자신에게 정말 맞는지에 대한 고민은 엉뚱하게도 찰리 본인이 아닌 회사 사장 아들이 하고 있다. 그것도 꿈을 찾는 방법은 나오질 않는다. 단지 꿈을 가지라고 말하고, 이를 이루기 위한 목표와 장단기 계획을 세우라고 말할 뿐이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꼭 희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희생이 필요하다는 말인 즉, 그 꿈을 이루는 과정이 행복하지 않다는 뜻이다. 꿈을 이루는 과정이 행복하지 않다면, 그 꿈이 정말로 내가 이루고 싶은 꿈인지를 되물어보는 게 먼저 아닐까?

 

여기서 말하는 마쉬멜로우가 가지는 의미도 이상하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가 있는데, 돈과 하고 싶은 일이다. 돈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온다. 그래서 펑펑 쓰지 말라고 한다. 나중에 꿈을 이루기 위해서 한 방에 크게 써야 하니까. 그러니까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돈을 모아가지고 그걸로 하고 싶은 일을 하랜다.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된 뒤에도 마쉬멜로우는 계속 아껴야 한다. 만족은 계속해서 뒤로 미뤄져야만 한다. 즉,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계속 뒤로 밀린다. 그러다 죽으면 어쩌라는 건지.

 

마쉬멜로우 법칙이다 뭐다 대단한 걸 설명하듯이 작가 스스로가 얘기를 하고, 그러한 작가의 내면을 반영하듯이 굉장한 비밀을 알려줄 것처럼 보따리를 조금씩 풀어내는 이야기에서 나오는 보물은 또 어떤가? 너무나 평범하다. 그만큼 두루뭉실한 이야기들이 많다. 최근에 읽은 콜드리딩에서 배운 표현이 있는데, 용어를 까먹었다. 혈액형별 성격, 심리테스트를 하면 나한테 맞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하는 그런 화법. 그게 내가 보는 마시멜로의 법칙이다. 그래도 무시할 수 없고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읽히는 건 그런 평범한 법칙을 사람들이 필요하단 걸 알면서도 체득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중학교를 거쳐 대학교까지 9년이란 시간 동안 과제와 시험을 준비할 땐 그렇게 계획을 잘 세웠으면서, 현재의 내게 계획이란 존재하질 않는다. 사실 목표도 그리 분명치 않다. 목표와 계획이 없으니 평범한 표현이지만, 정말로 길 잃은 어린 양과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 현재 사귀고 있는 대학생인 여자친구를 보면 그 차이가 더욱 도드라지게 드러난다.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매일마다 할 일을 정해놓고 계획적으로 사는 여자친구, 그리고 목표도 없이 무계획적으로 살면서 매일마다 해야지해야지 해놓고 하지 않는 일들이 너무나 많은 나. 이것만 고쳐도 내가 욕을 한 바가지로 한 이 책의 가치는 내 인생의 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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