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떡같이 말하면 개떡같이 알아듣습니다.. - 그렇게 말해도 이해할 줄 알았어!
김윤정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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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잘 안다. 그러나 마음이 다칠까 봐 이렇게 저렇게 돌려 말한다. '내가 이렇게 말해도 잘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 채로."



 제목 한번 잘 지었다. 개떡같이 말하면 개떡같이 알아듣는다니 말이다. 우리는 개떡같이 말하면서 찰떡같이 알아듣길 바라고 있다. 그게 문제다. 찰떡같이 말해도 개떡같이 알아듣는 일이 다반사다. 그런데 그 반대로 행동하면서 그러면 안 된다. 그러니까 대화가 통하지 않고 똑같은 말을 해도 오해를 하게 된다.



 저자 김윤정은 공감통역사로 불린다. 왜 그럴까? 저자는 동시통역사가 되고 싶었지만 하지 못하고 방황했다. 그리고 아무 준비 없는 결혼으로 도피한다. 하지만 전쟁 같았던 결혼생활을 보냈다. 그래도 가정을 지키기 위해 상담과 비폭력대화를 배웠다. 그때, 저자는 다른 사람의 감정과 욕구를 통역해내는 능력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가장 힘든 순간 자신의 강점을 알게 되는 것처럼 인생은 참 아이러니하다. 그렇게 저자는 여자의 마음을 남자에게, 남자의 마음을 여자에게 통역해주는 공감통역사로 다시 태어났다. 



 상담을 한 번이라도 받아본 사람은 알겠지만, 상담사는 상담을 진행하는 내담자에게 이렇다 저렇다 지시하지 않는다. 그냥 내담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역할을 많이 한다. 그래서 상담을 받더라도 결국 내 길은 내가 스스로 찾아야 한다. 그리고 꼭 그래야만 한다. 상담자에 의지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닌 다른 것을 원한다면 결국 다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찾는 작업을 해야 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의 목차를 보자. 아주 살벌하다. 절대로 상담자가 하지 못할 말들이 잔뜩 적혀있다. 그야말로 뼈 때리는 팩트 폭력들이다. 저자는 상담을 할 때 듣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조심해서 상담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러지 않았다. 조금 아프더라도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어금니를 굳게 악물고 적었다.



 상담했던 당사자가 만약 이 글을 본다면 처음에는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사람도 알아야 할 건 알아야 한다. 더 이상 현실도피만 해서는 달라지지 않는다. 현실을 직시하고 내가 무엇을 변화시켜야 하는지 알아야 하는 것이다.



 연애와 결혼생활, 가족, 자녀, 그리고 회사와 자기 자신에 대한 많은 상담사례들에 대해 달콤살벌하게 팩트 폭력하는 저자로 인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삶의 지혜가 담겨있는 저자의 조언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 특히 남자의 마음을 표현해주어 내 남편과의 관계도 어떻게 더 좋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얻었다.

차이를 존중해라, 갈등은 나쁜 것이 아니다. 자기가 피해자인 양 소설을 쓰지 말아라. 잘잘못 따지기, 비교하기, 당연시하기, 책임 전가하기, 강요하기. 일명 잘비당책강을 멈춰라. 화가 났을 때는 긴장을 풀고 진정하는 타임아웃 시간을 가져라.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을 용서하고 자신과 화해하고 자신을 돌보고 사랑하는 마음을 회복해야 한다는 점을 배울 수 있었다.



 나를 사랑해야 내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 지금 관계로 힘들다면 우선 나와의 관계를 회복해보자.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도 나의 느낌과 감정을 잘 알아야 가능하다. 그리고 나의 진솔한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고 내가 원하는 바를 요청하고 요구하는 자기주장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사람이 기분이 상하는 것은 그 사람에게 뭔가 필요한 게 있다는 의미다. 그 욕구를 찾아내는 연습을 해보자.



 그리고 저자가 알려준 남성을 대하는 방법은 참 유용했다. 남자를 변화시키는 것은 '인정'과 '칭찬'이라고 한다. 일단 뭐라도 잘한 것을 칭찬해야 하고, 결과가 나쁘더라도 애썼음을 인정해주고 이면에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음을 믿어주어야 한다. 나는 남편에게 바라기만 했다. 남편이 잘하고 있는 일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지금부터 남편이 잘 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칭찬을 듬뿍듬뿍 주어야겠다.



 책에 나오는 대로 (1) 오늘 내가 느낀 부정적인 감정, 좌절된 욕구는 무엇인가? (2) 오늘 내가 느낀 긍정적인 감정, 충족된 욕구는 무엇인가? (3) 좌절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고, 상대에게 부탁할 것은 무엇인가?를 매일 적어보며 나의 감정과 욕구에 솔직해지는 시간을 가져보겠다.



 정말로 속 시원한 인생 설명서 한 권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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