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은 어떻게 슬퍼하는가
바버라 J. 킹 지음, 정아영 옮김 / 서해문집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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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물은 어떻게 슬퍼하는가, 바버라 J. , 서해문집

 

종종 동물은 인간보다 낫다. 특히 올 3월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대통령 선거 결과를 해석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나는 공감에 방점을 찍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2014년의 4월 세월호 참사는 잊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 그때 정부에서 보여준 무능한 대처 방식과 유가족들의 가슴을 할퀴는 언론을 잊을 수 없다. 분명 당시 유가족들의 입장과 대척점에 서 있던 정당이 후원하는 사람이 투표 결과, 승리하였다.

사람은 공감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던가. 최소한 가족 구성원 중에 어린이가 있다면, 혹은 먼저 가족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다면 조금 더 따뜻한 표를 던져야하지 않았을까.

이 책에 나오는 코끼리만도 못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아니다. 코끼리에 대한 모독이다. 책에 나오는 코리기 타라와 윙키, 시시는 추모를 할 줄 안다. 자신의 동료 티나가 죽음을 맞이하자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를 한다.

“2004년의 타라는 코끼리 친구 티나를 막 잃은 참이었다. 그건 윙키와 시시도 마찬가지였고 이 두 코끼리는 티나가 죽은 날 밤 내내, 다음날이 되어서도 티나 곁을 지켰다. 둘은 생추어리 직원들이 아무리 먹이를 먹거나 물을 마시고 오라고, 아니면 산책이라도 좀 하다 오라고 해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튿날, 타라는 소리 내 울부짖었고 직원들이 자신을 돌봐주기를 바랐다. 시시는 묵묵히 시신을 지켰고, 윙키는 경직된 채 주변을 서성거렸다. 또하루가 지나고 시시는 생추어리의 다른 구역으로 이동하기 전에 어떤 선택을 내렸다. 지켜보던 모든 사람이 놀랄 수 박에 없었던 선택을. 시시는 자신이 아끼는 타이어, 자신의 둘도 없는 애착물을 티나의 무덤 위에 올려놓았다. (123~124)

나는 특히 코끼리 시시가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타이어를 내놓은 장면이 뭉클하였다. 자신의 보물 1호이자 분신이나 다른 없는 존재를 동료의 무덤 위에 헌정하는 것이다. 사람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아니, 나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상대방을 존중한다면, 상대방의 아픔에 공감한다면, 우리는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그 무엇이라도 내어주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존중과 공감의 가치는 뒤로 하고 돈과 권력을 앞세우는 그런 방향으로 거칠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예감이 든다.

 

 

2004년의 타라는 코끼리 친구 티나를 막 잃은 참이었다. 그건 윙키와 시시도 마찬가지였고 이 두 코끼리는 티나가 죽은 날 밤 내내, 다음날이 되어서도 티나 곁을 지켰다. 둘은 생추어리 직원들이 아무리 먹이를 먹거나 물을 마시고 오라고, 아니면 산책이라도 좀 하다 오라고 해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튿날, 타라는 소리 내 울부짖었고 직원들이 자신을 돌봐주기를 바랐다. 시시는 묵묵히 시신을 지켰고, 윙키는 경직된 채 주변을 서성거렸다. 또하루가 지나고 시시는 생추어리의 다른 구역으로 이동하기 전에 어떤 선택을 내렸다. 지켜보던 모든 사람이 놀랄 수 박에 없었던 선택을. 시시는 자신이 아끼는 타이어, 자신의 둘도 없는 애착물을 티나의 무덤 위에 올려놓았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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