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 - 이제부터 당신 메뉴에 '아무거나'는 없다
마틴 코언 지음, 안진이 옮김 / 부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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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 마틴 코언, 부키

프리드리히 니체는 항상 고기에 집착했다. 특히 그는 샤퀴테리(돼지고기로 만든 프랑스식 건조 가공육)를 좋아했고 갖가지 햄과 소시지에서 영감과 기력을 얻었다. 초인이라는 철학적 개념을 창시한 악명 높은 철학자 니체는 잠시 채식을 해보기도 했지만 식상활에서는 건강보다 쾌락을 우선시하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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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는 부족함 없이 잘살던 부르주아 집안에서 태어나 늘 비싼 음식을 푸짐하게 먹고 적포도주를 잔뜩 마셨는데도 불구하고 뚱뚱한 사람을 가혹하게 비난했다. 아니 어쩌면 그가 잘 먹고 살았기 때문에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는 사람의 몸에 붙은 살이 저절로 출렁거리는 것이 일종이 기형이며 통제력 상실의 징표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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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런은 캐롤라인에게 라는 제목의 시에서 초콜릿에 대해 이렇게 썼다

! 그렇다면 마실 수 있을 때 실컷 마시자, 기쁨의 물약을

거기서 우리의 열정과도 같은 뜨거운 열정이 끊임없이 흘러나올지니

사랑의 축복이 가득 담긴 잔을 한 바퀴 돌리자

그리고 우리 아래 놓인 달콤한 음료를 벌컥벌컥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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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관한 책은 재미가 없을 수 없다. 왜냐하면 하루 중 먹는 시간이 즐거움인 사람이 많을테니까. 나는 식사보다는 군것질을 더 좋아하는 부류의 사람으로 이 책을 참 재미있게 읽었다. 니체, 칸트, 루소, 사르트르 등 유명한 철학자들이 음식에 대하여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어서 재미있다. 사르트르가 몹시 비만이었다는 사실도 신기하고 칸트는 커피1잔 마시는 것조차 힘들게 결정했다는 것. 칸트가 커피를 하루에 2잔씩 마셨으니 정언 명령보다 더 뛰어난 철학을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하는 실없는 생각도 든다.

1번 밀가루

2번 소금

3번 물

4번 이스트

5번 비타민과 철분

6번 지방(주로 콩기름)

7번 황산칼슘

8번 모노글리세라이드, 디글리세라이드

9번 액상과당

10번 프로피온산칼슘 곰팡이제거제

11번 대두레시핀

12번 스테아릴젖산나트륨

13번 제 1인산칼슘

14번 황산암모늄

15번 효소

16번 아조디키본아미드 표백제

17번 글리세린주석산지방산에스테르

흰 빵에는 이런 재료들이 들어간다. 막연히 몸에는 안 좋겠지 하고 먹었던 프랜차이즈 빵이나 편의점 빵이 몸에 얼마나 안 좋을지 선명하게 알게 되었다.

알다시피 진짜 빵은 곱게 빻은 밀(밀가루), 약간의 물, 이스트, 그리고 소금 한 자밤으로 만든다. 이게 전부다! 요즘 필수로 취급되는 설탕이나 오일 같은 재료는 없어도 된다. 유일한 비법은 반죽을 부풀리고 빵을 부드럽게 하는 이스트 몇 숟가락이다. 45

이런 진짜 빵을 먹어본 적이 언제인가? 봄에는 송정역 근처 비건 빵집 “빵과 장미”에서 두 번 정도 빵을 사 먹었다. 하지만 여름부터는 편리하다는 이유로 프랜차이즈 빵집만 다니고 있다.

조금만 더 발품을 내면 집 근처에 있는 맛있는 빵을 만들어서 파는 빵집 “Dose Doze”에 갈 수 있었다.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100미터만 더 걸어가면 되는 것이었다.

하루 세 끼를 먹고 사는 것은 힘든 일이다. 요리를 싫어하고 시간에 쫓기는 나에게 아이의 저녁 밥상은 항상 고민이다. 정확히는 요리하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는 데 그것은 시간을 쏟아부은 만큼 음식맛이 나지 않아서이다.

주말에는 그래도 시간이 많으니까 요리를 평일보다 더 많이 한다. 토요일에는 카레를 해서 나와 남편이 먹고 아이는 새우야채볶음밥을 해주었다. 나머지 끼니들은 자연드림 생선까스와 자연드림 탕수육과 주먹밥으로 아이를 먹였다. 일요일에는 김밥을 싸서 셋이 먹었다. 이렇게 한 줄로 쓰면 굉장히 단순한 작업처럼 느껴지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자연드림 매장에서 장을 본다. 김, 단무지, 계란, 햄, 맛살을 산다.

없는 재료는 마트에서 산다. 시금치

시금치를 데치고 양념을 한다.

단무지는 체에 받쳐 물을 뺀다.

밥에 소금과 참기름으로 간을 한다.

달걀 지단을 부친다.

햄을 길게 잘라 굽는다.

김에 밥을 곱게 편다.

재료를 모두 올리고 김밥을 싸기 시작한다.

아이 김밥은 작은 크기로 준비한다.

맛있게 먹는다.

설거지를 한다.

이 모든 것을 하는데 2시간이 걸렸다.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려면 내가 양질의 재료를 사서 요리를 하든가 많은 돈을 내고 믿을만한 식당에 가야 한다. 하지만 요리는 너무 피곤하다. 믿을만한 식당은 대체로 가격이 사악하다.

그래서 결국은 배달음식을 많이 먹는다. 가성비에 못 미치는 기름진 배달음식을 먹고 나면 배가 더부룩하다. 지난 주에는 찰순대국밥을 시켜먹었다. 뜨거운 국물이 플라스틱 용기에 배달되어 왔다. 이것을 보며 환경호르몬과 미세플라스틱과 내가 좋아하는 연어 초밥과 바다거북의 죽음을 동시에 떠올렸다. 나와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 환경을 위해서 집밥을 먹는 횟수를 늘려야겠다

알다시피 진짜 빵은 곱게 빻은 밀(밀가루), 약간의 물, 이스트, 그리고 소금 한 자밤으로 만든다. 이게 전부다! 요즘 필수로 취급되는 설탕이나 오일 같은 재료는 없어도 된다. 유일한 비법은 반죽을 부풀리고 빵을 부드럽게 하는 이스트 몇 숟가락이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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