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 교양으로 읽는 마약 세계사
오후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오후, 동아시아

블로그 이웃 프린들님이 강력하게 추천하여 이 책을 주문하였다. 남중생들을 꼬드기기 위한 책들을 찾아 헤매는 중이기 때문이다. 한 권을 다 읽고 나니 역시 프린들님의 판단을 옳다. 남학생들이 열심히 읽을 책이야!

마약이라니, 마약. 평소 마약에 관심이 있냐고 물어보면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지만 언론에 연예인 000, 프로포폴 주사 의혹 이런 기사는 많이 보았다. 미드나 할리우드 영화에서 마약을 흡입하는 장면은 쉽게 찾을 수 있다. 막연히 알고 있던 마약에 대해서 이 책은 정확한 정보를 재미있게 알려준다.

책 104쪽을 참고하면

소프트드럭: 대마초, 카트잎, 엑스터시, LSD

하드드럭: 히로뽕(메스암페타민), 코카인, 헤로인

이렇게 나뉜다고 한다.

또 효과에 따라 구분하면

각성제: 코카잎 베이스, 카트잎, 히로뽕 니코틴, 카페인

억제제: 양귀비 베이스, 물뽕, 케타민, 대마초, 알코올

환각제: LSD, 아야와스카, 엑스터시

이렇게 나뉠 수 있다고 한다.

191쪽에 나온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 이야기도 참 재미있었다.

최초의 마약왕, 마약 카르텔의 창시자, 세계 최악의 테리리스트, 가난한 자들의 로빈 후드, 메데인의 성자,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7개 부자, 온갖 수식을 가지고 있는 콜림비아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 (191쪽에서 인용)

메데인 카르텔의 사업은 날로 번창했고 전성기 때는 전 세계 코카인 시장의 80퍼센트를 지배하며 매주 4억 2000만 달러(한화 4500억 원)를 벌어들였습니다. 에스코바르의 형 로베르토 에스코바르의 증언에 의하면, 그들은 쏟아지는 현금을 묶어두기 위해 매달 고무줄만 2500달러(약 280만 원)씩 구입했다고 합니다. 액수가 너무 많아 돈세탁이 되지 않으면, 돈을 그냥 땅에 묻었습니다. 이렇게 묻은 돈의 10퍼센트가 매년 쥐들의 습격으로 사라졌지만, 그들은 신경조차 쓰지 않았습니다. 돈은 어차피 차고 넘치니까요. 한 번은 땔감이 떨어져 에스코바르의 딸이 추위에 떨자 200만 달러를 장작으로 불을 피운적도 있었습니다. 평생 하나도 갖기 힘든 전세기, 슈퍼카, 호화 저택이 여러 개 있었고, 개인 동물원까지 만들었습니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는 1987년부터 1993년까지 그를 억만장자 리스트에 올렸고, 1989년에는 전 세계 일곱 번째 부자로 뽑았습니다. 당시 그의 재산은 현재 가치로 300억 달러(한화 33조 원)였습니다.

에스코바르는 자신의 부하와 다른 마약상들에게도 후한 대접을 했습니다. 메데인 지역 경제에도 돈을 들이부었죠. 주택 1000채를 지어서 가난한 이들에게 무상으로공급했습니다. 정치적 혼란으로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못할 때 그는 메데인의 복지를 책임졌죠. 무상급식소를 열어 가난한 이들에게 음식을 제공했으며 70여 개의 학교와 운동장, 병원, 교회를 건설해 가톨릭의 지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중략 호의적인 언론을 등에 업은 그는 가난한 자들의 로빈 후드로 불렸고 메데인의 성자로 추앙받았습니다. (199쪽)

마약 카르텔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나중에 에스코바르가 정부와 전쟁을 벌이는데 법무부 청사를 공격하고 대통령 후보 3명을 암살한다. 나중에 자신의 저지른 범죄의 대가로 감옥에 들어가는데 자신이 지은 감옥(이라 쓰고 대저택이라 읽는다)에서 수감생활을 한다. 입이 떡 벌어졌다.

대마초를 합법화한 네덜란드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헤도헨 문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다른 이에게 딱히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214쪽). 그래서 대마초 커피숍이 있다. 커피 한 잔 마시듯이 가서 대마초를 구입해서 피울 수 있다고 한다. 작가는 호기심이 많은 우리 나라 관광객들에게 주의를 준다. 속인주의 법률에 따라 우리는 네덜란드에서 대마초를 피우며 한국에서 벌을 받는다.

세계적으로 마약을 흡입하는 사람들이 대마초를 70프로 가까이 선택한다고 한다. 그런데 특이하게 우리나라는 히로뽕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에서 히로뽕을 생산하여 판매했던 일본 야쿠자의 역사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신체적 위험과 중독성 면에서 히로뽕이 대마초보다 훨씬 무시무시하다. 그래서 정부에서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순식간에 몰입해서 읽을 수 있다. 곳곳에 작가의 유머 감각이 툭툭 튀어나와 재미있다. 마약이라는 소재 자체도 재미있는데 서술 방식도 흡입력 있다. 이 정도면 학생들을 책으로 유인하는 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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