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레시피 - 요리 하지 않는 엄마에게 야자 하지 않는 아들이 차려주는 행복한 밥상
배지영 지음 / 웨일북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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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술술 읽혔다.

재미와 감동이 둘다 있다.

게임 하스스톤을 좋아하는 평범한 남고생이자,

야자를 빠지고 저녁밥 차리는 특별한 남고생인

주인공 남학생이 매력있다.

아들에게 공부하라 잔소리하지 않는 엄마도 대단하다. 아들이 야자를 빠지고 저녁밥을 차리는 것을 이해해주고 요리 레시피 노트를 쓸 수 있도록 격려하는 멋진 엄마. 더 좋은 것은 아주 멋있는 모습만 보여주지 않고 아들이 게임을 많이 할 때 잔소리한다든가 요리 후 뒷정리를 미룰 때 잔소리하는 솔직한 모습도 보여줘서 좋다.

요리할 때는 휴대폰도 안 만진다는 제규의 열정이 멋지다. 그리고 음식 솜씨가 있는 제규처럼 우리 딸이 나중에 커서 요리를 해주고 좋겠다고 상상을 하다가 금세 포기한다. 나도 남편도 요리에 솜씨가 없는데 딸이 요리를 잘 할 리가?

 

"엄마, 난 대학 안가요. 학자금 대출 받아서 처참하게 살 것 같애."

"너 학원 안 보내고 모아놓은 돈 있어. 등록금 내라고 줄 거야."

"싫어요. 학교 공부 자체가 나랑 안 맞아. 내가 왜 ‘최저임금으로 한 달 살기’라는 기사를 관심있게 읽은 줄 아세요? 남 얘기가 아니니까. 내가 그렇게 살수도 있잖아요."



순간, 코끝이 아렸다. 오찬호의 책 《진격의 대학교》에는 ‘대학생=대기업 입사 희망자’라는 공식이 나온다. 남편과 나는 드라마 <미생>을 보면서 "우리, 회사 안 다니길 잘했다. 애들도 보내지 말자"고 다짐하는 바보들. 이런 부모를 둔 제규는 테이블 서너개짜리 식당을 하는 게 꿈이다. 의젓하게 "돈 욕심없어요"라고 말하지만 아직도 잘 때는 이불 덮어달라고, 뽀뽀해달라고 한다.

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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