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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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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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주의자 사전
로버트 토드 캐롤 지음, 한기찬 옮김 / 잎파랑이(제이제이북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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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ptic : 회의주의, 회의주의자, 의심하는 사람


우리는 평소 많은 것들을 무심하게 믿고 넘긴다. 권위있는 사람의 한 마디에 복잡하고 어려운 설명도 금세 수긍하고, 알송달송 믿기 힘든 일들도 언론기사가 나오면 그것이 사실인양 받아들인다. 그래서인가. 세상에는 비합리적 주장과 억지가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 오컬트나 미신, 특정 종교에 대한 맹종 등은 그 일부일 뿐이다. 정치나 경제, 심지어는 비이성적인 모든 것과는 거리가 있을 법한 과학에서도 터무니없는 설명이 등장하기까지 한다.

Sacramento City College의 철학교수인 로버트 T. 캐롤은 1994년부터 인터넷에 초자연적 현상, 미신, 오컬트, 초과학 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항목별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각각의 항목에는 그들의 핵심적인 주장을 소개하고 이들의 주장이 얼마나 비논리적인지, 비과학적인 사고에 기반하고 있는지를 밝히고 있다. 이것이 회의주의자 사전의 시작이었다. 15년이 지난 지금은 700여개가 훌쩍 넘는 엄청난 양의 진짜 사전이 되었다.

왜 회의주의자가 되어야 할까?


회의주의란 증거가 불충분한, 범상하지 않는 주장의 진실성에 의문을 가지고 엄격한 과학적 방법으로 검증 혹은 반증하려는 과학적 태도를 뜻한다. 즉 어떤 사건이나 이론이 엄밀한 과학적 방법, 특히 경험적인 관측이나 실험을 통해 증명되지 않고서는 그 사건의 사실여부나 이론의 타당성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이다. 일반적으로 오컬트나 미신과 같은 비과학적인 설명이 그 타겟이 된다.

회의주의자 사전의 1차적 목표도 바로 UFO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 인류는 외계인에 의해 생겨났다는 라엘리안, 카드점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타로나 점성술 등 과학적 설명과는 거리가 먼 비합리적인 주장이다. 서양문화 속의 다양한 미신도 많은 항목을 차지한다. 기독교의 성물이나 기적의 존재, 마녀와 관련된 여러가지 설명, 13일의 금요일과 같은 미신, 점성술과 타로점, 폴터가이스트와 같은 심령현상 등 이러한 이야기들이 그 어떤 문헌보다도 충실하게 수록되어 있다. (비록 그 신자들에게는 매우 불편한 이야기들로 가득하겠지만 말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얼핏 과학적인 설명처럼 느껴지는 다양한 비과학적, 초과학적 주장들도 수록되어있다. 이러한 주장들은 일견 과학적인 설명처럼 들려 사람들을 현혹하고 순진한 믿음을 악용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한 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모짜르트 효과이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 세 살 미만의 아이들에게서 뇌 발달이 증가한다는 솔깃한 이야기로 한 동안 국내에서도 그와 관련된 각종 자료와 음반이 쏟아져 나왔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효과를 입증할 어떤 증거도 찾지 못하고 있다. 

   
   모차르트 효과는 오늘날 과학과 매체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가지 사례다. 과학 저널에 실린 몇 문단의 암시가 불과 몇 달 사이에 보편적인 진리로 바뀌면서 결국에 가서는, 처음에 대중매체에 의해 자신들의 연구가 왜곡되고 과장되었다고 여기던 과학자들까지도 그 사실을 믿기에 이른다. 그런가 하면 돈 냄새를 맡은 다른 사람들까지 시류에 편승해서 그 혼란에 다시, 자신들만의 신화와 의심쩍은 주장과 왜곡을 더함으로써 대중을 농락한다. ...... 그러고 나면 책과 테이프, CD, 연구소, 정부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온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백만의 사람들이 그 신화를 과학적 사실이라고 믿는다. (모짜르트 효과 Mozart effect, p.425)  
   


확실하지 않은 정보와 이를 악용하는 상술에 이용당하는 모습은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각종 다이어트 용품, 건강보조제의 효과를 설명하는 화려한 문구들은 잘 따져본다면 대부분 근거가 빈약하거나, 조작된 실험을 통해 나온 결과라는 것이 금세 눈에 띌 것이다.

최근에는 취업상담에도 많이 쓰이는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성향측정법도 과학적인 설명과는 거리가 멀다. 칼 융이 제시한 네 가지 심리유형법을 근거로 사람의 성향을 총 16가지로 구분한 이 심리테스트는 일종의 오락을 될 수 있지만, 과학이라고 주장하기에는 그 근거가 너무 빈약하고 비합리적인 가정들로 채워져 있다. 대부분의 심리검사가 그렇듯이 애매모호한 설명은 누가 보아도 "이 것이 바로 내 모습이다." 라고 느낄 것이다.

과학적인 설명이란?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


회의주의자가 된다면 세상에 믿을 것은 하나도 없어보인다. 대체 무엇을 사실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과학(science, p.649) 항목을 보면 그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과학이론은 그 이론에 근거한 예측이 경험적 사실들에 의해 검증될 수 있는 논리적 결과물이어야 한다.  
   


캐롤이 주장하는 회의주의자의 바람직한 태도는 바로 이 논리적 사고와, 검증가능성이다. 제대로된 검증이 가능해야만이 과학으로 인정되는 이런 태도야 말로 진정 회의주의자의 바람직한 모습이다. 물론 이러한 태도가 지나치게 엄격하고 과학주의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아무것이나 믿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그 무엇보다도 과학적인 사고방식은 우리가 미신에 현혹되지 않고, 터무니 없는 주장에 흔들리지 않을 탄탄한 기초를 제공해 준다는 큰 장점이 있다.

회의주의자 사전의 이용법



가장 먼저 읽어야 할 것은 핵심적인 개념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다. 과학(science), 사이비과학(pseudoscience), 형이상학(metaphysics), 창조론(creation science) 같은 중요개념을 먼저 살펴본다면 훨씬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잊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은 "사전"이다. A 부터 Z 까지 알파벳 순서에 따라 나열된 이 사전을 꼭 처음부터 읽어내야할 필요는 없다. 마음 내키는대로 책장을 넘기다 흥미로운 항목에서 눈길을 멈추고 천천히 음미하면 된다. 한 항목을 읽고나면 관련된 또 다른 항목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때로는 낄낄거리면서, 터무니없는 주장에 어이없어하면서 보는 사이에 어쩌면 회의주의자의 태도에 물들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되면서 말이다.  

회의주의자 사전은 지금도 꾸준히 갱신되고 있다. 새로운 항목이 추가되고 낡은 정보는 새것으로 교체하면서 그 생명력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생생한 정보를 원한다면 직접 방문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회의주의자 사전 공식 페이지 :  http://www.skepd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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