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우리가 먹고 마시고 이용하는 모든 일상 영역에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의 흔적이 남아 있다. 흩어진 사고의 기록을 모아놓으면 공통의 문제점이 보인다. 사회초년생으로서 초반 적응 시스템이 없이 현장에 투입됐다는 것, 기본적인 노동조건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 모두가 꺼려하는 일이 조직의 최약자인 그들에게 할당됐다는 것, 학교에서도 일터에서도 가정에서도 자신의 고통을 공적으로 문제 삼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는것이다. 안전교육을 받기보다 ‘이런저런 거 조심하라‘는 식으로말 몇 마디를 듣고 바로 업무에 투입되었고 욕설과 명령 등 비인간적인 대우에 노출됐다. 노동에 단련되지 못한 서툰 몸으로 야근까지 감당했다. 학습도 실습도 아닌 중노동에 심신이 극도로피폐해진 상태에서 그들은 사고를 당하거나 자기 구제로서 죽음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