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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책상
하루 지음 / 아침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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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던 하루님의 산문집! 잔잔하게 읽다가 만나는 따뜻한 문장들이 좋아요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크게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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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태어났는데 엄마가 황서미 - 이상한 나라의 엄마와 도도한 사춘기 소녀의 별거 생활
황서미 지음 / 느린서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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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반세기도 더 이전에 사춘기를 보낸 엄마와 MZ세대라는 애매모호한 말로도 정의할 수 없는 코로나 시대를 관통하며 사춘기를 보내는 딸 곰돌의 이야기. 그저 10대 여중(고)생인 것 만으로도 삶이 힘들 이유가 차고 넘칠 세상인데 어쩌다 태어났는데 엄마가 황서미이기까지 한 곰돌. 그런데 어쩌다 엄마가 황서미여서 이렇게 씩씩하고 당돌할 수 있는 걸까. 할 말은 하면서 멋지게 크고 있는 것 같다.

선생님 앞이나 예의를 갖춰야 할 모든 곳에서 ‘X발‘은 빼고 마음껏 ‘아, 그래서 어쩌라고?‘ 정신으로 무장한, 강하고 멋진 전사 곰돌이가 되기를. - P55

나는 곰돌이 걸어 가는 길에 가로등이 되어주고 싶다. 길을 걸을 때 넘어지지 않게 잘 비춰주고 싶다. 이 길은 네가 가야 할 길이 아닌 것 같다며, 순전히 나만의 판단으로 가로등을 탁 꺼버리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혹은 절대적인 태양으로 군림하여 저 하늘 높은 곳에서 이글이글 타오르며 애가 더워서 죽든 말든 엄마 욕심 다 해 먹는 짓도 안 하련다. - P75

사람이 좋은 데에는 오만 가지 이유를 댈 수 있지만 싫은 데에는 한 가지뿐이다. 그냥 싫은 것이다. - P111

곰돌은 장애를 아직은 부끄럽게 여긴다. 동생이 장애아여서 예민하게 신경 쓰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졸업한 초등학교에 동생이 다니는 걸 엄청 걱정한다. 왜냐하면 곰돌이 다닐 때는 학교에 특수반이 없었던지라 장애인 친구를 한 번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두가 학교에서 놀림을 당하면 어쩌냐고 전전긍긍이다. 곰돌에게 물었다. 혹시 장애 친구들이 집이나 교실에 숨어 있을 거라고 상상해보지 않았느냐고.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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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 - 유산균부터 바이러스 치료제까지 지금 필요한 약슐랭 가이드
박한슬 지음 / 북트리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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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도 약국에서도 약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없다. 친절까지 바라지 않더라도 자세한 설명을 해주는 경우도 없다. 그나마 복약 지시라도 해주면 다행이랄까. 우리가 흔히 먹는 다양한 약들과 많이 겪는 질환에 대한 친절한 설명서다. 왜 하루 세 번 약을 먹는지와 같은 간단한 문제 부터 약들은 어떤 작용을 하는지 알려준다.

우리가 약을 먹는 목표인 ‘약효‘는 약이 몸속에서 일정 농도 이상을 유지해야 나타나는데, 약의 농도가 너무 낮으면 약이 아무 효과를 내지 못하고, 또 약의 농도가 너무 높으면 (...) 독성이 나타나거든요. - P11

아세트아미노펜이 분해되는 과정이 알코올에 의해 방해를 받으면 NAPQI라는 간독성이 강한 물질이 간에 축적됩니다. 처음에는 메스꺼움과 식욕부진 같은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지만, 간의 손상이 진행되기 시작하면 극심한 구토와 복통이 시작됩니다. 심해지면 황달과 함께 의식이 혼미해지는 증상이 나타나 병원 신세를 지게 되는데, 아예 간이 괴사하여 간 이식을 받아야 하는 무시무시한 상황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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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일기 - 얼어붙은 백색대륙, 남극에서의 1년
김용수 지음 / 미다스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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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와 동물들에 대한 책을 연달아 읽는 요즘, 도서관 신착 코너에서 발견하곤 펴보지도 않고 챙겨왔다. 그런데 프롤로그부터 읽어 나가는 게 쉽지 않은 책이다. 너무 어렵게 쓰였다기 보단 너무 많은 게 쓰여있다. 시작부터 '하데스', '로도닥틸루스 에오스' 같은 비유들도 조금 과하지 않은가 싶었는데 모든 사물에도 앞에 설명이 붙고 모델명을 자세히 적혀있어 금세 지친다. 경쾌하게 읽어 나가기가 쉽지 않았다는 말이다. 아무래도 저자는 (정확성이 중요한 의사 답게) 디테일을 무척 중시하나 보다. 프롤로그부터 인용하는 시구나 영화 등이 너무 많은 것도 아쉽다. 결국 탐독하진 못하고 속독을 했다. 사진이 많고 다양한 주제를 다룬 것은 좋았지만 좀 더 경쾌하고 담백했으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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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걱정 없이, 오늘도 만두 - 만둣집 찾아 방방곡곡 만두 먹으며 시시콜콜
황서미 지음 / 따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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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지에 있는 만둣집들과 각양각색의 만두들을 사람 냄새 나는 글로 엮은 책이다. 저자의 삶, 만둣집 사람들의 삶이 담백하게 적혀있다. 디테일에 집착하거나 젠체하는 평론, 재치있는 문장을 쥐어짜 모아 놓은 가벼운 글이 아니라 따뜻하고 편안하다. 만두가 먹고 싶다.

주인 내외에게는 아들 삼 형제가 있다. 앉은 김에 형제들의 안부를 물었다. 묻고 나서 아차 싶었다.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 그렇다. "누구누구 잘 있죠?"라고 지나가는 말로 묻는 것이 듣는 이에게는 상처가 될 때가 있다. 몇 해 전 누군가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안부를 물었는데, 갑자기 머뭇거리며 "걔 잘못됐어."라는 대답을 들은 뒤로는 함부로 안부 묻지 말기로 결심을 했다. 그런데 또 오늘, 주책을 부린 것이다. - P67

몇 십 년 전만 해도 북한 사람들은 만두를 간장에 찍어 먹지 않았다고 한다. 검은색 홍초에다 마늘 간 것을 섞어서 찍어 먹었다는 것이다. (...) 이남 사람들이 어깨너머로 슬쩍 보고, "어? 간장 아이가?" 하면서 만두를 간장에 찍어 먹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 P123

마음이 급해서, 아이를 잡아끌며 우리 아이 결과가 어떠냐고 물었다. 그러나 병원에서는 그저 건조하게 접수하고 의사와 상담하라고만 한다. 전화를 끊고 나서 바닥을 보니 검사 결과는 뭐, 만둣집 바닥에 누워있는 아들 녀석이 잘 보여주고 있었지. 얘는 내가 단순히 생각해온 것처럼 평범한 악동은 아닌 것 같았다. 그 뒤로 아들을 데리고 음식점에 간 적이 없다. 한 번도. - P176

묘향만두에서 호젓하게 만두를 먹는데 자꾸 아이랑 여행하던 그날이 떠올라서 마음 한켠이 서늘해졌다. (...) 그날과 달리, 혼자 여유롭게 만두 맛을 보고 있는데도, 자꾸 저쪽에 누워있는 아들이 보였다. 아들은 또래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계속 발전하고 있고, ‘느린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가고 있다. 나중에 커서 아이가 말을 더 잘하게 되면 물어봐야겠다. 왜 갑자기 말문을 닫았는지, 그리고 자신이 하얀 만두처럼 예쁘게 생긴 것은 알고 있는지. - P180

원래 정겨운 동네 속초지만, 나에게는 애틋할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지금은 장성한 큰아들이 이곳 속초에서 군복무 중이기 때문이다. 아들이 부대에 들어가기 전 속초에서 만나 고기에 맥주 한잔 같이 했다. 내 소원 중 하나가 자식들이 크면 앞에 앉혀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술 한잔 하는 것이었는데, 그걸 이루었다. 아들은 내 꿈을 이루어주었는데, 나는 아들에게 무엇을 해주고 있는지 모르겠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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