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외롭고 높고 쓸쓸한 우리학교 작가탐구클럽
소래섭 지음 / 우리학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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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김소월에 대한 책을 감명깊게 읽어서 시리즈로 읽어보기로 했다.


두번째 주인공은 백석!


백석시집이 있어서 그런지 다른 시인들보다 정이 가고 알고싶은 시인이다.


하늘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이런 말투에서 느껴지는 무엇인이 모를 느낌들이 백석에 대해 더 궁금하게 만들었다.


김소월의 작가론을 통해서도 시를 보는 새로운 해석을 알게 되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도 그동안 궁금했던 부분의 해결과 함께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되었다.


첫째로는 '고향'에 나오는 여래같은 상을 하고 관공의 수염을 드리워서 먼 옛적 어느나라 신선 같은 사람이 실게 백석의 아버리와 친구이자, 백석에게 문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할 기회를 열어준 방응모일 수 있다는 점은 새로운 해석의 근거였다.


두번째로, '허준'이라는 시의 제목이기도 한 '허준'이라는 이름은 실존 인물의 이름으로 백석의 절친한 친구라는 점이다. 같은 평안북도 출신에, 유학시기도 같은 둘은 친해졌고, 백석이 허준을 매우 아껴, 허준이 한창 소설 창작에 매진할 무렵 그의 이름을 제목으로 한 시를 발표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과 더불어 이 책을 읽기 잘했다고 생각하게 된 부분이 있다.


음식과 사투리를 쓴 이유가 '지역만의 색깔을 시에 담기 위해서'라고 정리된 부분이다. 특정한 장소를 부각시키는 사투리, 전설과 같은 옛이야기, 연중행사때마다 되풀이되는 독특한 풍속 모두 장소의 특수성을 분명히 드러내는 요소이기 때문에 백석은 일관되게 장소에 관심가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동안 나는 백석이 음식을 많이 표현하고, 사투리를 많이 담았다고 생각했는데 이 두가지를 연관지을 수 있다니 정말 놀라웠다.


쉽게풀이된 작가론답게, 시인의 경향에 대해서도 간결하게 정리하고 있다.


백석은 시의 내용 뿐만 아니라 언어, 감각, 문장, 형식, 양식, 태도 등 시의 모든 미적 자질에 걸쳐 새로운 것을 추구했습니다. 그로 인해 백석은 시의 모든 방면에서 당대의 어느 시인과도 구분되는 독특한 경지를 개척할 수 있었고, 바로 그것은 오늘의 독자들이 백석 시에 열관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p92)


그리고 중간중간 단원을 마무리하며 정보를 전달하는 부분에도 흥미로운 정보가 수록되어있었다. 북한에서 백석은 동시와 같이 반복과 병렬의 기법을 활용하여 아동들이 쉽게 읽고 오래 기억할 수 있게 동화시의 형식을 구상했다는 것이다. 그에 따라 '집게 네 형제'라는 시는 18연으로 이루어져 있고, 남의 흉내를  내기보다는 자신의 본분을 직시하고 주체성을 지키며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교훈까지 담고있다고 한다. 참신해서, 이런 동화시의 종류를 더 찾아보고 싶어졌다.


마지막으로 사소한 것에 애착을 보였던 백석의 마음이 드러나는 시를 소개한다.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 백석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잠풍 날씨가 너무 좋은 탓이고

가난한 동무가 새 구두를 신고 지나간 탓이고 언제나 꼭같은 넥타이를 매고 고운 사람을 사랑하는 탓이다.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또 내 많지 못한 월급이 얼마나 고마운 탓이고

이렇게 젊은 나이로 코밑 수염도 길러보는 탓이고 그리고 어느 가난한 집 부엎으로 달재 생선을 진장에 꼿꼿이 지진것은 맛도 있다는 말이 자꾸 들려오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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