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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파업 중 ㅣ 이마주 창작동화
프라우케 앙겔 지음, 슈테파니 브리트나허 그림, 박종대 옮김 / 이마주 / 2020년 12월
평점 :
나는 이책을 자꾸 “엄마는 외출중”으로 읽게 된다.
입안에서 한번 멤돌던 말은 한동안 계속 나를 따라다닌다.
결이에게 이책을 찾으면 물어본 것이 “엄마는 외출중 어딨지?”
이렇다.
아마도 내 마음속에는 홀로 외출의 희망사항이 담겨있는 듯하다.
우리집 고양이 슈미츠가 바닥에 토를 했을때, 엄마는 아침식사때 빵에 버터를 바르고 있었고, 아빠는 커피를 홀짝거리고 있었고, 쌍둥이 동생들은 빽빽거리며 울고, 나는 부엌문으로 나가고 있었다.
엄마는 슈미츠가 토한 것을 닦다가 걸레를 아빠에게 던지고 파업을 선언했다.
책의 시작부분이다.
나는 왠지 이 시작부분과 오버랩되는 장면이 떠올랐다.
온가족이 밥을 먹고 있는 저녁.
결이에게 생선을 발라주면서 윤이의 밥을 그릇위에 떠올려두고, 나는 헐레벌떡 국에 밥을 말아 입에 넣는다.
그 와중에 아빠는 밥을 홀랑 먼저 먹고 소파로 가서 눕는다. 스마트폰을 본다.
나와 아이둘은 여전히 식탁에 남아 밥을 먹는데
나는 여전히 첫째에게 생선을 더 발라주고 둘째의 밥숟가락을 떠놓는다.
나는 점점 입안에 들어가는 밥이 적어진다. 내 밥은 이 상황에서 중요하지 않아진다.
또는 밥을 한참 차리고 있는데 식탁위에 반찬 뚜껑들은 다 열려있지 않은채로 숟가락들은 각자의 자리에 가있지 않은채로 한데 모아져있고,
아이들 아빠모두 식탁자리에 앉아있다.
아이들은 얼른 밥을 달라고 조르고, 나는 아직 끓지 않은 찌개를 보고 있는데 아이아빠는 혼자서 밥을 먹기 시작했다. 아이들앞에는 여전히 숟가락과 밥이 제자리에 놓여있지 않은 채로.
아 글을 쓰면서 열불이 난다.
물론 우리집 아빠는 그래도 집안일을 많이 하는 편이다.
나보다 먼저 퇴근하면 아이들을 다 씻기고 다 먹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세세한, 세밀한 부분에서 가끔은 혼자 바쁨을 느낀다.
엄마는 파업중의 시작부분이 너무나 공감이 되는 이유다.
엄마는 결국 파업을 했고, 집안 사람들에게 요구사항을 말한 후 마당에서 쉬면서 요가도 하고 피자도 주문해서 먹는다. 파업을 하니 쌍둥이를 돌보는 일을 제외하고는 다른일은 하지 않는다.
엄마의 파업이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방송에도 나오게 되면서 엄마를 지지하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결국 아빠와 나는 변화를 하게 되고 서약서를 쓴 후
엄마의 파업은 끝이 났다.
아빠가 직접 쓴 서약서는 우리집에도 있었으면 할만큼 완벽했다.
가장먼저 “온가족은 친구다”라는 말이 기본이 되고, 가장 와닿았다.
인식의 변화, 습관의 변화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끊임없는 노력에 의해 아주 조금씩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평단활동으로 책을 무상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